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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위협하는 버드 스트라이크, 야생조류만의 탓이 아니다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11.29 15:14
  • 호수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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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와 야생조류의 충돌로 일어나는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

유사시 핵무기 통제본부의 역할을 해 ‘심판의 날’이라는 별명을 가진 미국의 공중지휘통제기 ‘E-6B 머큐리’가 지난 10월 2일 미국 메릴랜드주의 한 해군항공기지에서 위기에 빠진다. 엔진 4기 중 1기가 작동불능을 일으킨 것이다. 다행히 E-6B 머큐리는 무사히 착륙했지만, 미 해군은 이번 사고를 A급으로 분류하고 원인을 조사했다. 미국의 공중지휘통제기를 절체절명의 위기로 몰아넣었던 것은 다름 아닌 한 무리의 새들이었다.

 

수백대의 비행기를 위협하다

항공기 사고 중 가장 유명한 사고를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US 에어웨이즈 1549편 불시착 사고’를 꼽을 것이다. 이 사고는 2009년 1월 15일 뉴욕을 출발해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으로 향하던 US에어웨이즈 1549편 에어버스 A320, N106US기가 엔진고장으로 인해 허드슨강에 불시착한 사건이다. 공중에서 엔진 2기가 추력을 잃은 상황에서 노련한 기장과 부기장이 순간적인 상황판단을 통해 비행기를 글라이더형태로 활강해 허드슨 강에 안착시켜 150명의 승객을 전원 구해낸 미담으로, 우리에게 영화 ‘셜리: 허드슨 강의 기적’으로 더 잘 알려진 사고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 미담에 주목할 뿐 무서운 사실에는 주목하지 않는다. 바로 사고 원인이다. US 에어웨이즈 1549편 불시착 사고의 원인은 ‘버드 스트라이크(Birdstrike)’다. 버드 스트라이크는 말 그대로 ‘조류 충돌 사고’로 항공기의 순항 및 이착륙 중 조류가 항공기 엔진이나 동체에 부딪치는 현상을 뜻한다.

작은 새 한 마리가 항공기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의심할 수도 있지만, 빠른 시속으로 순항하거나 이착륙하는 항공기의 경우 작은 물체에도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실제 1.8kg의 작은 조류가 시속 960km로 비행하는 항공기와 부딪혔을 경우 약 64t의 충격을 줄 수 있으며, 370km로 이륙하는 비행기에 900g 조류가 부딪혔을 경우 약 5t의 충격이 기체에 가해진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러한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사고가 예상보다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연간 수백대의 비행기가 US 에어웨이즈 1549편과 같은 사고를 겪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국내 항공기·조류 충돌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올해 7월 말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버드 스트라이크는 모두 1459건으로 한 해 평균 260건의 버드 스트라이크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을 비롯해 국내 공항들은 버드 스트라이크 예방을 위해 야생조류전담반, 엽사, 드론 등을 활용하고 있다.(사진 인천공항)

버드 스트라이크를 줄이기 위해

버드 스트라이크는 수많은 사람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항공기 안전 문제의 원인이자 야생조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사고이다. 이에 국내 공항에서는 버드 스트라이크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먼저 활주로 등에는 조류통제요원을 배치해 24시간 조류 통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엽사를 활용해 공포탄으로 공항 주변의 야생조류를 쫓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는 적외선 카메라와 소음기가 탑재된 조류 퇴치 드론을 띄워 공항 주변의 조류를 쫓고 있다. 조류 퇴치 드론은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새들을 추적해 천적의 소리나 공포탄 소리를 통해 공항주변에서 쫓아내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안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야생조류의 개체수가 관리인원이나 도구보다 많을 뿐만 아니라 이동도 빠르고 서식 범위도 넓어 단순히 쫓는 행위로 버드 스트라이크를 예방하는 데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공항 주변의 먹이사슬을 이용해 공항주변의 야생조류 개체를 줄이는 방안이 모색 중에 있다. 실제 호주 정부는 공항 주변의 식물을 제거하고 곤충을 제거하는 등 야생조류의 서식지를 줄이는 방법으로 버드 스트라이크를 예방하는 방식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버드 스트라이크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조류 역시 참새, 비둘기 등 작은 곤충이나 식물을 사냥하는 새들이 많아 국내에서도 공항 주변의 하부 먹이사슬만 바꿔도 버드 스트라이크를 줄일 수 있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지속적으로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하면 부품교체와 수리에 따른 재산피해와 항공기 지연에 따른 시간적 피해는 물론 치명적인 인명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 정부와 각 공항들은 버드 스트라이크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계속해서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 방안에는 서식지 파괴 등의 방안이 아닌 야생 조류 역시 피해자라는 인식을 가지고 문제 해결에 다가가야 할 것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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