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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그대로 존치된다환경부 설악산 케이블카 부동의 결정
  • 박희정 기자
  • 승인 2019.10.10 11:40
  • 호수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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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오색케이블카의 환경영향평가가 최종 '부동의'로 결정되며 설악산 국립공원을 지키기 위한 오랜 싸움이 마무리됐다. 이는 우리가 어떤 사회에 살고 싶은가에 대한 답을 내린 것이기도 해 의미가 크다. 다만 이번 발표 이후 강원도에서는 즉각 반대의견을 내 쟁점을 이어갈지 주목되고 있다.

 

보전해야 할 숲으로 남는다

환경부는 9월 16일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에 대해서 환경영향평가 최종 부동의 결정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 따라 2016년 환경영향평가 협의통과를 조건으로 반려된 지방재정 중앙 투자심사 재상정이 불가능해졌으며, 사실상 케이블카 사업은 백지화된 것이다.

지난 5월 16일 환경부 소속 원주지방환경청에서는 접수된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 보완서를 총 7회의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를 운영해 논의했다. 보완서에는 동식물상 현황 정밀조사, 공사·운영시 환경영향예측,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호대책, 공원계획변경승인 부대조건 이행방안 등에 대한 요청이 담겼다. 환경부는 국립공원위원회의 부대조건이 충족되지 않고, 오색케이블카 설치 운영으로 인한 환경훼손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소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부동의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 측은 “환경영향평가법 검토 및 평가기준에 따른 결정이며, 지난 국립공원위원회의 잘못을 스스로 바로잡았다는 점에서 매우 합리적이고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이어서 “이제 사업자는 사업 포기를 선언하고 주민설득과 행정손실을 복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환경부는 대안 연구협의체 등을 구성해 지역사회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환경부는 완화된 국립공원제도까지도 복원해 국립공원의 위상을 최상위 보호지역으로 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강원도 측은 반대 의견을 내며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강원도청은 “역대 정부에서부터 정상적으로 추진해온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현 정부 들어 환경단체의 주장만을 반영, 강원도민의 오랜 숙원을 좌절시키는 환경부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15년도에 환경부는 최종적으로 오색케이블카 시범사업을 승인해줬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그동안 12차례의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를 통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환경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발길로 훼손된 설악산을 보호하고, 사람과 동식물이 함께 공유하는 친환경적 사업이라고 강조해오고 있다. 또한 등산이 어려운 장애인들의 탐방권을 보장해 줄 수 있다는 점도 사업의 의의로 들었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향후 행정심판이나 소송 등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 강력하게 대응해나갈 계획임을밝힌 상태다.


 

되찾아야 할 국립공원의 위상

설악산은 천연기념물, 유네스코생물권보 전지역, 국립공원, 백두대간보호지역, 산림유전자보호구역 5개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명산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인증하는 녹색목록(Green List)에 등재된 세계 수준의 보호지역이기도 하다.

그간 개발 논리로 끊임없이 계획된 설악산은 보전가치 때문에 모두 무산됐다. 상부지역은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아고산 식생대로서 학술적,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보전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멸종위기종인 산양의 주요 서식지로 보호의 필요성이 매우 크며, 대청봉 탐방 압력 가중이 예상되는 것도 그 이유였다. 이번 부동의 결정된 오색케이블카 역시 오색에서 끝청까지 천연보호구역에 계획 중이었다.

시간당 최대 825명을 수용할 수 있고 대청봉까지 1.4km 떨어진 구간이다. 강원도과 양양군의 반대입장 발표로 한동안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연유산의 보호와 생태계 존치를 위한 시민사회, 그리고 전문가들의 검토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크다.

갈등을 뒤로 하고, 이제는 설악산이 지역 사회와 건강하게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대안을 이야기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 앞으로 환경부는 관계부처, 강원도, 양양군 등과 함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건설사업으로 인한 갈등의 장기화를 방지하고, 지역발전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사업을 발굴해 협의해 나갈 계획인데, 강원도의 수용을 얻어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강원도에서 설악산 개발을 두고 가장 큰 손실로 예상되는 경제적인 부분을 완화할 수 있는 묘안을 만들어내는 데 더 큰 역량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자연 경치가 뛰어난 지역의 자연과 문화적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나라에서 지정해 관리하는 공원을 국립공원이라고 한다. 그리고 설악산은 세계에서 인정하는 녹색목록 중 한 곳이다. 탐방객으로 인한 훼손이 문제라면 탐방객수나 탐방로를 제한하는 단순한 해법을 강구할 수 있다. 인위적인 설치물을 통한 훼손과 정상탐방 압력을 더 높이는 것을 감수하면서 확인되지 않은 자연훼손 경감을 기대하는 어렵다. 또한 장애인들의 설악산 탐방권보다도 그들의 실제적인 권리보호에 더 큰 지원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물론 그간 잘못된 정치적 판단에 따른 강원도민과 양양군민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통해 갈등의 장기화와 증폭을 막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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