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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역사가 자연이 된 곳, 평화여행지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09.10 09:12
  • 호수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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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중 전사한 UN군의 영령을 안장한 세계 유일의 UN군 묘지, 부산 UN기념공원

따뜻한 봄바람 같았던 남북의 분위기도 잠시 현재 남북의 정세는 다가올 가을바람처럼 싸늘하기만 하다. 연일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에 남북의 관계가 이전의 관계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안보를 위해 우리도 북한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평화와 냉전의 갈림길에서 자연으로 감춰진 슬픈 역사를 간직한 여행지를 올해 첫 가을 여행지로 선정해봤다.

 

백마고지기념관에서 바라본 백마고지

분단과 전쟁의 아픔, DMZ

우리나라는 지구상에서 전쟁을 겪은 뒤 분단된 유일한 분단국가이다. 동족상잔의 비극과 냉전의 주무대가 됐던 한반도에는 아직도 아물지 못한 상처가 많이 남아있다. 그 대표적인 상징물이 바로 비무장지대(DMZ)다.

DMZ는 주로 적대국 간의 무력충돌 방지 또는 운하·하천·수로 등의 국제교통로를 확보하기 위해서 설치되는 지대로, 우리나라의 경우 휴전협정에 의해 휴전선을 기준으로 남북으로 2km의 지대를 DMZ로 설정한 바 있다. 이후 한반도의 DMZ는 본래의 뜻과 다르게 철저히 무장된 채로 60년간의 시간을 지나왔고, 민간인의 출입과 인위적인 행위가 제한적이었던 DMZ는 전쟁의 상처를 자연 스스로 회복해 현재 세계에서 제일가는 생태의 보고로 꼽힌다.

이처럼 전쟁과 분단의 역사와 함께 천혜의 자연을 품은 DMZ가 일부 개방됐다. 지난 4월 환경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통일부, 국방부 등 5개 부처 합동브리핑을 열어 DMZ와 연결된 3개 지역을 가칭 ‘DMZ 평화둘레길’로 정하고 단계적으로 개방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상 지역은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감시초소(GP) 철거 및 유해 발굴 등 긴장완화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고성, 철원, 파주 등 3개 지역이다.

정부는 지난 4월 27일 고성 구간을 1차로 개방한 것을 시작으로 6월 1일 철원 구간, 8월 10일 파주 구간을 개방했다. 고성 지역은 통일전망대에서 시작해 해안 철책을 따라 금강산전망대까지 방문하는 구간으로 조성됐으며, 철원 구간은 백마고지 전적비에서 시작해 DMZ 남측 철책길을 따라 공동유해발굴현장과 인접한 화살머리고지 비상주 GP까지로 구성됐다. 파주는 임진각에서 시작해 도라산 전망대를 경유해 철거한 GP 현장까지 방문하는 구간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출입금지 구역이었던 DMZ가 개방되면서 우리나라 국민이면 누구든 DMZ를 찾아 천혜의 자연과 함께 전쟁과 분단, 그리고 평화를 되새길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에 개방된 DMZ 구간에는 전쟁의 아픔과 평화를 희망하는 장소들이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1차로 개방된 고성구간의 고성 통일전망대는 휴전선의 동쪽의 끝에 설치돼 금강산과 해금강이 한눈에 보이는 공간으로 통일과 평화를 염원하는 장소로 유명하다. 실제 과거에는 금강산 관광을 위해 사람들이 오갔고, 최근 금강산에서 이뤄진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지난 장소이다.

철원 구간의 백마고지는 영화 ‘고지전’의 모티브가 된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로 전쟁의 무서움을 느낄 수 있는 장소이다. 1952년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전개된 백마고지 전투는 고지의 주인이 무려 7번이나 바뀌었을 정도로 치열했고, 무려 2만명이 넘는 전사자가 발생했다. 총 27만 4954발의 포탄과 754회의 전투기 포격을 받은 백마고지는 민둥산이 됐고, 고지가 포탄으로 닳아 평평해진 모습으로 남아있다. 포천 구간에는 전쟁 이후 멈춰 버린 장단역 증기기관차가 임진각에 전시돼 전쟁으로 분단된 우리나라의 상황을 덤덤하게 전하고 있다.

DMZ를 여행하고 싶다면, 행안부 DMZ 통합정보시스템 ‘디엠지기’, 한국관광공사 걷기여행 홈페이지 ‘두루누비’에서 신청하면 된다.

 

올해 4월 폐지된 DMZ 평화열차

상흔이 숨어있는 한반도, 평화를 돼새기다

DMZ 외에도 우리나라에는 한반도의 평화를 되새길 만한 장소가 많다. 6.25 전쟁당시 북한군과 중공군 포로를 수용하기 위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포로 수용소가 위치했던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전쟁 중 전사한 UN군의 영령을 안장한 세계 유일의 UN군 묘지인 부산 UN기념공원, 국군과 북한군의 치열한 시가지 전투의 승리를 기념한 경북 영천시의 메모리얼 파크, 아직도 형태가 남아있는 철원의 노동당사, 치열했던 낙동강 최후 방어선의 현장인 경남 창녕군의 박진전쟁기념관 등 곳곳에 전쟁의 상흔과 분단의 아픔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지역은 현재 자연과 문화에 가려져 치열했던 당시의 모습을 감추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한반도에는 평화가 필요함을 전하고 있다. 2017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전쟁을 겪은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의 대통령인 나에게 평화는 삶의 소명이자 역사적 책무”라며 한반도의 평화를 강조했다.

전쟁의 아픔을 경험했고, 여전히 분단 국가에 살고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난해와 달리 무력도발을 감행하고 있는 북한과 함께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면서 한반도의 평화는 다시 멀고도 험하게 느껴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평화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남북 정상이 만나평화를 염원하던 지난해 9월로 1년이 돼가는 지금, 가을바람을 느끼며 평화를 되새길 수 있는 발자취를 걸어보자.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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