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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위한 공조, 남북환경협력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10.10 12:50
  • 호수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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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동족상잔의 비극이 벌어진 뒤 갈라진 한민족은 지구상에서 가장 가깝고도 먼 사이가 됐다. 남과 북으로 갈라진 한반도는 때로는 날선 대결구도를 보이기도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화합과 협력이 상생의 길임을 알고 있다. 특히 미래를 좌우할 환경문제에 있어서 남북은 서로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환경협력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에너지 부족, 식량난, 재원 부족으로 산림파괴 및 각종 환경오염이 발생하고 있는 북한

심각한 수준의 북한 환경문제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이다. 이에 북한의 환경오염에 대한 정보와 현황은 명확하게 알려진 바 없다. 일부 사람들은 농사 외 알려진 산업이 없기에 북한의 환경이 우리나라의 환경보다 월등히 더 나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한다. 그러나 국경지역으로 살펴볼 수 있는 북한의 산림과 대기오염, 해마다 발생하는 자연재해 등으로 북한의 환경문제는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실제 북한은 고질적인 식량난과 에너지 부족으로 지속적으로 산림을 벌채해 농경지를 조성하고 목재를 연료로 사용해 왔다. 북한의 산림생태계의 훼손은 자연이 제공하는 생태계서비스의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만들었다. 울창한 산림은 자연적인 댐 역할을 해 홍수와 가뭄과 같은 자연재해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하며, 비바람으로부터 토양 침식을 막아주는 산림이 훼손되면서 홍수, 산사태 등의 자연재해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외에도 대기오염과 수질오염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2017년 세계보건기구(WHO)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률이 전 세계에서 북한이 가장 높다고 발표했으며, 유엔개발계획은 북한의 대기오염 상태가 특히 도시 및 산업 지역을 중심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북한의 경우 주요 산업에서 활용하는 에너지원은 질 낮은 석탄과 목재이다. 특히 석탄을 활용한 공장 고로에서는 온실가스의 주범이자 대기오염물질인 아황산가스·이산화질소 등이 방출되고 있다. 일반 가정에서 역시 석탄, 목재, 그리고 폐기물들을 태워 에너지를 얻는 상황이라 북한의 대기오염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과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는 북한의 대기오염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수질 역시 대기오염만큼이나 심각한 상황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경우 대동강과 두만강 등 큰 강을 중심으로 인구가 밀집해 있는데, 만성적인 재원 부족으로 하수처리시설이 부족하고 강과 하천을 관리하지 못해 수질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유엔개발계획의 조사에 따르면 대동강의 경우는 특히 남포의 서해 갑문 건설 이후 유속이 줄어들면서 자연 정화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봄철 녹조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산업단지와 주거단지가 밀집한 대동강과 압록강에는 산업과 생활 오폐수를 비롯해 비료, 농약, 살충제 과다사용으로 인한 수질오염 사태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홍수와 가뭄으로 인해 침식과 유실이 자주 일어나고 있는 토양은 병충해를 막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농약, 살충제, 비료 등으로 토질까지 나빠지고 있으며, 폐기물 역시 생산량은 많지 않으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소각과 매립 등으로 처리함으로써 환경을 훼손하고 있다.

 

기후변화, 생태계 파괴 현상 나타나는 북한

이러한 북한의 환경파괴는 북한의 기후와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산림 파괴로 인한 자연재해의 반복, 대기오염물질 증가 등의 악순환으로 인해 북한은 우리나라보다 더 빠른 속도의 기후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인해 북한은 평균기온이 상승하고 강우량도 증가하고 있어 자연재해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자연재해 관련 사망자 수와 GDP 손실을 중심으로 산정하는 기후 리스크 2013에서 전 세계 7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 실제 2016년 대홍수를 겪은 북한은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생태계 파괴는 더욱 심각하다. 산악지형이 국토의 80%를 차지하는 북한은 생태계의 대부분이 산림생태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봤듯이 북한의 산림은 무분별하게 훼손되고 있다. 환경부가 제작하는 토지피복도 자료를 살펴보면 북한의 토지 이용 현황을 가늠할 수 있는데, 북한의 농경지는 80년대 17.5%에서 2000년대에는 24.9%로 7.4%P 늘어난 반면, 산림은 74.9%에서 68.4%로 변화돼 북한의 산림생태계가 상당 부분 농경지생태계로 전환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심각한 산림훼손으로 인해 북한은 전 세계에서 나이지리아와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산림을 훼손하는 국가로 꼽히고 있다.

산림뿐만 아니라 생태계의 보고라고 불리는 습지 역시 지난 50년간 66% 정도 훼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서해안의 경우 한반도 철새들의 주요 도래지임을 감안하면 아주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기후변화와 산림생태계 훼손은 산림을 터전으로 하는 동물들에게도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북한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약 160여 종의 동물종이 기후변화와 산림훼손에 영향을 받고 있으며, 그중에서는 희귀종으로 꼽히는 호랑이, 표범, 수달, 영양, 사향노루 등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압록강 주변의 북한 모습

북한도 변화를 모색하지만…

산림황폐화, 중화학공업위주의 경제개발 및 경제특구의 개발 및 촉진으로 인한 산업공해 등으로 환경문제가 심각해지자 북한 역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북한은 1986년 환경보호법을 제정한 후 1992년 산림법, 1997년 바다오염방지법, 1998년 국토환경보호단속법, 2005 환경영향평가법, 대동강오염방지법 등 개별 환경법들을 제·개정했다.

이를 토대로 2005년 환경보호를 위한 자연환경보호기금을 설립하고 각종분야에서 환경보호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자연환경보존과 조성, 환경오염 및 공해 방지, 환경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폐쇄적 성향을 띄어오던 북한은 이례적으로 생물다양성협약, 사막화방지협약, 기후변화협약과 같은 유엔기구들에 가입하면서 환경문제에 있어서만큼은 국제환경기구의 교류·협력을 통해 국제사회의 지원과 협력을 도모했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군사도발과 북핵 문제에 따른 남북관계 악화 및 미국과의 대립 등을 원인으로 국제사회에서 비난을 받으면서 고립돼 국제 사회의 지원과 협력에 따른 환경 개선 효과는 아직 미비한 상황이며, 북한 내 환경사업 역시 한정된 자원과 환경보다 생존이 더 우선시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이 집권한 이후 북한은 환경문제에 있어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정은 정권의 경우 지속가능한 산림관리와 임농복합경영, 위생, 기후변화, 자연재해, 토사유출 등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특정 환경문제에 관해 관심을 두고 지역주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환경문제에 집중하면서 생물다양성, 습지 보호 등의 특정 환경문제의 해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12년부터 국가계획을 준비해 ‘산림건설총계획(2013∼2042)’, ‘산림복원 10개년 계획’, ‘임농복합경영 방식의 산림복원 10개년 계획(2013∼2022)’, ‘임농복합경영 전략 및 행동계획’ 등을 발표하면서 산림 회복 지속가능한 산림자원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 람사르협약 등에 가입해 철새와 습지 보호에 나서고 있다. 문덕과 라선 철새보호구는 람사르 습지로 지정돼 관련 자료와 활동 등을 국제사회와 교류하고 있다.

 

북한의 환경오염, 우리나라에도 영향이 있다

북한의 이러한 노력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여전히 북한의 환경 상황은 외부세계에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고 있으며,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재원, 기반시설, 의사결정 기반 등이 부족한 상황으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북한의 환경에 대해 연구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우리나라에서도 대두되고 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국내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북한의 산림복원을 위해 산림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2015년 사리원 임농복합시범단지 조성을 지원한 바 있다. 민간단체에서 주도한 북한과의 환경공조는 대부분 단기에 그친 단발성 지원이었다.

최근의 경우 2018년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교류협력이 활발히 논의되면서 북한의 환경문제에도 남북의 교류협력이 예상됐으나, 남북 군사갈등 해소, 북미대화, 북핵문제 경제협력 등의 시안에 밀려 북한의 산림복원과 양묘장 현대화 등을 논의한 ‘남북 산림협력 분과회담’과 ‘비무장지대(DMZ)를 남·북 주재 유엔기구, 평화·생태·문화·보건 관련 국제 기구 유치를 위한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공동연구를 추진한다’는 내용 외에 환경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

이러한 정세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와 협력 방안이 민·관·학에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북한의 오염은 우리나라와 무관하지 않고, 통일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환경오염과 산림황폐화는 국내의 환경오염과 기후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며, 통일 이후에도 무너진 환경을 복원하는 데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소모될 수도 있다. 또한 생태계 파괴는 생태관광 등의 자원을 잃어버리는 일과 같다. 미래세대들을 위해 한반도의 환경파괴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다. 남북의 공동번영을 위해서도 북한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조가 필요한 시점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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