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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소 대기오염 논란, 지역과 산업계의 갈등 야기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08.10 09:36
  • 호수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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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소재산업인 철강산업은 한 국가의 경제력과 국력의 척도가 될 정도로 중요한 산업으로 인지돼 왔다. 국내 철강산업 역시 국민소득 증대와 국가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철강산업은 큰 위기에 봉착했다. 국내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철강산업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상 초유의 사태, 제철소 고로 멈추나?

모든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철강산업은 기초소재산업으로서 산업화의 역할을 해 왔으며, 현재에도 국민경제의 골격으로서 한 국가의 경제와 국력의 척도가 되고 있다. 특히 국내 철강산업은 1970년 대 이후 고도경제성장기를 맞아 건설·자동차·조선 등 철강 수요산업에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국가 산업구조의 기반을 다지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후 해외 철강재 수요에 대비해 설비확장 및 고급강재 개발생산을 시도하며 세계 최고 철강수출국으로 거듭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철강사업은 최근 위기에 빠져있다. 제철소가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5월 전라남도·충청남도·경상북도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제철소에 ‘조업정지 10일’의 행정처분을 내린 바 있다. 이와 같은 조치의 이유는 광양, 당진, 포항 등에 위치한 제철소에서 대기오염 물질을 무단 배출했기 때문이다.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제철소의 고로(용광로) 부분이었다. 한 시민의 드론에 광양제철소의 고로에서 뿜어내는 배출가스가 촬영된 것이다. 이는 고로의 안전밸브의 일환인 블리더를 개방해 고로 안의 잔류가스를 배출하는 장면이었다.

환경단체는 이 영상을 광양제철소의 대기오염물질 불법배출의 근거자료로 지자체에 제보했다. 이 영상을 토대로 환경부는 철강업계가 대기환경보전법을 위반했다고 유권 해석했고, 지자체는 포스코에 ‘조업정지 10일’의 행정처분을 사전 통지했다.

이를 시작으로 전국 제철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광양제철소의 경우 고로 정기점검 때마다 안전밸브의 일종인 블리더를 개방해 고로 안의 잔류가스를 배출해왔다는 정황이 밝혀지면서 국민들은 분노를 샀고, 그 관심과 분노는 전국의 제철소로 향했다. 결국 경상북도와 충청남도의 포항제철소와 당진제철소로 역시 이와 비슷한 대기오염물질 불법배출 정황이 드러나면서 결국 경상북도는 포항제철소에 조업정지 10일을 사전통지 했으며, 충청남도의 경우 당진제철소에 행정처분 사전 통지 후 청문 절차 없이 바로 조업정지 10일을 확정했다.

 

광양제철소 전경(POSCO)

반발하는 철강업계, 국민적 관심으로 떠오른 행정처분

지자체의 단호한 조치에 국민들의 관심은 집중됐고, 이러한 조치에 철강업계는 ‘현장과 현실을 외면한 조치’라며 반발했다. 철강업계는 “블리더 개방은 현재의 공정 및 기술 여건상 불가피한 일이며, 전 세계적으로 블리더 개방이 허용되고 있다”고 주장했고, 한국철강협회는 “한개 고로가 10일간 가동을 멈출 경우 복구에만 3개월이 걸리며, 금액으로 환산하면 8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세개의 고로가 조업정지의 행정처분을 받을시 2조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자체들은 “제철소의 블린더 개방은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을 가동할 때 대기오염물질을 없애거나 줄이는 방지시설을 가동하지 않거나, 오염도를 낮추려고 공기를 섞어 배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대기환경보전법 31조를 위반한 행위”이며 철강업계가 주장하는 피해 손실에 대해서도 “대기환경보전법은 처음 관련 불법 사실이 적발되면 지방정부의 조업정지 처분 예고 뒤 해당 업체가 지방정부의 장에게 조업정지 대신 과징금을 낼 수 있도록 ‘전환 신청’을 할 수 있다. 과징금과 개선계획서를 제출하고 이를 이행하면 된다”며 강하게 맞불을 놓았다. 이에 대해 철강업계는 과징금 전환신청은 제철소가 불법을 저질렀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며 거부해 갈등의 골은 깊어져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7월 1일 광양제철소에서는 정전이 발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행정처분의 원인이 됐던 고로의 블리더가 열리면서 불꽃과 함께 검은 연기가 다량으로 배출됐다. 지자체와 환경부는 배출된 유해가스를 두고 위법이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있고, 철강업계는 여론의 악화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철강업계에도 낭보가 전해졌다. 지난 6월 7일 현대제철은 충청남도의 조업정지 행정처분에 반대해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조업정지 처분 취소 심판과 집행정지’를 신청했는데, 지난 7월 9일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법상 집행정지 요건을 갖췄다고 판단, 청구인의 신청을 받아들였다”며, 철강업계의 손을 들어줬다.

물론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이번 조치는 ‘조업정지 취소 심판’을 의미하진 않는다. 청문절차 없이 조업정지를 결정한 충청남도의 조치에 대해 당진제철소가 당분간 조업을 계속할 수 있게 하는 조치이다. 조업정지를 완전히 취소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는 향후 6개월간 심리 과정을 거쳐 결론이 날 예정이다.

하지만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결정을 두고 ‘이러한 조치가 남아있는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에도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기업에 굴복하는 행태’라며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은 반발했다. 특히 광양제철소의 경우 최초 대기오염 의심 발생지이자 정전사고를 통해 논란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지자체에서도 조업정지와 과징금 처분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국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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