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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연료의 딜레마
  • 박희정 기자
  • 승인 2019.09.10 09:50
  • 호수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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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문제의 딜레마는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또 다른 하나를 잃어야 하는 데 있다. 화석연료의 사용을 종식할 수 있는 구세주와도 같은 바이오에너지에 대한 기대도 이러한 딜레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화석연료를 대체할 재생 가능한 대체에너지로서의 역할과 그마저도 화석연료와 마찬가지로 온실가스를 늘인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 사이에서 우리는 더 가치 있는 것을 고려해봐야 한다.

 

바이오연료도 기후변화를 가속시킨다

세계에 바이오연료에 주목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계속 자라나 생성되는 무한한 재생 가능성, 기존 수송용 연료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에너지로의 효율성, 그리고 가장 중요한 탄소 중립이다. 바이오연료는 원칙적으로는 탄소중립적이라고 할 수 있다. 바이오에탄올과 바이오디젤 등이 연소할 때 배출되는 탄소는 그 작물을 재배하는 동안 흡수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탄소과정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바이오연료를 만드는 데는 작물을 재배하고 수확하고 운송하는 여러 단계에서 화석연료가 사용된다. 단순히 작물의 광합성작용인 탄소 흡수와 연소시의 배출만을 상정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 연구에서도 바이오연료 생산이 기후변화를 가속화하는 것으로 지적된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는 최근 채택한 ‘기후변화 토지특별보고서’에서 이에 대한 내용을 공개했다. 토지 이용과 관련한 활동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전체 지구 온실가스 배출량의 23%를 차지한다는 것. 이는 화석연료 대체를 위해 바이오연료를 생산하기 위한 작물 재배나 산림 이용도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옥수수를 가공해 에탄올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연료가 소비된다. 연구보고에 따르면 씨앗에서 연료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생산연료보다 3분의 1만큼의 에너지가 더 소비된다. 야자유는 훨씬 더 풍부한 에너지원이지만 야자나무나 콩의 경작지를 만들기 위해 열대림을 태워 없애는 과정에서 저장하는 것보다 몇 배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방출하게 된다.

뿐만 아니다. 바이오연료의 재료를 경작하기 위해 숲을 파괴하는 것은 수원을 고갈시키고 토양을 황무지로 만들며, 오랑우탄과 같은 희귀생물을 멸종으로 몰아 넣는다. 화학비료나 농약 살포로 인해 또 다른 환경오염이 일어날 수 있으며, 바이오 연료로 사용되는 곡물 수요를 높여 곡물 가격이 폭등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팜유 과실

곡물 가격에 직접적 영향

바이오연료의 득과 실에 대한 논쟁은 온실가스 배출과 함께 연료 가격을 포함한 경제적 득실의 문제로 요약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들이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그중 하나가 바이오연료의 사용 확대다. 미국, 유럽, 인도, 브라질 등에서 바이오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는데, 특히 브라질은 생산량이 풍부한 사탕수수로 에탄올을 생산해 자동차 연료인 가솔린의 수입을 40% 정도 줄였고, 에탄올을 수출하는 에너지 자립국이 됐다. 국내에서는 음식물 쓰레기 발전과 매립지 가스발전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뿐 아니라 바이오연료의 값이 석유보다 저렴하다는 계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또한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이를 테면, 작물을 에너지 생산에 투입한다면, 식료품값을 치솟게 해서 빈곤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바이오연료는 전 세계 식량가격을 75%까지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한다. 사람이나 동물이 먹는 식량을 연료로 써 곡물의 공급이 사람들의 수요에 미치지 않아서 곡물값이 뛰기 때문이다. 연구 논문에 의하면 에탄올을 생산하기 위해 미국의 모든 옥수수 밭의 옥수수를 사용하더라도 겨우 12%의 석유 소비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다른 신재생에너지들과 달리 바이오에너지가 주목을 받는 것이, 태양광, 지열, 풍력, 수력 등의 다른 신재생에너지들은 전기에너지로만 변환이 가능하지만, 바이오연료는 열 또는 전기에너지뿐 아니라 수송용 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어 활용도와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바이오연료는 기존의 석유 사용 엔진에 바로 사용할 수 있고, 화석연료보다 환경오염도 적고 에너지 효율도 높아 고유가에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 에너지 대체의 수단은 오늘날 식량가격 상승의 큰 원인이 되고 식량안보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점도 동시에 생각해봐야 한다. 세계 곡물 재고율이 사상 최저치로 내려갔던 2008년도에도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의 고도성장으로 육류소비량이 증가하면서 사료곡물 수요가 크게 증가했고 바이오 연료용 곡물 수요 증가까지 겹쳤던 것이 원인이 됐다. 국제곡물 재고량이 부족하다보니 자국의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아시아 지역 곡물 수출국들이 수출제한까지 고려하게 됨으로써 곡물 수입국들은 비싼 대가를 치르고 곡물을 수입해야 했다. 때문에 작물을 이용한 바이오연료의 생산은 다양한 관점에서 개별 지역과 국가 단위로 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바이오연료에 대한 연구 아직 제한적

화석연료를 대체하고, 기후변화를 완화하면서도 곡물수급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바이오연료 생산을 위한 연구는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그 사용은 아직 제한적이다.

바이오연료는 옥수수나 사탕수수 같은 설탕이나 녹말이 많이 들어 있는 곡물의 섬유소에서 뽑아낸 바이오에탄올, 야자, 콩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기름이나 폐식용유에서 얻는 바이오디젤이 있으며, 이들은 수송용 연료로 사용된다. 바이오에탄올은 휘발유에, 바이오디젤은 경유 연료에 섞어 사용할 수 있어 차량 연료 대체 에너지로 활용되고 있다. 해양 바이오디젤은 우리 해역에 서식하는 미세조류 중 기름을 많이 가진 미세조류를 발견하고 배양해서 특정 지질만을 추출해 생산된다. 기체 바이오연료에는 음식물 쓰레기, 축분, 동물체 등 유기성 폐기물을 미생물이 분해시킬 때 생성되는 메탄가스와 같은 바이오가스가 있다.

바이오연료에 대한 보다 친환경적인 방법과 재료의 개발이 진행되고는 있으나, 수송연료를 대체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일례로, 바이오디젤은 경유와 달리 약 10% 산소를 포함하고 있는 함산소 연료로, 연소 시 바이오디젤에 포함된 산소로 인해 완전 연소가 일어나 경유에 비해 대기오염물질이 40~60% 이상 적게 배출된다. 그러나 경유와 물성이 다소 달라 함량이 높을 경우에는 차량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현재 디젤 차량 제작사들은 5% 이하 바이오디젤이 혼합된 경유를 사용하는 경우에 대해서만 차량 고장 시 A/S 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그 해결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적은 비용으로도 식물의 목질섬유를 더욱 기름진 연료로 바꿀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케르프라는 거대한 다시마를 바다에서 재배해 메탄을 얻는 연구를 수행하기도 했는데, 이외에도 나뭇조각과 풀, 작물 잔해와 같은 저가치 재료로 연료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진다면 식량안보에 위협을 주면서 에너지로 사용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바이오연료, 축복인가? 재앙인가?

바이오연료의 장점이 단점보다 더 많다는 것을 보증할 수 있는 연구들이 더 많아지고 실증돼야 하는 상황임에 분명하다. 이러한 와중에도 바이오연료 생산량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수송용 연료 부문에서 바이오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미 브라질 전체 자동차의 절반은 바이오연료로 작동한다. 유럽연합은 2020년까지 바이오연료 사용목표를 전체 연료 사용의 10%로 잡고 있으며, 미국은 2020년까지 매년 1360억 리터의 바이오 연료 사용을 정했는데, 그 수치는 2006년보다 6배 이상 증가된 것이다. 앞서 강조해왔듯이 기후위기의 주요인인 화석연료의 대체물질로서 바이오연료가 유력하기 때문이다.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고 사용하는 과정을 통해 대기로부터 이산화탄소를 영구히 제거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바이오연료에 대한 기대는 100% 만족스러운 것이 아니다. 바이오연료를 선택함으로 인해서 야기되는 부작용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그것은 기술과 연구의 발전과 함께 개선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한 사실이다. 바이오연료에 대한 세계적인 주목은 에너지의 선택에 있어서 어디에 더 가치를 둘 것인지와 함께 그 실제적 득과 실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이 뒷받침돼야 한다. 바이오연료가 미래세대에게 축복인지 재앙인지는 지금의 우리의 노력에 달려 있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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