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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영혼들을 위한 배려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12.26 17:29
  • 호수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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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8일 입동이 자니면서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됐다. 내려가는 기온과 함께 누군가에게는 가혹한 계절이 바로 겨울이다. 특히 인간과 공생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는 도심 속 혹은 길 위의 동물들에게는 더욱 힘든 계절이다. 불쌍한 영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배려를 살펴보자.

 

겨울을 나는 동물들을 위한 배려

평년보다 따뜻하다지만 겨울은 겨울이다. 올 겨울도 어김없이 도심의 멧돼지 출몰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먹이를 찾아 산을 떠나 도심으로 출몰하는 멧돼지 뉴스는 이제 겨울의 연례행사가 됐다.

특히 올해는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가 유독 잦은 멧돼지의 출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11월 4일 서울시 은평구와 11월 13일 서울시 마포구에서는 갑자기 나타난 멧돼지가 차량과 부딪히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으며, 지난 11월 14일에는 한강에서 헤엄을 치던 멧돼지가 사살되기도 했다. 부산시의 경우 10월 16일부터 11월 6일까지 무려 49건(총 83마리)의 멧돼지 출몰 신고가 접수됐을 정도로 멧돼지가 빈번하게 목격되고 있다. 도심에 출몰한 멧돼지는 시민들에게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교통사고 등 안전사고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비단 두 도시만의 문제는 아니다. 멧돼지의 도심출몰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 온난화와 천적이 없어진 환경에서 멧돼지의 생존율은 급격히 늘어나 개체수와 행동 반경은 커졌지만, 서식지는 줄고 겨울철 먹이가 부족해지자 도심으로 출몰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동물 역시 멧돼지뿐만이 아니다. 겨울철 먹이를 구하기 힘들어진 야생동물들은 야생이 아닌 도시를 향하고 있다. 너구리, 고라니 등도 심심치 않게 도심에 출현하거나 로드킬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서식지가 늘어나야 하겠지만 이는 현재로써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현재 우리가 겨울을 날 야생동물을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는 작은 배려뿐이다. 겨울철 먹이를 구하기 힘든 동물들을 위해 도토리, 밤과 같은 수실류, 버섯, 산약초 등의 임산물에 대한 불법 채취와 기획관광(모집산행) 등을 금지해 최소한의 공생을 위한 배려를 해주는 것이다.

야생동물과의 공존을 생각하지 않고 서식지와 먹이를 빼앗는 행위는 결국 우리 안전을 해치고 위협하는 꼴이 되고 있다. 이제라도 동물들을 위해 작은 배려를 실천해야 한다.

 

아침 노크, 안전과 생명을 지킨다

기온이 내려가는 겨울은 가혹한 계절이다. 특히 야생에서 생활하는 동물들에게 겨울 찬바람을 피하는 것은 먹이를 구하는 것만큼 중요한 생존 본능이다. 이러한 겨울을 차가운 길거리에서 보내야 하는 길고양이들은 추위를 피하기 위해 주로 자동차의 엔진을 찾는다. 몸이 유연한 고양이들이 열기가 남아있는 엔진룸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나름의 기재라고 볼 수 있는 이 행위는 고양이와 인간에게 매우 위험하고 난감한 일이다. 엔진룸에 몰래 숨어들었던 고양이가 탈출하지 못해 죽을 수도 있고, 사고 발생시 엔진이 망가져 운전자 역시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많은 고양이들이 작은 인기척에도 반응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차량엔진에는 작은 고양이들이 주로 침입하는 만큼 사고가 발생활 확률이 적지 않다. 실제 추위에 깊은 잠에 빠졌거나 장애가 있는 고양이의 경우 빠른 대처가 힘들어 갑자기 회전하는 엔진벨트에 끼여 목숨을 잃는 사고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에 혹시나 모를 사고를 예방하고, 추위를 피해 잠들어 있을 고양이를 깨워주기 위한 ‘모닝 노크’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모닝 노크는 차량 탑승 전에 차량의 본네트를 가볍게 톡톡 두들겨 주는 노크로 엔진룸에 숨어 있을 고양이를 깨우고 미리 피하게 만드는 행위이다. 가벼운 모닝노크 외에도 가볍게 경적을 울리거나 문을 두어번 더 열었다 닫는 것도 고양이에게 도망가라는 신호를 알려주는 배려가 될 수 있다.

겨울의 추위는 언제나 매섭고 가혹하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보다 더 불쌍한 거리위의 동물들, 숲 속의 야생동물들을 위해 작은 배려를 실천하는 것은 내려간 체감온도를 조금 더 올려줄 것이다. 공생과 공존을 위한 작은 배려를 실천해 겨울을 조금이나마 따뜻한 마음으로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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