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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못생겨도 괜찮아’ 푸드 리퍼브(Food refurb)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11.28 18:00
  • 호수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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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못생겨서 혹은 유통기한이 조금 지났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식재료들

먹는 데는 아무런 영향이 없지만 버려지는 농산물들이 있다. 태풍과 병충해로 떨어진 낙과, 모양이 예쁘지 않아 상품가치를 잃은 ‘못난이 농산물’, 유통기한이 조금 지난 마트 농산물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충분히 가치가 있는 먹거리이지만 음식물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다. 최근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깨어있는 사람들이 아이디어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못생긴 당근, 수프에 들어가면 상관없다’를 주제로 푸드리퍼브를 실현한 프랑스 대형마트 엥테르마르셰

먹는 데는 아무 문제없다, 푸드 리퍼브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있다. 물론 이 말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 하지만 유엔식량농업기구 등이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이 말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알 수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UN FAO)는 전 세계적으로 상품 가치가 낮다는 이유로 판매되지 않고 버려지는 식재료의 양이 전 세계 음식물 소비량 1/3인 13억 톤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조사에 따르면 연간 음식물쓰레기 500만여톤 중 70%가 유통 및 보관과정에서 발생한 쓰레기들이다.

유통기한이 조금 지났거나 상처 혹은 무르고 못생겼다는 이유로 멀쩡한 식재료가 버려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버려진 음식물쓰레기는 막대한 환경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처럼 낭비와 환경문제를 야기하는 유통 및 보관 문제로 발생하는 식재료를 재활용해 가치를 재생산하고 환경문제를 줄이고자 하는 의식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바로 푸드 리퍼브(Food refurb)다. 맛과 영양가에서는 문제가 전혀 없이 그저 ‘못생겼다’, 혹은 ‘유통기한이 조금 지났다’는 이유로 버려지던 식재료를 구매해 활용하는 푸드 리퍼브 문화는 프랑스에서 시작됐다. 프랑스 슈퍼마켓 ‘엥테르 마르셰’는 “못생긴 당근도 수프에 들어가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홍보문구를 시작으로 ‘못난이 농산물’을 저렴하게 판매하기 시작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각광받았다. 이를 주목한 윌마크, 크로커 등 대형유통업체들은 푸드 리퍼브 운동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못난이 농산물을 일반 농산물보다 20~50%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유통기한이 임박했거나 지난 식재료를 활용하는 리퍼브 식품점도 푸드 리퍼브 운동의 일환이다. 영국의 한 식당인 ‘리얼 정크푸드 프로젝트(Real Junk Food Project)는 버려질 위기에 놓인 식재료를 활용해 요리하고, 소비자가 직접 가격을 측정해 지불하는 방식으로 2013년부터 현재까지 약 5000톤의 음식물쓰레기를 감축하고 있다.

 

매년 발생하는 낙과, 푸드 리퍼브로 활용할 수 있다

푸드 리퍼브, 한국에도 상륙하다

정상적인 식품과 차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저렴하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새로운 소비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소비문화의 바람은 우리나라에서도 불고 있다.

올해는 유난히 태풍이 잦았다. 특히 수확 철에 불어 닥친 태풍에 과수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태풍으로 인해 낙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바닥에 떨어진 낙과는 상품가치가 떨어져 농가에겐 소득에 피해를 입히고,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문제거리였다.

이처럼 문제거리였던 낙과가 올해는 주목받고 있다.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낙과 농가의 피해를 돕고, 낙과를 활용한 카레, 샐러드, 잼 등을 만들어 활용하는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명을 줬기 때문이다. 푸드 리퍼브의 정석인 모습이었다. 실제 낙과 중에는 맛과 영양에 문제가 없는 것들이 많다. 이러한 낙과는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하고 잼이나 요리에 훌륭한 식재료가 될 수 있다. 특히 농촌진흥청에서는 친환경적으로 열처리를 통해 식이섬유를 추출하는 ‘열수추출공법’을 통해 낙과를 건조해 가루로 만들어 분말을 만들고 있는데, 추출된 식이섬유 가루는 빵, 국수, 과자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푸드 리퍼브는 우리나라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조금 모양이 못생기거나 작은 상처로 인해 A급 상품으로 출하되지 못한 B급 농산물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이 늘어나고 있으며, 못난이 농산물을 소비자나 식당 등에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은 물론 못난이 농산물을 청, 주스, 원액 등으로 판매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들이 성과를 내고 있다.

궁극적으로 음식물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할 수 있는 푸드 리퍼브는 긍정적인 효과가 큰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윈-윈할 수 있고, 환경에도 큰 이바지가 될 수 있는 푸드 리퍼브 문화가 계속해서 발전해 우리나라에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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