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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로 생겨난 환경문제 우리와 자손을 지키는 환경보건계획
  • 조중혁 기자
  • 승인 2019.09.10 10:10
  • 호수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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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급격한 산업화를 겪으며,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다양해지고 환경오염 또한 폭발적 증가를 통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복잡화⋅ 다원화되고 있다. 이들은 우리에게 환경보건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도록 하고 있다.

 

새롭게 다가오는 보건 개념, 환경보건

국내 환경보건정책 추진을 위한 법·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것은 지난 2009년 제정된 ‘환경보건법’의 제정 및 조직 정비가 시초다. 당시 환경부 내 ‘환경보건정책관(국장급)’을 신설하고 ‘환경보건위원회’를 설치해 개발사업에 대한 건강영향평가 근거규정 마련 및 시범평가사업 추진하기 시작했다. 특히 전국 12개소의 종합병원과 연구소 등을 ‘환경보건센터’로 지정했고, 지금도 전국 각지의 지자체에서 ‘환경보건센터’가 지정되고 있다. 이 법의 제2조 제2호에 처음으로 환경성 질환이란 개념이 제시되고 있으며, 법에 명시된 내용을 살펴보면 현재 환경성 질환에 의한 피해 구제가 명문화됐다.

환경보건정책은 ‘환경문제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증진시키기 위해 정부나 정치단체가 세운 방침과 그것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환경보건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과정은 환경문제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이와 관련된 생물적· 사회적 여러 원리를 규명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다양한 환경조건 아래 있는 사람들이 보다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 실행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환경성질환의 선정기준은 첫째, 국내외 조사결과 환경유해인자와 상관성이 있다고 인정되고 있는 다양한 질환들 중에서 국내 환경보건정책 대상으로서 이미 포함돼 있거나 포함될 필요성이 있는 질환이 속하고 둘째, 국내에서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질환이 속하며, 직업성 질환 및 환경보건정책의 대상으로 보기 어려운 질환은 제외되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환경보건에 대한 개념과 그 정책은 2000년대까지 존재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따라서 환경보건정책의 정확한 개념이나 범위조차 분명하게 정립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환경보건이 담당하고 있는 ‘환경유해인자로 인한 건강피해’는 주로 환경피해 누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발현시기가 불분명하며 피해자의 건강상태 및 사회·경제적 차이로 인해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어렵다. 따라서 환경보건문제는 지역의 사회경제적, 인구학적 특성과 환경오염 정도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 분석하고 환경성질환에 취약한 지역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관리체계가 필요했던 것이다.

환경성질환은 예방가능한 질환이나 환경오염과 질병과의 연관성 분석 등 종합적 관리는 미흡한 실정으로 분산 관리되고 있는 환경 및 건강 관련 자료의 통합적 관리를 통해 사전 예방적 차원의 환경보건정책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환경성질환은 유전적 소인, 생활 습관, 복잡한 개인 노출요인 등과 얽혀 있기 때문에 발생원인 및 기전을 명확히 밝히기가 매우 어렵고 그 치료 또는 예방 대책 수립도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우리는 유해화학물질이라면 농약류와 같은 독극물을 떠올리며, 우리 주변의 생활제품에는 큰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PHMG, PGH, CMIT/MIT, OIT, DDAC, PFOA 등과 같이 생소한 여러 종류의 유해화학물질과 살생물질이 생활제품 내에 광범위하게 들어 있는 것이 밝혀지면서 전국적인 화학물질 혐오 풍조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런 관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환경부는 환경보건정책의 보강을 서두르고 있다.

 

환경위해요인을 파악해 대비하는 대규모 체계강화

국민들의 환경보건을 지키기 위해서는 유해환경물질이 어떻게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지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환경부는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 조사는 환경유해인자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기초조사로, 지난 2009년부터 3년 단위로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2015년부터는 10만 산모와 영유아를 청소년기까지 추적조사하는 ‘어린이 환경보건 조사’를 진행해, 어떤 유해인자가 어릴 적부터 건강상의 영향을 주는지를 모니터링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조사대상 산모와 어린이를 모집했으며, 이후 2036년까지 유아기,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각 시기별로 어떻게 유해물질에 노출되고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장기적으로 추적, 조사할 계획이다.

또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수많은 국민들이 피해를 입은 이후, 환경부는 유해화학물질이나 위해우려제품으로부터 국민안전을 관리하기 위해 생활제품 내 유해성분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5년 시행된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세제, 코팅·접착제, 방향제, 염료·염색, 살생물제 등 15종의 생활화학제품을 대상으로 유해물질에 대한 안전·표시기준을 고시하고, 매년 정기조사 등 상시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으며, 지난 2016년에는 위해우려 제품 내 살생물질 사용실태를 전수조사하고, 2017년에는 동 조사를 공산품 및 비관리제품에까지 확대했다.

 

환경유해인자에 대한 관리를 보다 철저하게

석면은 적은 양에라도 노출될 경우 폐암, 악성중피종, 석면폐증 등의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로 환경보건분야에 있어 제일 먼저 척결해야 할 대상이다. 환경부는 대표적인 석면함유제품인 슬레이트 제거를 위해 2011년부터 매년 약 2만여 가구를 대상으로 슬레이트 철거사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건축물·지하역사·학교 등에 대한 석면조사와 점검, 석면건축물 안전관리, 석면 함유자재 제거를 위한 작업 등을 병행해 오고 있다.

라돈침대로 떠들썩했던 라돈에 대한 조사 및 관리사업도 환경부는 추진하고 있다.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건축물에 분포하는 자연방사성 물질인 라돈은 고농도 노출시 폐암 등의 원인이 되고 있는데, 라돈 무료측정 및 저감 컨설팅 사업, 고농도지역에 대한 저감 및 시공 사업을 실시해나가고 있다. 소음·진동에 대한 관리 강화도 추진 중이다. 공사장이나 산업시설에 대한 소음배출기준 지정과 관리뿐만 아니라,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큰 아파트 내의 층간소음 갈등 예방과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층간소음 이웃사이 서비스’ 프로그램 환경부는 운영하고 있다. 그 이외에 빛공해 차단을 위해 빛환경영향평가 및 실태조사를 지원해 지자체별 ‘조명환경관리구역’을 지정관리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좋은빛 환경조성 시범사업’을 지원해 빛공해를 줄이는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환경유해인자에 취약한 저소득층을 위한 피해지원도 환경보건정책의 핵심축 중 하나다. 저소득층은 주거환경이 열악해 라돈이나 곰팡이, 집먼지진드기 등의 영향을 일반인에 비해 더 크게 받을 수 있어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와 환경 개선을 위해 시설진단과 개선사업이 병행 추진되고 있다. 사회적 취약계층은 반지하나 노후주택 등 열악한 환경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아 환기가 되지 않고 습기가 차 각종 유해물질이나 곰팡이 등으로 인해 건강상의 위협을 받고 있어, 아토피피부염이나 호흡기질환 등에 노출되는 위험이 높다. 환경부는 열악한 환경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의 주거상황을 진단하고, 문제 가구에 대해서는 시설개선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2016년에는 2000가구를 진단해 700가구의 시설개선을 해 왔으며, 취약계층 주거개선사업을 기업들의 사회적 공헌과 연계해 각종 친환경물품을 지원받아 추진해 오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환경보건 정책은 유해환경인자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와 모니터링, 유해환경인자에 대한 저감 노력, 피해 국민들에 대한 지원과 구제, 어린이를 비롯한 어르신, 저소득계층 등 취약계층의 거주환경에 대한 진단과 시설개선 등이 주가 되고 있는데, 환경보건정책의 실시는 우리나라의 사회를 바꿔가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아직 환경보건의 개념에 대해 모르는 단체나 사람들도 많이 있다. 앞으로 정부가 환경보건의 개념을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해나갈 수 있을지 아닐지에 대해서는 변해가는 사회관념과 더불어 지켜볼 만할 것이다.

조중혁 기자  megnumfi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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