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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약속 지켜내도 여름 북극빙하 사라질 수 있다
  • 박희정 기자
  • 승인 2019.08.10 09:34
  • 호수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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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의 어느 곳보다 춥고 척박한 땅, 북극이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 이미 빙하의 4분의 3을 잃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파리협정의 약속을 지켜내도 여름철 북극빙하는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두 배 빠르게 녹고 있는 북극 해빙

북극의 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3도 이상 올랐으며, 이는 지구상의 다른 지역에 비해 두 배나 빠른 속도다. 연구에 따르면 북극은 멀리 떨어진 곳의 날씨에도 영향을 미치며, 이미 지구 곳곳은 해수면 상승, 폭설, 폭염, 초대형 태풍, 가뭄 등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심해지는 한파와 폭염 역시 북극의 기후생태계가 망가졌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매년 더 많은 북극 해빙이 녹아내리고, 북극의 생태계는 위태로워졌다. 인류의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해 빙하가 녹고 있고, 머지않아 빙하가 사라지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이는 북극 서식동물만이 아닌 우리 모두에게도 끔찍한 일일 것이다. 북극의 얼음은 태양의 많은 열을 대기 중에 반사시켜서 지구의 온도를 낮추고 작물을 더 잘 재배할 수 있도록 기상시스템을 안정시킨다. 이러한 북극의 면적이 점차 줄어듦으로써 지구온난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다시 북극의 빙하가 녹는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되고 있다.

 

특정 지구온난화 온도 상승 수준에 도달할 시 9월 북극해빙이 완전히 유실될 확률

그림은 지구온난화 온도 상승이 특정 값에 도달할 시기에 9월 북극해빙이 완전히 유실될 확률을 나타낸다. 본 결과는 31개 기후모형의 고농도 온실기체 배출 시나리오(대표농도경로 8.5)에 따른 기후전망 결과에 본 연구에서 새롭게 개발한 통계기법을 적용해 산출됐다.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산업혁명 전 대비 1.5도에서 기온 상승을 저지한다고 해도 적지만 6% 정도의 9월 북극해빙 완전 유실 확률이 존재한다. 만약 2도에서 기온상승이 저지된다면 완전 유실 확률은 28%에 달한다. 평균적으로 북극해빙이 완전히 유실될 수 있는 온도는 2.4도로 추정됐다.

기온 2도 상승 시 북극빙하 사라질 확률 28%

최근에는 파리기후협약이 지켜져도 여름철 북극빙하가 모두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 기후물리연구단은 안순일 연세대 교수 및 국제공동연구진과 함께, 수십 개 기후모형결과를 고려해 확률 예측이 가능한 새로운 통계기법을 개발했다. 이를 적용하면 산업혁명 이전 대비 기온이 2도 상승했을 때 9월 북극빙하가 완전히 녹을 가능성은 28%로 예측된다.

미래 기후는 과거 기후에 대한 물리적 이해를 토대로 예측된다. 연구진은 새로운 통계 기법을 31개 기후모형에 적용했다. 여기에 학계의 온실기체 배출 시나리오 중 가장 높은 배출량을 가정한 ‘RCP 8.5’ 시나리오를 입력했다. 그 결과 산업혁명전 대비 지구 지표기온 상승이 1.5도에 이르면 9월 북극빙하가 완전히 유실될 확률이 최소 6%에 달하며, 2도 상승에 이르면 그 확률이 28%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공동저자인 이준이 부산대 조교수는 “이미 전지구 지표기온이 산업혁명 이전 대비 1도 이상 상승했고, 지금 추세라면 2040년에는 1.5도 상승에 이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번 연구는 북극빙하 유실 가능성을 수치로 제시해, 지금보다 더 엄격한 기후정책의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녹고 있는 북극, 우리 모두의 문제다

북극해의 빙하가 녹는 것은 우리 모두와 상관이 있다. 북극은 지구의 온도를 시원하게 유지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로 온난화가 가속화되면 빙하가 녹는데, 이로써 태양열을 반사하는 얼음의 면적이 줄게 되고, 태양열이 지구에 오래 머물게 돼 더욱 온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더 큰 위험요인은 메탄가스의 방출이다. 북극권 한계선 안에는 메탄이 묻혀 있는데, 얼음이나 영구동토층이 이 위를 덮고 있다. 또한 엄청난 양의 죽은 식물들도 매장돼 있어, 영구동토층이 녹는다면 부패하며 생기는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가 방출될 것이다. 메탄은 굉장히 위력이 강한 온실가스로서 이산화탄소보다도 몇 배나 더 빠르게 지구의 온도를 올리게 된다.

지난 30년 동안 북극의 바다얼음은 여름철 기준 측정치로 75%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해빙이 녹으면서 더 많은 기업들이 석유, 귀금속 광물, 수산자원을 채굴하려 몰려들고 있으며, 해상운송경로를 단축하기 위해 북극해를 통과하는데 혈안이 돼 있다. 이는 또 다른 기름유출사고 및 오염, 해저 소음, 외래종 침입, 수산자원 남획 및 서식지 파괴의 위협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극의 생태계와 이곳을 터전으로 삼고 있는 북극 원주민들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북극은 어느 한 국가나 기업에 속한 곳이 아니다. 지구 전체의 기후를 조절하기에 우리 모두와 전 세계 정부가 나서 법적 보호를 요구하고 합의해야 한다. 현재 북극은 공해로 분류돼 우리 모두의 것이지만, 북극 연안 국가들은 북극이 자국의 영토라며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국가와 기업들이 손을 뻗치기 전에 북극을 보호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른 속도로 뜨거워지고 있는 북극의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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