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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RE100 참여 불가피하나 정책도 시장도 여전히 답보 국제 RE100 포럼, 정책 동향과 변화를 모색하다
  • 박희정 기자
  • 승인 2019.08.10 09:14
  • 호수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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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RE100 포럼 중 패널 토의를 하는 모습

재생에너지만을 사용하겠다는 기업들의 자발적 의지인 RE100이 글로벌 사회의 에너지시장에서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며, 국내 도입을 압박하고 있다. 왜 우리나라는 에너지 분야에 있어서 보수적인 시장구조를 고집하고 있을까? 정부도 RE100이 국제적 경쟁력이 돼감에 따라 국내기업에도 참여의 기회를 열어줘야 함에는 공감하지만 오랫동안 구축돼왔던 시장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조심스럽다. 7월 5일 국제프레스센터에서 RE100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와 기후변화센터가 주관한 국제 RE100 포럼에서 RE100 이니셔티브의 동향과 정책, 국내 사정에 대해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RE100포럼 단체사진

RE100, 국내 참여 가능성 열어야 하는 데 공감

이날 포럼에는 RE100을 창립한 기후그룹의 샘 키민스(Sam kimmins) 대표가 기조강연을 했고, 이어서 RE100의 회원사인 AB InBev 니콜라스 인겔스(Nicolas Ingels) 전무가 RE100 참여의 어려움과 긍정적인 변화들에 대해 발제했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과 정책담당자들이 RE100의 동향과 정책에 대해 짚어보고 국내의 참여를 어떻게 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나눌 수 있었다.

RE100은 2014년도에 국제 비영리 환경단체인 기후그룹(The Climate Group)이 창립, CDP(Carbon Disclosure Project)가 파트너로 연합해 시작했다. 2050년까지 기업이 필요한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원으로 발전한 전력으로 사용하겠다는 자발적인 글로벌 캠페인, RE100의 참여기업은 매년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목표량에 대한 달성 수준을 CDP에 보고해야 한다. 기업들은 직접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설치해 스스로 사용할 전력을 생산하거나, 외부로부터 재생전력을 구매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초기 설비 투자비용을 고려해 외부 구매로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늘리는 경향이 높다. 외부구매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개별적인 전력구매계약(Power Purchase Agreement, PPA)을 맺어 전력을 공급받거나, 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를 구매하는 방식, 녹색요금제를 이용해 재생에너지로 발전된 전력에 더 높은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 등이 있다.

이날 포럼을 주관한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진우삼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RE100은 글로벌 장벽을 넘는 데 필수적인 것이 됐다. 2014년 이래로 현재까지 185개 기업이 RE100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바와 같이 RE100에 가입하는 기업들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한 곳도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진우삼 회장은 “그에 대해 재생에너지 생산단가가 비싸서이기도 하고, 구매하고 판매할 수 있는 제도가 갖춰지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RE100은 탄소만 줄이는 캠페인이 아니라, 경제를 발전시키고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기회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정부측 관계자로 축사연사로 나선 김정일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정책단 국장은 “우리나라는 다양한 재생에너지 관련 대안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며, “녹색구매제와 기업에서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전력제도 도입 등을 포함해 RE100 참여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를 올해 3분기 내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발제 중인 AB InBev의 니콜라스 인겔스 전무

기후그룹 대표와 회원사가 밝히는 RE100

이날 포럼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RE100 이니셔티브를 이끄는 클라이밋 그룹의 대표 샘 키민즈의 기조강연이었다. RE100은 글로벌 운동으로서 전 세계 영향력 있는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 현재까지 185개 기업이 재생에너지 100% 목표를 약속했고, 이중 35개 기업은 이미 작년에 95%를 달성했다는 것에서 그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샘 키민즈 대표는 왜 100%인가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며, “그것은 어떤 의심의 여지를 남겨두지 않겠다는 의지이자, 전사적 접근”이라고 답했다. 이어 “회원사에 티칭을 줄 수 있는 사람은 같은 목표를 향해 있는 동료기업들 뿐”이라고 전하며 재생에너지 100%라는 유례없는 일을 개척해나가고 있는 참여사들의 의지를 피력했다.

기조강연을 하고 있는 RE100 대표 샘 키민스

키민즈 대표는 RE100의 트렌드에 대해 몇 가지 짚었다. 첫 번째는 재생에너지의 전력가격이 상당한 폭으로 떨어지고 있AUGUST다는 것. 2010년 이래로 태양광 85%, 풍력 49%, 연료전지가 85%로 떨어졌고 내년이면 차이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이런 것이 세계적으로 공유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시장구조에 따라 그에 대한 혜택을 가져가지 못하는 곳이 있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두 번째 트렌드로는 아시아의 흐름을 들었다. 일본의 경우 RE100에 28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고, 싱가포르, 중국 등 아시아지역에서 재생에너지가 양적 확장됨에 따라 서구권에 집중돼 있던 RE100 참여가 아시아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트렌드는 재생에너지양이 GW를 넘어서고 있으며 PPA를 통한 구매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으로서, 정부가 낮은 비용으로도 저탄소 비용을 맞출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이어서 RE100 회원사이자 버드와이저 맥주로 유명한 AB InBev의 니콜라스 인겔스 전무는 RE100 회원사로서의 입장을 밝혀 구체적인 사례를 들을 수 있었다. 이 기업은 2017년에 RE100에 가입했고, 전체 공급망의 25% 탄소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전력 구매량이 전 세계 모든 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이곳은 RE100에 가입한 이유에 대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통해 전통적인 에너지에 비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겔스 전무는 “자사는 버드와이저에 100% 신재생에너지 라벨을 붙여서 생산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환경보호를 위한 상징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지사에서 일하고 있는 인겔스 전무는 “아시아는 아직 발전해야 할 길이 멀다”며, 지속가능성은 비즈니스의 핵심으로서 재생에너지 사용을 도전적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 한국 시장구조 전환에 한목소리

강용혁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신재생에너지 국가참조표준데이터센터장의 좌장으로 진행된 패널 토론시간에서는 국제 산업계에서 규범화 되고 있는 RE100의 한국시장 고립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데 일관된 의견이 나왔다.

김은정 한국법제연구원 국토환경에너지법제연구실 선임연구원은 “영국의 경우 2050년까지 화석연료 0%를 목표로 운영하고 있는데, 언론에서도 석탄에 대한 금융투자를 아동노동과 같다고 비유하고 있을 정도이고, 기후변화도 기후위기로 부르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8차 수급에너지계획에 의해 신재생에너지를 30% 높이겠다고 하나, 실행방안이 부재해, RE100에 동참한다는 개념을 넘어 재생에너지의 산업경쟁력 하에서 본격적으로 다가갈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냈다.

김태한 책임연구원은 “제도가 도입됐을 때 충분한 수요가 있을지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면 한다”며, “정부 쪽에서 우려하는 것도 이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RE100 참여를 위해서는 당장은 국내 기업의 경우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것이고 장기간으로 보면 수익이 될 수는 있는데, 기업실무를 하시는 분들은 이행하지 못하는 내부 현실도 있다”며, “기업이 장기적으로 20년 플랜을 가져가는 경우는 잘 없기 때문”이라고 기업의 현실적 어려움을 전했다. 또한 “현장에서는 전압관리가 안 되거나, 전력공급이 끊기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는 등 기본적으로 기업의 재생에너지에 대한 전사적인 이해가 부족하기도 하다”면서, “기업이 장기적 이익을 구축하는 사회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은 “우리나라가 독특한 전력시장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도를 만드는 것도 다른 나라보다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를 정부가 따라가겠다는 의지로 3020전략을 만든 것이며, 국내 글로벌기업도 RE100에 참여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것. 그는 RE100에 참여하고 있는 다른 국가에 비해 출발이 늦었지만 국내 관점에서는 전력시장이나 제도 전반에 걸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조금 늦게 가지만 변화는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보고, 이를 계기로 재생에너지 시장을 넓히는 데 큰 기여가 되리라는 기대감도 전했다.

전향적인 국내 정책의 태도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의 이정미 국장은 “심각한 기후위기 상황에서 재생에너지를 논의하는 것은 우리기업이 10년 뒤에도 살아남을 것이냐 하는 생존의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라며, “그리고 실제 이를 주도하고 끌고 가는 것은 정부가 아니고 기업들”이라고 전했다. 이어 “세계 기업들이 RE100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은 그에 불참하는 것은 곧 낙오되는 것을 의미하고, 에너지 문제는 환경경영부서의 문제, 에너지부서의 문제가 아니라 이 사회의 문제로 봐야 한다”며, “현재 많은 기업들이 인공지능에 목매달고 있는데 그 좋은 머리를 에너지가 바뀌는 상황에 대한 검토에 써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지적했다.

이처럼 여러 토론패널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한국은 RE100 참여를 위해 전력 구매가 불가능한 시장구조를 바꿔야 하는 과제를 먼저 해결해야 하고, 그에 가장 적합한 제도와 수단을 마련하는 데 정부는 고심 중이다. 샘 키민스 대표는 한국이 새로운 정책 틀을 만들어나가는 데 있어서 RE100 회원사들과 정책 도입 전 효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길 권했다. 또한 RE100은 캠페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기술적인 기준이 있는 것이고, 기업이 전 세계적으로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그에 따른 기업들의 추진력이 지속돼야 한다는 것이다. RE100과 관련한 토론이 최근 들어 많아지고 있고 정부에서도 RE100의 기업참여를 위한 제도적 모색을 예고하고 있는 시점에, 이번 토론은 국내 재생에너지 사용과 RE100의 성장과 역할에 대해 상기하는 하나의 계기라 할 수 있다. 비단 RE100이라는 캠페인의 참여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국내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을 이끌어내는 관점에서 이러한 논의는 계속돼야 할 것이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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