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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법의 명과 암
  • 박희정 기자
  • 승인 2019.09.10 09:48
  • 호수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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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기농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유기농 식품은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재배하는 친환경 식품이다. 하지만 유기농에 대한 지나친 맹신이나 유기농이 환경에 완전무결한 식품이라는 생각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현대 농화학 기술에 대한 도전

농업은 관개하기 위해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고, 살충제와 비료를 만들고 기계를 작동시키기 위해서 많은 양의 화학연료를 소모한다. 또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소수의 생물 종만 재배하기 때문에 토양에서 공존할 수 있는 다양한 생물종은 사라지게 된다.

유기농법은 이러한 농업생산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인간의 인위적인 환경 개입을 최소화해 생산하는 것이다. 유기농산물은 현재까지의 농산물 생산방식 가운데 가장 친환경적인 방식으로서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의하면, 유기농산물의 시장규모는 연평균 3.6%씩 증가해 2025년 5745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유기농의 개념은 국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화학합성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퇴비와 유기질 비료만을 사용한 농산물의 생산을 말한다. 때문에 유기농가들은 윤작, 가축, 퇴비와 거름, 유기물로 만든 농약과 같이 전통적인 농업기술에 의존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방법으로 다년생 작물은 3년, 그 외 작물은 2년 이상 경작해야지만 유기농으로 인증 받을 수 있다. 수입식품의 경우는 국제유기농업운동연맹 또는 수출국 정부가 인정한 기관의 유기농 식품만 해당한다.

이처럼 현대의 농화학 기술을 의식적으로 배척해온 유기농법은 기존의 화학농법으로 인한 환경파괴에 대한 비판과 그러한 폐해의 원인을 산업주의문화 등으로 설정하는 과정을 통해 시작됐다. 따라서 유기농법은 하나의 농사기술을 넘어서 새로운 사고방식이나 생활양식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또한 유기농 식품은 하나의 운동으로서 거대한 세계시장을 상대로 하는 기업농에 대항하는 소규모 자영농들로부터 시작됐다. 유기농법은 전통적인 농업방식보다 석유화합물을 덜 사용하며 소규모의 노동집약적인 경작방식에 가장 적합하다. 예를 들어 1985년 미국에서는 농업법의 부속법으로 유기농업법안이 제정됐는데, 이 법의 제정 배경으로는 급속히 높아지고 있는 농업생산비의 경감, 천연자원의 보전 등을 들 수 있다. 유럽공동체의 경우 과잉생산 방지, 환경보존, 농산물의 안전성 향상을 위한 새로운 농업정책이 1985년 3월 제정됐다.

 

지나친 맹신은 삼가야

환경과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라면 보다 친환경적인 유기농산물을 소비하려 할 것이다. 유기농산물을 사는 것만으로도 농약에 찌든 땅을 되살리고, 지하수가 깨끗해지고, 죽어가던 숲을 살아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환경학자들은 유기농의 실질적인 효과가 측정되지 않았고 아프리카 등 먼 거리까지 수송하는 경우 친환경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영세농업은 생태환경의 유지와 향상, 그리고 자연으로부터의 식량 획득이란 취지에 따라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집에서 생산한 유기농식품을 파는 시장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화학성분을 유발하지 않는 아프리카의 친환경 야채, 과일, 커피, 차, 콩과작물들은 유럽과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송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로 인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먼 거리의 식품이 유기농 식품이라고 분류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유기농은 또한 화학물을 사용하지 않은 농산물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이를 과신해 영양이 좋은 식품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유기농 농산물은 일반 농산물에 비해 영양이 풍부한 것은 사실이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항산화제 외에는 영양적 장점이 분명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더불어 유기농은 3년 간 농약 사용을 하지 않은 작물로 유기농에도 농약의 잔여물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유기농법으로 생산된 농산물일지라도 장거리 식품이나 지나친 영양적 기대에 대한 접근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유기농업이 환경과 소비자의 건강, 그리고 농부들의 삶을 보장할 수 있는 대안 농업이자 대안 경제활력방안으로서 기능해 진정한 유기농산업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길 바란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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