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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발생한 녹조, 수돗물 안전까지 위협하나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08.10 09:38
  • 호수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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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발생하는 녹조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합천창녕보

올해는 피하나 했었다. 그러나 올해 또 발생했다. 여름의 불청객인 녹조가 지난 6월 최초 경보를 울린 이후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무더위와 마른 장마 속에 발생한 녹조는 최근 수돗물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어 골치가 아픈 상황이다.

 

녹조, 적은 강수량에 계속 이어진다

녹조는 부영양화된 호소 또는 유속이 느린 하천에서 녹조류와 남조류가 크게 늘어나 물빛이 녹색이 되는 현상으로, 수중으로 들어가는 햇빛을 차단하고 용존산소 유입을 막아 수생태계를 파괴한다. 이는 수중 생물을 죽이는 원인이 되기도 하며, 유독남조류가 발생해 독소를 생산할 수 있다. 이러한 녹조 현상은 우리나라에서 매년 여름 전국의 강과 하천에 발생하고 있고, 사회적·경제적·환경적 측면에서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강물이 녹색으로 물들었다. 지난 6월 20일 낙동강 창녕·함안보구간에 올해 첫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된 이후 6월 27일 한강에서도 올해 첫 조류경보가 발령됐다. 조류경보는 유해남조류가 2주일 연속 1000개를 넘길 때 발령된다. 즉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6월부터 녹조가 발생해온 것이다.

그나마 올해 녹조는 지난해보다 닷새에서 보름 가량 늦게 발생했으며, 근 5년 중에 가장 늦은 녹조로 다행히 관계부처와 전문가들은 이번 녹조에 대한 피해가 예년보다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6월 말부터 시작된 장마와 겹치면서 조류의 개체수가 줄어 녹조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장마의 위력은 예상보다 적었다. 적은 강수량을 보인 올해 장마는 녹조를 씻어주지 못했다. 장마가 끝나고도 녹조의 위세는 줄지 않았다. 낙동강 수계의 경우 하류인 함안·창녕보, 창녕·합천보 외에도 강정·고령보 부근의 상류로 녹조는 퍼져나갔고, 다른 지역과 달리 녹조발생이 없었던 금강에서도 녹조가 관측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들은 또다시 불안해 하고 있다. 특히 심각한 녹조현상을 겪고 있는 낙동강 주민들은 연례행사 같은 녹조 발생으로 인해 수돗물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에 낙동강 하류에 해당하는 칠서취수장은 현재 녹조 대응 일환으로 경계단계의 수준에 버금가는 상수원 수질대책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수자원공사 역시 지난 6월 17일부터 여름철 녹조대응전담반을 구성해 운영 중에 있다.

 

녹조는 수돗물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시 불거진 수돗물 오염논란, 태풍만 기다려야 하나

정부는 지난 5월 23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78차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여름철 녹조 및 고수온·적조 대책’을 심의 의결한 바 있다. 이날 정부는 녹조발생 이전부터 오염물질이 하천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조치하는 한편, 부득이 녹조가 발생할 시 녹조 제거 및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 대응하며, 녹조로 인한 국민들의 먹는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녹조가 발생한 지금 정부의 녹조 대책을 무색하게 만드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것도 최근 붉은 수돗물 사태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인천시에서 발생했다. 지난 7월 7일 인천시와 환경부에는 수돗물에서 비린내가 난다는 민원이 접수되기 시작했다. 붉은 수돗물 사태가 발생한 인천서구 지역을 비롯해 인천지역주민들은 수돗물에서 비린내와 흙냄새 등이 난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이러한 민원에 대해 환경부는 인천 서구 등지에 물을 공급하는 서울 풍납취수장 일대 한강에서 발생한 녹조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천 서구 등지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인천 공천정수장에는 고도정수처리시설도 갖춰져 있지 않아 녹조 성분을 완벽하게 제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김영석 국립환경과학원 한강물연구소 연구사는 “해당 세포 수 정도면 민감한 사람의 경우 냄새를 느낄 수 있는 수준”이라며 “물의 ‘맛냄새 물질’은 인체에 유해하지 않으나 심미적인 부분에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붉은 수돗물 사태를 겪은 인천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수돗물에 대한 불안과 불신을 더 크게 키울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인천시는 올해 8월 준공해 9월 말 가동 예정이었던 공촌정수장의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조기 가동해 수돗물 냄새 등에 대한 시민 불편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며, 환경부 역시 “주민들이 채수를 원할 시 현장에 나가 정확한 원인을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여전히 발생한 녹조와 다시 불거진 녹조로 인한 수돗물 오염논란에 많은 사람들이 수돗물은 물론 정부의 녹조대응에 불안과 불신을 보내고 있다. 녹조를 해결해줄 장마 역시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고, 결국 언제올지 모르는 태풍만 기다려야 하냐는 푸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환경단체들은 수문을 열어 보를 완전히 개방하는 것만이 매년 발생하는 녹조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낙동강과 금강의 녹조현상을 비교했을 때 수문을 개방하지 않은 낙동강의 녹조현상이 더욱 심각한 상황임을 증거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 녹조 경보가 발령되기 전인 6월 17일 수문을 모두 닫은 낙동강의 경우 낙동강 8개 보 모든 지점에서 유해남조류가 발생한 반면,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등 세 개보를 개방한 금강의 경우 유해남조류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까지도 녹조와 4대강사업은 정치적으로 여아가 첨예하게 대립하며 뜻이 모이지 않고 있다. 국민을 위하지 않는 날선 공방 속에서 국민들만 녹조의 공포 속에 또 여름을 보내게 됐다. 언제까지나 장마나 태풍 등에 녹조가 해결되기만을 빌 수는 없다. 정부의 빈틈없는 행정능력과 정치적 대립이 아닌 국민을 위한 시급한 녹조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할 시점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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