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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해와 물부족, 결국 물순환에서 시작한다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09.10 09:30
  • 호수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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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도로, 건축 등에 사용되는 아스팔트, 콘크리트, 보도블럭 등은 불투수면적의 증가로 물순환 저해를 불러오고 있다.

때때로 예고 없이 내리는 비는 일상을 곤란하게 만드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또한 홍수를 일으켜 막대한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그러나 비는 현재 가장 소중한 기상현상이다. 심각한 물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비를 잘 관리한다면 홍수, 가뭄 등의 재해를 예방하고 물부족 현상까지 해결할 수 있다. 이에 빗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물 순환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도시 빗물관리 및 물순환 개선 방안으로 제시되는 투수성 블럭

물순환을 회복하라

하늘에서 내린 비가 지하로 흡수되거나 지표면에 흘러 호수, 강, 바다로 흘러간 뒤 다시 증발해 구름이 돼 비가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을 물순환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이처럼 당연한 현상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도로와 건물, 그리고 인공구조물 등이 땅을 뒤덮으면서 빗물은 지하나 지표면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배수로를 타고 빠르게 버려지고 있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뒤덮인 불투수면적은 1970년대 이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지자체의 경우 전체 면적의 90% 이상인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불투수면적의 증가는 물순환의 건전성을 훼손하고 있다. 배수로로 빠져나가는 빗물은 하천을 말리는 건천화 현상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기후변화에 따른 강우변화로 인한 도시형 침수와 홍수의 피해를 키우고 있다. 또한 비점오염원을 통한 수질오염과 토양오염, 그리고 물순환 저해에 따른 물부족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세계 각국은 대도시 물순환을 회복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독일, 영국, 캐나다 등 환경선진국들의 경우 물순환 회복과 빗물관리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마다 접근 방식은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도시 빗물 관리를 배수 중심의 중앙집중형에서 역에서 발생한 빗물을 그 지역 내에서 관리하는 분산형 빗물 관리 기술로 전환하고 있으며, 불투성면적을 줄이고 물순환 훼손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영향 기법(LID)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물순환 도시 구현에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은 ‘LID 및 그린 인프라’, 영국은 ‘지속 가능한 빗물 관리 시스템, 독일 분산식 도시계획, 중국의 스펀지 시티 등 각국은 도시 개발에 자연 상태의 물 순환을 모방한 빗물 저류, 침투, 증발이라는 기본적인 물 순환 시스템을 바탕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미국, 영국, 호주의 경우 도시지역에서 건물을 지을 경우 불투수면에 세금을 물리는 빗물관리요금(stormwater management service charge)을 통해 물순환 도시 구축을 위 한 재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빗물의 저류를 고려한 오목형 녹지, 우수저류공원, 투수성 포장 등의 기술을 개발해 도시에 적용하고 있다.

 

LID 기법을 적극 도입해 ‘레인시티’를 꿈꾸는 수원시 도시 빗물관리 및 물순환 개선 방안으로 제시되는 투수성 블럭(사진은 LID 기법으로 조성된 도시 녹지 레인가든

주목 받는 빗물관리, 안전성이 확보돼야

이처럼 빗물관리를 통해 물순환을 회복해 가뭄, 홍수, 물부족을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은 우리나라에서도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시와 수원시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와 환경부에서 LID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수원시는 2009년부터 ‘레인시티’를 목표로 LID 개발을 도시에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4차산업까지 접목해 ‘스마트레인시티’로 한 단계 더 발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서울시는 2013년부터 ‘서울시 빗물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불투수율을 도시화 이전인 1962년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울시는 2050년까지 연간 강수량의 40%에 해당하는 620㎜의 빗물을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한 환경부는 물순환 저해에 따른 왜곡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2017년부터 광주광역시, 대전광역시, 울산광역시, 김해시, 안동시 등 4개 도시를 ‘물 순환선도 도시(촉촉한 도시)’로 선정하고 LID 기법 도시 개발에 도입하고 있으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는 ‘분산형 빗물관리 기준’을 설정해 5㎜는 침투시키고 10∼50㎜는 저류하는 관리 방안을 주택 개발 등에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은 멀기만 하다. 압축성장을 해온 우리나라의 경우 용수 관리는 아직도 공급과 배수에만 머물러 있다. 빗물관리계획을 구축하지 않은 지자체의 경우 여전히 빗물을 배출해야 할 대상으로 보고만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지자체들 역시 적극적인 빗물관리계획을 도입하고 물순환을 회복하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특히 빗물관리는 기후변화에 따른 강우량 변화와 가뭄, 홍수 등을 대비해 사회안정성을 확보하고, 다목적 빗물관리를 통해 친환경, 안전성 확보뿐만 아니라 에너지 절약도 가능하다고 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빗물관리 및 물순환 체계 개선을 위한 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과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는 것에 집중해 빗물관리계획과 스마트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물순환 개선과 함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할 수 있다는 비전도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말, 미래를 지향하는 기술이라 불리는 빗물관리 시스템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7월 31일 국내 최초 빗물 터널인 서울 양천구 지하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에서는 갑작스레 늘어난 빗물로 인해 작업자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불투수 면적을 대안하고 수해를 예방하기 위한 빗물관리시스템 중 하나였던 빗물터널이지만 그러나 양천구와 서울시, 그리고 시공사의 소통부재와 관리부재로 인해 안전성에 금이 가고 말았다. 빗물관리 및 물순환 개선을 위한 시스템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관심과 시스템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돼야 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물 순환도시를 꿈꾸는 서울시는 각성해야 할 것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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