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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으로 길을 찾는 환경산업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10.10 12:20
  • 호수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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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종 기업간의 협력으로 급격한 발전을 보이고 있는 수소연료전지자동차

한 때는 성장에 있어 누군가보다 더 빠르게 목표를 이뤄내고, 우위를 따지는 경쟁이 중요한 시대도 있었다. 그러나 글로벌시대에서 경쟁의 가치는 저물고 있다. 이제는 서로 다른 다양한 가치를 존중하면서 공통으로 성취해가는 협력과 공조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환경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환경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힘을 모아 함께 성장하다

전기자동차 및 자율운행자동차를 생산하며 미래지향적 자동차로 가치를 높인 자동차 제조회사 ‘테슬라’의 CEO 앨런 머스크는 지난 2015년 1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오토모티브 뉴스 월드 콩그레스’에서 “몇몇 회사들이 아직도 수소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어리석은 짓”이라며 “수소차 시대는 오지 않는다”고 단언한 바 있다. 그는 수소연료(Fuel cell)를 ‘바보같은 연료전지(Fool cell)’이라며 조롱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러한 앨런 머스크의 말은 역으로 조롱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를 넘어 수소차의 시대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를 생산해야 하는 전기차에 비해 환경에 완전 무해할 뿐만 아니라 충전시간이 짧고, 오래 달릴 수 있다는 수소차는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다임러 크라이슬러, 포드, GM, 도요타, 혼다 등이 수소차 개발에 뛰어들면서 급속도로 성장 중에 있다.

물론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이라는 과제가 남아있지만, 부족한 수소충전소에 비해 수소차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수소차의 시대는 시작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소차 인프라를 빠르게 구축하고 도입하기 시작한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벌써 7000여대의 수소차가 판매·임대돼 운용 중이며 수천대의 지게차와 차량을 운용할 수소도 생산 중에 있다.

이러한 수소차의 시작을 알린 것은 현대자동차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자동차를 선보인 현대자동차는 2017년 글로벌 완성차메이커 중 최초로 해당 부품의 일괄 대량생산시스템을 구축하며 관련시장의 주도권 선점을 위한 공격적 행보에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30년까지 연 50만 대 규모의 수소전기차(FCEV)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수소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를 위협할 만큼의 급격한 수소차의 성장은 자동차회사 간의 협력에 있었다. 2013년 경쟁사임에도 불구하고 수소차의 핵심기술인 연료전지 기술을 공유하기 시작한 GM·혼다를 시작으로 도요타와 BMW, 다임러와 포드, 닛산도 비슷한 시기에 수소차 파트너십을 체결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이를 토대로 수소차 생산을 시작하며 선두주자인 현대자동차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한 결과 수소차의 급격한 성장을 불러온 것이다.

독자기술 개발을 고집하던 현대자동차 역시 2017년 완성차와 에너지 글로벌 기업 12개 사와 ‘글로벌 수소동맹’을 체결하고 수소경제로 전환을 도모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수소경제 돌입을 위해 각국의 정부가 힘을 보태면서 수소자동차를 비롯해 수소에너지 전환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차를 조롱하던 앨런 머스크는 우습게 여겼던 대상들로 인해 불과 몇 년만에 자신이 세워온 모든 것을 위협받는 형국에 놓여있다. 그리고 이러한 형국은 경쟁사 간의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환경기술협력이 중요해지다

수소차를 위한 자동차기업들의 협력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사실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자동차 기업은 친환경이라는 주제 앞에서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전통적인 경쟁의식을 종결하고 첨단기술 습득을 위해 힘을 합치는 모습을 자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협력과 공조는 자동차의 친환경화를 빠르게 이룩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산업이 자동차기업과 같은 것은 아니다. 아직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경쟁을 강조하고 있는 곳이 많다. 특히 다양한 원인과 문제가 결합해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다루는 환경산업에서도 이런 경쟁기조가 만연하다.

최근 환경문제는 한 국가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국가와 국가간의 문제, 또는 전인류와 지구의 생존과 직결되는 월경성, 국제성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에 과거부터 국가간 환경협력이 강조돼 왔고, 그 필요성을 인식해 국가 간 환경협력의 활성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환경산업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핵심기술의 교류보다는 부품간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더 자주 나타나는 모습이다.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폐기물 처리, 라돈 등 생활방사선, 유해화학물질 등 다양한 환경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간 협력은 즉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반면, 이를 해결하고 위기를 기회로 삼을 산업의 경우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공공재인 환경을 주제로 한 환경산업의 경우 국가의 주도로 이뤄지는데, 국가주도의 환경사업이 기술력, 인력 등의 차이 때문에 환경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아닌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중소기업은 기업간의 협력과 공조가 중요한 상황이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 결과 지속적인 시장 수요 증가로 세계 환경시장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국내 환경산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산업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중소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협력과 공조로 새로운 시장을 찾는 우리나라

세계 환경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발표에 따르면 세계 환경시장은 지난 7년간(2011년 ~ 2017년) 약 3.6%의 성장세를 유지했고, 2017년 1조 1997억 달러 규모에서 2020년에는 1조 3358억 달러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발전 신흥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환경수요와 환경문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에 국내 환경산업 역시 세계 환경시장을 겨냥해야 한다는 주장이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특히 정부는 새로운 환경기술을 발굴하고 성장시켜 해외진출을 통해 환경산업을 대한민국의 미래먹거리로 만들겠다는 전략을 오랫동안 펼쳐왔다.

문제는 환경산업은 복합기술산업이며, 환경문제가 고도화됨에 따라 더 정밀하고 첨예한 기술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반면, 국내 환경기술은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부문이 발주하는 환경사업에 초점을 맞춘 기술이 대부분이어서 해외진출 역량을 가진 기업이 적은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외 기업과 국제교류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다. 이들은 △글로벌 환경시장 정보 제공 △협력 프로젝트 발굴 △협력 네트워크 구축 △프로젝트 수주 지원 등 4단계로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환경산업기술원은 우선 현지 입찰, 발주처 정보 등을 기업에 제공하고 있으며,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5개국에서 해외환경산업협력센터를 운영해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도 돕고 있다. 이를 토대로 아프리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 최근 부상하고 있는 환경 유망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도 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8월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몬타자플랜트 폐기물 처리시설’에 시설을 납품한 제이에스티다. 폐기물에서 가연성 물질을 추출해 하루 300톤 규모의 고효율 고형연료를 만드는 시설인 이 시설은 2016년 정부가 이집트에 환경산업 시장개척단을 파견해 사업을 발굴하고, 2018년 해외 환경프로젝트 타당성조사를 거쳐 국내 기업인 제이에스티가 폐기물 처리시설 사업에 참여한 사업이다.

이처럼 해외와 국내 기업을 매칭해 협력하는 방식으로 정부는 인도네시아의 폐기물에너지화 시설, 탄자니아·멕시코의 의료 폐기물소각시설 등을 수주했으며, 프랑스·이탈리아 스마트 폐기물관리시스템을 수출하는 등의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이외에도 정부는 환경과 에너지 분야의 국제 협력사업을 발굴하고, 국내 환경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글로벌 그린 허브 코리아’를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환경산업기술원,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등도 국내기업의 해외진출과 기술혁신을 위해 해외 교류 및 국내외 기업들의 공조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미세먼지로 골치를 앓고 있는 한-중 양국이 미세먼지 저감 기술을 개발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미세먼지 저감 실증 협력사업’ 등 환경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국내외 산업·기술교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적극적인 협력사업 발굴은 환경산업의 성장을 가져오고 있다. 환경산업통계조사에 따르면 국내 환경산업 수출액은 2008년 2조 2283억원에서 2017년 8조 1319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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