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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상품화하는 동물쇼, 쇠락의 길 앞당겨질까?
  • 박희정 기자
  • 승인 2019.11.29 15:01
  • 호수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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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쇼에 대한 반감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지금, 세계 유명 여행사이트 중 한 곳이 돌고래쇼 입장권 판매를 중단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이를 계기로 여행업계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동물쇼에 대한 관광상품화를 중단하는 결정이 잇따를지 기대되고 있다.

 

해외 여행사, 돌고래쇼 입장권 판매 중단 선언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사이트 중 하나인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는 고래류를 수입, 사육, 포획하는 관광지에 대한 입장권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최근 결정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의 표적이 돼 온 씨월드와 같은 관광 명소와 수족관에 대한 입장권 판매를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한 달에 평균 4억 9000만 명의 여행객을 지원하는 트립어드바이저는 2016년 동물복지정책을 시작했고, 그때 처음으로 관광객들이 포획된 야생동물들과 접촉하는 경험을 하는 티켓 판매를 중단했다. 그리고 2018년, 포획된 야생동물들이 관광객를 위해 묘기를 부리도록 강요하는 쇼와 공연 티켓 판매를 중단했다.

이번 정책은 연말까지 전면 시행할 예정이다. 트립어드바이저 대변인은 회사의 새로운 정책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고래는 제한된 포획 환경에서는 번성하지 않으며, 우리는 그들이 야생에서 자유롭게 사는 미래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포획된 고래 세대는 현재로 마지막이 돼야 한다고 믿고 있으며, 이 입장이 여행업계 전반에 걸쳐 더욱 광범위하게 채택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번 결정을 환영했지만, 일부 비평가들은 이 조치가 일반 대중들의 요구와 선호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씨월드는 새로운 트립어드바이저의 정책을 혹평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씨월드 대변인은 “전문적으로 공인된 동물원과 수족관의 교육적 가치와 보존 임무를 무시하는 트립어드바이저의 새로운 입장에 실망했다”면서 “씨월드는 모든 동물에 대해 최고의 관리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세계 동물원 및 수족관 협회장은 성명을 통해 “트립어드바이저는 고객의 목소리와 선호를 듣기보다는 급진적인 소수자의 목소리가 기업 정책을 결정하도록 허용하고 있다”면서 “트립어드바이저는 고객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는 동물복지를 얼마나 생각하는가

동물쇼 논란은 이번 사례만 있었던 것이 아니며, 돌고래와 같은 해양동물에 한정된 것도 아니다. 동물을 관광상품화하는 것은 오래 전부터 누누이 문제로 지적돼 왔으나, 여전히 세계 관광지 곳곳에서는 관광객들을 위한 쇼를 위해 동물들이 감금되고 훈련을 강요받으며, 생존을 침해받고 있다.

동물복지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의 노력이 커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획기적인 전환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동물복지를 강하게 느끼는가에 달린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동물복지를 옹호하지만 동물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고, 비용을 지불하면 쉽게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여전한 것이다.

수족관이나 돌고래쇼는 아이들이 실제 보기 어려운 동물들을 볼 수 있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교육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수족관에 갇힌 동물의 일생은 어떨까? 수족관에 갇혀 쇼를 하는 동물들을 바라보는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자라게 될까? 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그 답으로 제시한 것이 이번 트립어드바이저의 동물쇼 입장권 판매 금지조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동물복지를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해보는가, 수족관이나 동물원은 얼마나 교육적인가, 씨월드가 말하는 모든 동물에 대한 최고의 관리 기준은 무엇을 말하는가, 하는 점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한 것이다.

확실한 것은 자연과의 거리가 먼 서식지에서 동물들을 전시하고 쇼나 이익을 위해 동물들을 이용하고 묘기를 부리게 하는 것은 자연보호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보존은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야생동물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인지, 욕조와 같은 곳에 동물들을 가두는 것이 아니다. 트립어드바이저의 새로운 정책은 국제사회에 얼마나 파급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주목된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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