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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점을 파고든 쓰레기 소각장, 주민들을 위협하다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09.10 09:34
  • 호수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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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처리가 불가능한 수준의 쓰레기가 만들어지는 현재 전국의 쓰레기 소각장들은 100%를 넘는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꼭 필요한 존재들이지만 주민들의 눈총을 받는 쓰레기 소각장들은 허점을 찾아 조용하고 수익이 나는 곳으로 숨어들고 있다. 그리고 쓰레기 소각장들이 위치한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쓰레기 소각장의 집합소가 된 청주

청주( )시의 지명은 한문풀이 그대로 ‘맑은 고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고려왕조시대부터 청주는 맑고 깨끗한 지역으로 불려왔다. 이러한 청주가 최근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 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바로 쓰레기 소각장 때문이다. 현재 청주에서는 쓰레기 소각장이 난립해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청주에서 운영되고 있는 쓰레기 소각장은 시에서 운영하는 소각장 1개소 외 기업 내 자체 소각시설 3개소와 민간 폐기물 중간처분업 소각업체 6개소가 밀집돼 있으며, 1개의 소각장이 새롭게 건설 중에 있다.

2017년 기준 전국 민간 소각시설이 106개인 점을 감안하면 많은 소각장이 청주에 들어선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환경부의 조사에 따르면 2017년을 기준 청주시에 있는 민간 소각장의 하루 처리용량이 1412t로 전국 민간 소각장 처리용량(7868t)의 18%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청주시의 면적은 940.3㎢로 우리나라의 총 면적에 0.89%를 차지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이다.

폐기물 소각장은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인식되며, 님비현상으로 배척받아 온 사업장이다. 이러한 소각장이 청주로 몰려든 이유를 청주시는 “서울·경기지역에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민간 소각업체들이 수도권과 가깝고 환경규제도 피할 수있는 충북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충청북도는 한국의 배꼽이라 불리는 교통의 요지이다. 그중에서도 청주는 중부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가 위치해 수도권은 물론 영남권과 호남권까지 영업이 가능하다. 이에 소각장이 밀집했고, 전국의 쓰레기가 몰려들며 상상을 초월할 만한 소각처리 용량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밀집된 쓰레기 소각장이 현재 주민들에게 악영향을 미치면서 주민들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주민들이 소각장의 대기오염을 우려하고 있으며, 민간 소각장 3개소가 밀집한 청주시 북이면 주민들의 건강상태가 악화되면서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실제 북이면주민협의체가 북이면에 위치한 소각장 주변 19개 마을을 돌며 조사한 결과, 최근 10년 사이 후두암, 폐암 등의 암이나 폐 질환에 걸린 주민이 60명(폐암 3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원보건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북이면에 거주하는 재가 암 환자는 45명으로, 청원구 암 환자(119명)의 22.6%를 차지하는 수치다. 주민들은 이러한 원인을 소각장으로 주목하고 있으며, 주민들이 직접 자신들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나서자 청주시는 지난 4월 22일 환경부에 주민 역학조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주민 건강을 위협하는 소각장, 이대로는 안 된다

청주시에 밀집된 쓰레기 소각장의 원인을 시는 청주의 입지 조건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주민들은 소각장이 밀집한 원인을 청주시의 소극적인 환경행정이 자초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많은 소각장이 청주에 난립하는 것을 막지 못한 것도, 주민들이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정도로 관리를 하지 못한 것도 모두 지자체의 행정에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소각업체의 허가 및 관리·감독의 권한은 지자체에 있다. 하지만 지자체들은 예산부족, 인력부족 등을 핑계로 허술하게 관리돼 온 것이 사실이다. 이는 비단 청주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뿐만 아니라 법이나 규정 역시 허술하기 그지없다. 설치용량이 100톤 미만일 경우 주민 의견을 청취해야 하는 환경영향평가를 간소화할 수 있으며, 도시계획시설 심의 절차를 생략할 수 있어 난립이 가능하다.

또한 허가량보다 과잉 소각을 해도 약간의 과징금이나 과태료만 낼 뿐이다. 폐기물 소각 단가는 1톤당 25만원으로 크게 오른 반면 규정은 여전히 그대로인 상황에서 소각업체의 입장에서는 약간의 위법행위로 큰 이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에 규제가 있으나마나한 상황이다.

이번 청주의 폐기물 소각장 갈등으로 인해 소각장 관리가 소홀하고 관련 법규가 허점이 많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에 권병철 환경부 폐자원관리과장은 “소각시설 검사기관의 조건을 강화하는 법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고, 권역별로 사업장 폐기물을 처리하는 공공 처리시설을 설치하는 내용의 법안이 곧 발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 7월 18일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은 △소각장 업체의 법 위반 시 책임 면제 조항 폐지 △폐기물 처리정보 공개 범위 확대 △폐기물 처리 업체의 처리 적합성 심사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환경부는 청주 북이면처럼 한 지역에 소각시설이 밀집되지 않도록 권역별로 균형있게 건립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도 진행할 계획이다. 지자체의 허술한 관리와 법의 허점을 노려 큰 이익을 취하고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사례를 우리는 수없이 목격해 왔다. 이번 청주시 폐기물 소각장 난립 문제와 북이면 주민들의 피해사례 역시 비슷하다. 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허점을 줄이고 지자체는 더욱 철저한 관리감독을 시행해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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