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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란 위기 의료폐기물, 한숨 돌렸지만…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11.29 17:13
  • 호수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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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리 시설 부족으로 쌓여만 가는 의료폐기물

항상 청결을 유지해야 할 병원이 폐기물에 뒤덮일 위기에 놓여있다. 바로 의료과정에서 발생하는 의료폐기물때문이다. 감염위험이 큰 의료폐기물은 따로 모아 수거·소각하고 있는데, 문제는 의료폐기물을 처리하는 시설이 너무 부족해 병원들이 폐기물 대란을 겪고 있다.

 

의료폐기물 급증, 처리시설은 부족

보건·의료기관, 동물병원, 시험·검사기관 등에서 배출되는 폐기물 중 인체에 감염될 위해를 줄 우려가 있는 폐기물과 인체조직과 같은 적출물, 실험 동물의 사체 등 보건·환경보호 상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폐기물을 의료폐기물이라고 한다.

이러한 의료폐기물은 감염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와 처리방안이 필요한데, 정부는 무선주파수로 정보를 송수신할 수 있는 전자태그를 부착해 유통과정에서 리더기로 직접 접촉하지 않아도 해당사물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무선주파수인식기술(RFID: 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을 통해 배출·운반·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철저한 처리과정이 존재하더라도 문제는 발생한다. 배출량보다 부족한 처리업체로 인해 의료폐기물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의료폐기물은 지금 대란의 위기에 놓여있다. 지난 5월 12일 환경부와 병원 및 의료폐기물처리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의료폐기물 처리업체는 13개소이며, 처리용량은 90%에 달하는 연간 24만 6000여 톤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기물의 양이 더 늘어날 경우 처리용량이 생산량을 따라가지 못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실제 의료폐기물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병원 내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1회용 의료도구 사용이 증가했으며, 인구고령화 및 요양병원 증가 등으로 의료폐기물은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 2011년 12만 5000톤이었의료폐기물은 2018년 22만 6000톤으로 증가했다.

그에 비해 처리업체는 13개소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주민들과의 마찰을 빚고 있다. 노후화된 경북 고령과 충남 논산의 소각 시설은 주민의 반대로 증설하지 못하고 있다. 처리업체를 늘여야 하는 상황이지만 충북 괴산에 건립 예정이었던 소각 시설은 주민의 격한 반대로 건설이 중단됐다. 또한 강원도·전라북도·제주도 권역에는 처리업체가 없어 감염위험이 있는 의료폐기물을 장거리 운반해야 하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의료폐기물의 처리비용은 3년 사이 100% 이상 증가했다. 이 비용을 지불하고도 업체가 처리를 하지 못해 의료폐기물 보관기간을 초과하는 배출장과 의료폐기물을 불법 적체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청결이 우선돼야 할 병원과 의료기관 등에서 의료폐기물이 쌓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병원계와 의료폐기물 처리업체는 의료폐기물의 대란을 우려하고 있지만 환경부는 의료폐기물의 20%를 줄이라는 명령 외 별다른 대안이나 해법을 제시하지 못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전자태그를 부착하지 않고 쌓여있는 불법 의료폐기물(사진 서울시)

일회용 기저귀 의료폐기물 제외, 한숨 돌린 폐기물 대란

상황이 심각해지자 의료계 측은 감염우려가 적은 일회용 기저귀만이라도 의료페기물에서 제외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공감한 환경부는 지난 6월 불필요한 의료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고 안정적인 의료폐기물 처리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환자의 일회용기저귀 중 감염우려가 낮은 기저귀를 의료폐기물 분류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10월 22일 국무회의에서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일회용기저귀 중 감염 우려가 낮은 일회용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는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 개정되는 시행령에 따르면, 일회용 기저귀중 감염병환자, 감염병의사환자, 병원체 보유자에게서 배출되는 경우 혈액이 함유된 경우에 한해서만 의료폐기물로 분류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비감염병 환자의 일회용 기저귀는 일반폐기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조치에 의협 등 의료계는 안도의 한숨을 돌리고 있다. 기저귀만 제외되더라도 포화상태의 의료폐기물의 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료용 기저귀를 통한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기저귀의 의료용 폐기물 제외가 폐기물 대란의 해답이 될 수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환경부는 일본 등 해외사례와 ‘노인요양병원 기저귀 감염위해성 연구’를 통해 비감염병환자에게서 발생되는 일회용기저귀가 일반폐기물에 비해 감염위해성이 높지 않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의료폐기물에서 제외돼 사업장일반폐기물로 분류되는 기저귀의 구체적인 처리방법은 추후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개정 등을 통해 명시할 예정이다.

이영기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이번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개정으로 불필요한 의료폐기물의 발생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법령 개정에 따른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계도기간을 두고 적극적인 교육과 홍보를 병행하겠다”라고 말했다.

한숨 돌린 의료계 역시 기저귀의 의료폐기물 제외는 하나의 방편일 뿐이며 의료폐기물의 궁극적인 해소를 위해서는 처리시설 증설, 의료기관 내의 자체 멸균시스템 허용, 독점화가 이뤄지고 있는 현행 처리업체의 관행을 타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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