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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의 민낯, 패턴 깨진 장마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08.10 09:40
  • 호수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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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인 6~7월 사이 성질이 다른 두 기단이 만나 형성된 장마전선으로 인해 우리나라에 비를 뿌려주던 장마가 달라졌다. 비가 내리지 않는 ‘마른 장마’가 생겨나더니 올해는 전국이 동시에 장마기간에 돌입했고, 강우량의 지역적 편차가 극심했다. 매년 장마가 바뀌고 있다. 이러한 장마의 변화의 주범은 기후변화로 지목되고 있다.

 

장마가 달라졌다?

장마는 여름하면 생각나는 기후현상 중 하나이다. 장마는 성질이 다른 두 기류가 만나 형성되는 전선( )으로 인해 비가 내리는 현상이다. 아열대 기단인 북태평양기단과 고위도의 한 대 기단 사이에 형성되는 한대전선이 만나 형성되는 장마전선은 구름량이 증가하고 일사량과 일조시간이 감소해 비교적 지속적으로 흐리고 비가 내리는 날씨가 나타난다. 보통 6~7월 사이 집중되는 장마는 제주도부터 시작해 천천히 북상하며 많은 양의 비를 뿌리곤 했다.

하지만 이러한 장마의 설명은 과거에 해당한다. 최근 장마현상은 분명히 다르다. 장마의 달라진 모습은 최근 장마의 별명에서도 잘 나타난다. 가장 심심치 않게 마주하는 단어가 바로 ‘마른 장마’이다. 평년보다 강우량이 적어 이름 붙여진 마른 장마는 일시적인 현상일 줄 알았으나 지속적으로 이어져 문제가 되고 있다.

이외에도 평년 6월 초부터 시작하던 장마가 늦게 시작되는 ‘지각 장마’, 중부지방부터 시작되는 ‘거꾸로 장마’, 동해안이나 서해 쪽에 집중되는 ‘반쪽 장마’ 등 최근 장마는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기상청의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장마기간 동안 강우일수와 강수량 비교를 살펴보면 강수량과 강우일수가 일정하지 않고 제각각이다. 장마라고 했을 때 나타나는 특정 현상들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올해 장마만 봐도 알 수 있다. 올해 장마는 평년보다 일주일가량 늦은 지난 6월 26일 시작을 알렸으며, 2007년 이후 제주도를 비롯 남부지방과 중부지방이 동시에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는 ‘전국동시 장마’였다. 늦은 장마에 전국동시 장마였지만 강우량은 적었다. 특히 서울 강수량은 2.9mm, 춘천 강수량은 1.8mm로 남부지방에 집중된 반쪽 장마였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7월 가뭄 예·경보’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최근 6개월 전국 누적강수량은 354㎜로, 평년 수준인 472㎜의 72.7%에 불과했다. 올해 장마 역시 마른 장마였던 것이다.

마른 장마는 기상청에 등록되지 않은 용어이다. 장마기간에는 비가 내리기 때문에 마른 장마는 틀린 말이다. 다만 기상청은 기후변화로 인해 장마의 의미가 사라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장마의 변화는 많은 것을 의미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결과물이 천천히 우리에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마른 장마가 아니라 천천히 사라지고 있는 장마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장마의 변화는 가뭄을 해갈해주지 못하고 있다.

장마의 변화, 가뭄으로 이어진다

장마의 변화의 원인을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보고 있다. 장마는 고기압과 저기압의 세력다툼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것인데, 지구온난화로 인해 중국과 몽골에서 발달하는 열고기압이 강해지고 북태평양 고기압의 에너지원인 바다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저기압이 약해져 비가 적게 오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눈에 띄는 장마의 변화에 국민들은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속적인 가뭄을 겪고 있는 지역의 주민들은 우려가 큰 상황이다. 장마는 흐리고 습한 기후가 지속돼 불쾌감을 줄 수 있지만 국내 강수량의 40%에 해당하는 비가 내리는 귀중한 기후 현상중 하나였다.

그러나 장마의 변화로 강우량이 줄어들면서 일부 지역에서 가뭄이 우려되는 상황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올해 장마기간이 포함된 7월 강수량이 평년의 72%에 불과한 수준에 다다르자 매년 겨울가뭄으로 물 부족을 겪고 있는 충청도 지역과 올해 장마에 10mm 내외의 비가 경기, 강원, 영서 지방은 물론 대구, 경북 등 전국 곳곳이 ‘가뭄’ 관심단계로 지정되고 있다.

지난 7월 10일 평림댐(담양·영광·장성·함평), 보령댐(보령·서산·당진·서천·청양·홍성·예산·태안) 용수 공급지역이 관심 단계로 지정됐으며, 경기 강화·파주, 강원 철원·고성, 충남 홍성 등에서는 저수지의 저수율이 평년의 절반도 되지 않아 농업용수 부분에서 관심단계로 지정됐다.

대구시와 경북 포항시는 공업용수와 생활용수 부분에서 가뭄 관심단계로 지정됐다. 비는 내렸지만 산업단지와 공장이 집결된 곳이라 용수가 부족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인천 옹진군·전남 진도군의 25개 도서와 충북 충주시 1개 마을 등 총 1737세대 또한 지형적 특성으로 비상급수가 진행되고 있다.

마른 장마는 국민들에게도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마른 가뭄으로 농작물이 타격을 입으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우량에 영향을 많이 받는 대파의 경우 가격이 지난해 대비 58%나 상승하는 등 장바구니 물가도 변해버린 장마의 영향을 받고 있다.

행안부는 올해 마른 장마와 가뭄에 대해 “영농기가 끝나는 10월까지 강수 상황과 댐·저수지 저수율 등을 지속적으로 관찰해 용수 부족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뭄 상황관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마의 변화와 가뭄은 비단 올해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갈수록 심화될 기후변화에 주목하고 달라진 여름철의 강우량과 가뭄에 대한 장기적인 대비책이 필요해 보인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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