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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태어나는 플라스틱, 재활용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 조중혁 기자
  • 승인 2019.08.10 09:48
  • 호수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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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버리는 생활쓰레기 중 포장폐기물은 부피기준 약 50%를 차지한다. 특히 그중에서도 플라스틱의 경우 부패가 되지 않고, 처리비가 많이 소요된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선 것이 전문성을 가진 재활용 플라스틱 제품생산 업계다.

 

매년 증가하는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 산업 시급

지난 6월 세계 선진국의 모임인 G7 정상회의에서 ‘해양 플라스틱 헌장(Ocean Plastic Charter)’이 채택됐다. 이 헌장은 2030년까지 플라스틱 제품 100%가 재사용 및 재활용되도록 하며 만약 실행 가능한 대안이 없을 경우 회수 가능하도록 산업계와 협력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같은 세계적인 합의는 심각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보여준다.

환경부가 밝힌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폐기물 현황에 의하면 지난 2015년도 기준으로 플라스틱 폐기물발생량은 690만 톤으로 2014년보다 51만 톤 늘어났으며, 2010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고작 연평균 6.4%의 증가율을 보였다. 그에 반해 한국의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률은 2011년부터 2015년도까지 5년간 연평균 2.7% 증가했다. 특히 한국의 플라스틱 쓰레기는 해외처럼 재활용을 하기 힘든 쓰레기라, 재활용률은 감소해 한계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재활용 쓰레기의 절반을 처리하던 중국의 수입 금지로 비상이 걸렸다. 규제 문턱이 낮은 틈을 타 국내 폐플라스틱 수입은 3.1배로 늘었다. 특히 일본산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량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로 나타났다. 2017년 하반기 1만 6811톤이었던 폐플라스틱 수입량이 2018년 상반기 36% 증가한 2만 6397톤으로 늘었고, 올 상반기에는 3만 5000톤을 넘어섰다. 지난 201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일본산 플라스틱 폐기물은 15만 9000톤이 국내로 들어오는 등 총체적 난국인 실정이다.

플라스틱의 근본은 석유 등의 유한 자원에 의한 것이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다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자원 확보, 폐기물처리의 양면에서 과제 해결에 공헌할 수 있다. 사용된 플라스틱은 오랜 세월에 걸쳐 재활용 기술 개발이 진행된 결과, 지금은 플라스틱 제품과 화학공업 원료의 소재로 재사용하는 물질재활용 또는 화학재활용 등의 방법이 확립돼 널리 보급하게 됐다. 플라스틱은 음료수 병으로 활용되는 페트를 비롯해 ▷HDPE(세제용기용) ▷LDPE(전선용) ▷PP(주류용) ▷PS(계란 투명용기) ▷PVC(비닐·장판류) ▷기타(공업용 제품 등) 등으로 세분화된다. 이 중 실질적으로 재활용되는 것은 페트뿐이다. 단일재질일수록 처리 비용이 적어 재활용업체가 얻는 수익이 많다.

 

해외에서 주목받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업들

현재 폐플라스틱 재료를 재활용해 재생재로 가공하는 방식은 넘쳐나는 플라스틱 원료를 어떻게든 처리해야 하는 업체들에게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다주고 있다. 특히 재활용돼서 나온 새로운 소재들과 대체 비율과 그 품질, 안정성, 내구성 등이 업체 운영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왜냐하면 재활용 소재의 판매 가격이 제조사들의 재생재 사용 의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플라스틱 재활용 기업들이 있다. 우선 하와이에 위치한 바이퓨전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해 ‘리플라스트’라는 이름의 벽돌을 만드는 업체다. 이 업체는 거의 모든 종류의 플라스틱을 리플라스트로 다시 만들어낼 수 있다고 호언 장담하고 있다. 리플라스트는 무독성 제조 공정으로 만들어지는데, 어떤 화학용품이나 접착제도 쓰지 않고 폐플라스틱을 다양한 모양과 크기에 맞춰 압축시킬 수 있다.

폐플라스틱을 세척할 필요도 없고 쌓아올릴 때도 접착용 시멘트가 필요 없다. 플라스틱 벽돌 가운데 강철봉을 끼워 고정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온실효과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는 거의 배출되지 않는다. 더욱 놀라운 것은 리플라스트 제조 공정이 거대한 공장에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압축기를 트럭에 싣고 다닐 수 있는 컨테이너 크기로 만들어 운반 가능한 크기의 압축기를 트럭에 싣고 자연재해나 가난으로 인해 집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찾아가 만들어주고 있다.

재활용 플라스틱과 고무를 섞어 훌륭한 건축소재로 만들기도 한다. 미국의 벤처기업인 ‘콘셉토스 플라스티코스’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더 벤처’ 경영대회에서 상금 30만 달러를 타 유명해지기도 한 콜롬비아의 스타트업 기업이다. 이들은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고, 고무 쓰레기를 재활용해 벽돌을 만드는 사업을 한다. 특이한 점은 이 벽돌이 ‘레고식’이라는 점인데, 장난감 레고처럼 끼워 맞추는 방식으로 시멘트 접착 없이 집을 지을 수 있다. 이 벽돌의 평균 수명이 무려 500년에 이른다고 한다.

아예 플라스틱 쓰레기의 등급을 결정하고 높은 품질을 가진 플라스틱 재활용품을 만드는 곳도 있다. 인도의 기업인 반얀네이션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등급을 매긴다. 그리고 가공 처리를 거쳐 내구성을 높이고 일관된 품질을 가진 재활용품을 만드는데, 마니 바지페이 반얀네이션 최고경영자는 이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위해 미국에서의 일자리를 포기하고 인도로 돌아왔다. 그는 인도의 재활용 플라스틱 상품의 질이 현저히 낮고 환경에도 해로운 영향을 미쳐, 인도의 제조업체들이 질 낮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외면하고 있다며, 질 좋은 재활용 플라스틱 생성을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나섰다.

 

국내외 대기업들이 나서는 플라스틱 재활용, 어디까지 뻗어나갈까?

기존의 기업들도 플라스틱 재활용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편의점 CU 투자사인 BGF가 친환경 플라스틱 전문 제조사인 KBF를 인수했다. KBF는 국내 유일의 생분해성 발포 플라스틱을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기업이다. 플라스틱의 재활용ㆍ수거 등의 별도 과정 없이 매립만으로도 6개월 이내 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관련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BGF는 앞으로 친환경 플라스틱의 생산 라인에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는 등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고, 기술 및 마케팅 역량을 강화해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매년 플라스틱병 약 1200억개를 사용하고 있는 코카콜라는 지난 1월 오는 2030년까지 캔과 플라스틱병을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코카콜라는 현재 캔의 경우 이미 50% 정도를 재활용 소재로 제작하고 있지만 플라스틱병은 재활용 소재 활용률이 10% 미만인 상황 속에서 2030년까지 포장 용기의 평균 50%를 재활용 재질로 제작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플라스틱 재활용기술을 개발하기 어려운 국가와 선진국 기업간 협력도 늘어나고 있다. 동티모르 정부는 최근 호주 스타트업 기업 라이셀라 홀딩스와 영국 암스트롱에너지가 설립한 합작투자 기업 무라 테크놀로지와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을 운영할 비정부 기구 리스펙트를 창설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공장에 적용될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을 개발한 토머스 마쉬마이어 시드니대 교수는 “플라스틱은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다면 끔찍한 물질이지만, 제대로만 처리한다면 위대한 물질이 된다”며, “촉매수열반응기로 불리는 이 기술을 사용하면 폐플라스틱을 불과 20분 만에 다른 플라스틱 제품이나 연료, 화학물질 등을 제조할 수 있는 석유화학 물질들로 분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가 쓰고 있는 플라스틱이 언젠가 사라질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현재 넘쳐나고 있는 플라스틱의 올바른 재활용을 통해 다음 세대의 기술이 등장해야 할 것도 극명하다. 과연 플라스틱의 재활용 산업이 다가올 친환경 신소재와 플라스틱을 이어주는 제대로 된 가교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조중혁 기자  megnumfi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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