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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국내 이슈로 불거진 국정감사 / 2019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 조중혁 기자
  • 승인 2019.11.29 16:45
  • 호수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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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가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실

지난 10월부터 11월에 걸쳐 열린 국정감사는 현재 국민들을 위협하는 환경이슈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를 한 곳에 모아놓은 듯한 무대였다. 이번 감사에 나온 환경부 및 산하기관의 수장들은 의원들의 질책에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회의의 주제를 맡은 김학용 환경노동위원장
환경부의 돼지열병확산방지를 위한 구체적 대안을 묻는 민주당 설훈의원

세계 돼지의 25%를 사멸시킬 수도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 그 대책을 촉구하다

이번 국정감사를 달군 주제 중 하나는 바로 국내 양돈농가의 존립을 위협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었다. 국내 동물생태계를 포함해 광범위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는 ASF에 대한 질의는 환경노동위원회를 포함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도 중심 이슈가 됐다. 지난 10월 세계동물보건기구에서는 ASF로 인해, 세계 돼지의 4분의 1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를 하는 등, ASF의 위세는 지금도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는 중이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ASF 관련 환경부 대응도 점검해야 한다고 의원들은 한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의 설훈 의원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발병 원인과 경로를 조속히 규명해야 하며, 북한으로부터의 유입 가능성이 있는 만큼 남북 공조를 통한 방역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현희 의원은 “지자체에서 북한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후 멧돼지로 인한 농장 유입 위험을 강조하며 개체 수 감소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지속 건의했는데도 부정적 입장을 고수했다며 하소연 하고 있다”며 “이제라도 국민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바이러스가 검출된 전 지역에 대한 멧돼지 총기포획 등 더욱 강화된 조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환경부가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시중에서는 죄 없는 집돼지를 때려잡고 실질 매개체인 멧돼지는 보호한다고 지적한다”며 “심각성을 감안해 멧돼지 개체 수를 확 줄였어야 했고 북측과도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조 장관은 “북한이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같은 당 신보라 의원은 “총기 사살한 멧돼지의 매몰 규정이 지자체마다 제각각이라는 엽사들의 지적이 있었다”며 “매뉴얼을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는지, 엽사들에게 고지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회의원 질의에 대한 답변을 위해 보고를 듣고 있는 최흥진 기상청차장

 

 

대기오염물질 불법 배출부터 전자파 유해성 문제 등 다각도 질의

 

이번 국정감사에 있어서 많은 환경문제가 발생했지만, 환경노동위원회는 주로 조국 전 장관과 돼지열병문제 등 시사성이 높은 문제에 대한 질의가 국정감사 대부분을 채워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만 다양한 주제로 문제를 제기한 의원들도 많았다.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은 최근 여수산단 업체의 대기오염물 배출에 대해 질의했다. 최근 여수산단에서 5년간 대기오염 초과배출로 행정처분을 받은 곳은 21곳인데, 그중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6개 업체는 올해 적발돼 개선 명령을 받았다. 롯데케미칼 여수 1공장의 경우 허용기준 30ppm보다 12배 많은 355.56ppm의 암모니아를 배출한 사실이 적발돼 개선 명령을 받았으나, 불복해 이의신청한 상태다. 이에 대해 증인으로 참석한 박현철 롯데케미칼 여수공장장은 “환경부의 분석 결과에 동의하기 어려워서 이의 신청을 했다”고 말했으나, 신 의원은 “그런 식이면 초과분에 대해 이의 신청하면 되는데, 이전에는 왜 배출량을 조작했나, 법이 우습게 보이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은 같이 증인으로 나온 장갑종 금호석유화학 여수공장장에게 총 대기시설 개선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묻자 장 공장장은 “총 550억 원 정도”라고 답한 것에 대해 김 의원은 “화학업계 가장 대기업이 이 정도 투자를 안 해서 온 국민이 걱정하게 만드냐”고 질책하기도 했다.

현재 폐기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문제가 생기고 있는 의료폐기물도 질의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방치된 의료폐기물이 많고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며 “전국에서 허가를 받아 현재 몇 개의 폐기물 소각업체가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처리용량 자체가 배출되는 폐기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라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일회용 기저귀는 감염성 환자, 요양병원, 요양시설에서 사용하는 것이 있다. 여기서 요양시설의 경우는 의료폐기물이 아닌 반면 일반병원과 요양병원은 의료폐기물”이라며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일회용 기저귀가 이렇게 차별화된 이유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의료폐기물을 일반폐기물로 전환하고 양을 줄여야 한다”며 “선진국 대부분의 경우 기저귀는 일반폐기물로 분류하고 감염이 우려되는 경우 의료폐기물로 하고 일반 소각시설에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덧붙였다.

기상청의 예보모델의 객관성이 없다고 질타하는 바른미래당 이상돈의원

기상청의 사업도 이번 국회에서 도마에 올랐다.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은 기상청이 개발한 ‘한국형 수치예보모델’의 독자성 평가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기상청 국정감사에서 “기상청이 최근 세미나에서 한국형 수치예보모델의 독자성 평가 점수를 10점 만점에 8.9점으로 발표했다”며 “객관적인 검증 없이 발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2016년에 연구비 3000만원을 들여 수의계약을 맺었지만, 1인 회사로 보이는 곳에 4개월 동안 독자성지표를 개발하도록 했다”며 “1000억원 짜리 국책사업을 평가하는 데 무명의 작은 회사에 지표를 개발하라고 준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그는 “이 회사는 평가모델의 해외사례가 없기 때문에 국방부의 무기국산화 지표 같은 것을 배껴서 지표를 만들었다”며 “위원회 몇 사람이 이를 검토해 독자성 점수를 매겨 8.9점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업 규모에 맞게 전문가나 전문기관에 모델을 평가하도록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기상청은 지난 10월 26일 서울시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열린 ‘한국형 수치예보모델개발사업 성과와 미래전략 토론회’를 열고 내년부터 ‘한국형 수치예보모델(KIM)’을 내년부터 본격 도입한다고 밝혔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처음에 독자성을 증명을 해야 할 부분이 있었다. 그런 노력의 일환이었다”며, 기상청과의 유착 의혹에 대해서는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은 천리안 위성 2A호의 자력계(지구자기장 측정기계) 설치과정에서 나타난 부당행위를 지적했다. 2014년부터 기상청은 정지궤도기상위성 개발을 추진해 왔고, 개발사업주관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과 경희대는 천리안 위성체에 자력계를 부착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계약 5개월 후 경희대는 위성체에 자력계를 부착할 경우 자기장 교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며 전개형 자력계를 제안했다. 이 때문에 납품기한이 1년 2개월여 미뤄졌다. 항우연과 기상청은 납품기한이 미뤄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뒤늦게 경희대 측에 계약변경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체상금을 요구했다.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대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인공강우의 실용성 역시 국회의원들의 질의대상으로 떠올랐다.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전문가들은 가뭄 등 기상조절 측면에서는 장기 발전기술로 기술 습득은 필요하지만 미세먼지 대책으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며 “외국도 공식적으로 미세먼지 저감 성공사례가 없고, 실용화 기반이 조성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본예산에 8억 8000만원을 들이고, 추가경정예산 18억원을 증액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같은 당 임이자 의원은 “인공강우는 구름·수증기가 있어야 하고, 누적강수량 10㎜ 이상이 돼야 한다”며 “인공강우로 미세먼지 저감은 없다”고 거들었는데, 이에 대해서 기상청 관계자는 “동의하기가 어렵다”면서 “논문에 따라서는 1㎜도 효과가 있는 경우도 있고 10㎜가 돼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일방적으로 정의될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올해 2019년도의 국정감사장에서도 그동안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은 다양한 환경문제들이 국회의원들을 통해 발의됐다. 하지만 이 같이 좋은 문제제기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국정감사장에서는 화제성이 높은 몇몇 주제만을 가지고 반복 질의를 하면서 시간을 잡아먹는 경우가 많아 20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임에도 아쉬운 점이 많았다.

조중혁 기자  megnumfi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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