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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발견된 원전, 전화위복될까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09.10 09:38
  • 호수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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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 한빛 원자력발전소 4호기 원자로 격납건물에 깊이 157cm짜리 초대형 공극(빈 공간)이 발견된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크고 작은 공극이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어 구멍 뚫린 원자력발전소는 국민들에게 막연한 공포를 심어주고 있다.

 

구멍 뚫린 원자력발전소

전라남도 영광군의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지난 7월 23일 전라남도 영광군에 위치한 한빛원자력 발전소 4호기 원자로 격납건물에서 공극, 즉 구멍이 발견된 것이다. 원전 격납건물은 방사능 유출을 막기 위해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원전 핵심 시설을 둘러싼 콘크리트 돔 형태의 구조물이다.

만일의 사고를 막기 위한 최후의 보루에 구멍이 뚫린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의 발표에 따르면 한빛 4호기 주증기배관 하부 격납건물에서 공극이 발견됐으며, 그 크기가 가로 331cm, 세로 38~97cm, 깊이 4.5~157cm인 것으로 확인됐다. 격납건물은 총 두께가 167cm임을 감안하면 남아있는 10cm만이 방사선을 막고 있었다는 계산이 선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공극이 하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7월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빛 4호기에서는 크고 작은 공극이 97개나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발표에 전남 주민들은 물론 국민들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에 국회 원자력안전위원회는 7월 26일 회의를 열고, 현재 가동 중인 모든 원전에 대한 점검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원안위의 한빛3·4호기 환경방사능 측정값 등을 확인한 결과 다행히 방사능 물질 누출은 없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원안위는 한빛 4호기에서 문제가 된 직경 30인치를 초과하는 대형 관통부 하부 전체에 대한 전수 점검도 추진하는 한편, 한빛 4호기에 대해서는 구조물 건전성 평가를 오는 8월 중으로 실시하고, 결과를 토대로 콘크리트 결함부위에 대한 보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계속해서 안전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한빛원자력발전소

불신과 불안을 매듭지어야

한수원은 이번 원전 공극 사태의 원인을 ‘격납건물 건설 당시 콘크리트를 제대로 채우지 못했거나 다짐 작업이 부족해 발생한 공극’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수원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국내 원전의 발견 공극 수는 현재 233개에 달하는데, 그중 한빛4호기는 국내 원전 중 가장 많은 97개의 공극이 발견됐다. 이와 함께 같은 시기, 같은 기술로 건설된 한빛 3호기에서도 94개의 공극이 발견됐는데, 두 개 발전소에 발생한 공극이 전체 원전의 81%를 상회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각각 1995년과 1996년 완공된 한빛3·4호기는 이번 사태 이전부터 꾸준히 부실시공에 대한 논란이 제기돼왔지만, 그때마다 원전 관계자들은 격납벽이 폭발했던 후쿠시마를 예로 들며 후쿠시마 보다 몇 배는 튼튼하다고 일갈해왔다. 이러한 원전 관계자들이 약 20여 년만에 부실시공을 인정한 상황이 됐다.

문제는 이에 따른 국민들의 불신과 불안이다. 한빛 4호기가 위치한 영광군민들은 물론 전라도지역 주민들은 “노후 원전인 한빛 1·2호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안전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한빛 3·4호 역시 조기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공극에 대한 구조물 건전성 평가와 완벽한 정비로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며 8월 20일까지 보수방안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원안위 역시 2016년 한빛2호기의 격납건물 CLP(내부 철판) 부식을 발견돼 올해 말까지 실시 중이던 구조물 특별점검 기간을 1년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에도 한빛 3·4호기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치고 있다. 가장 안전해야 할 원자력발전소가 ‘벌집 원전’이라는 오명까지 쓰고 있다. 2017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선언으로 원전의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실제 원전 이용률은 2015년 85.3%에서 지난해 65.9%로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무엇보다 경제적이고 청정한 에너지인 원자력 발전을 정부가 옥죄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탈원전정책으로 신규로 건설될 원전을 백지화한 것 외에 폐쇄된 원전은 월성 1호기뿐이다. 오히려 2013년 원전 부품 납품 비리사건, 2016년 한빛 3호기 부실시공 논란, 그리고 올해 한빛 4호기 격납건물 공극 사태 등의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을 의심하게 하는 사건들이 원자력 발전의 발을 붙잡고 있다.

한 번의 실수와 위기로 한반도 전역을 위험으로 빠트릴 수 있다는 치명적 단점을 가진 것이 원자력 발전인 만큼 원자력 발전의 앞길을 막고 있는 것이 누구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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