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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포장박스, 더는 안 된다
  • 박희정 기자
  • 승인 2019.12.26 17:30
  • 호수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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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식료품 매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바뀌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재사용 가능한 장바구니를 손에 들고 매장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것이다. 봉투나 종이가방을 구매해야 하는 부담이 있으니 자연스럽게 일어난 긍정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여전히 매장에서 서비스로 제공하는 포장박스다. 그리고 이제 대형시장으로 자리 잡은 온라인 쇼핑으로 인해서 한 번 사용되고 버려지는 포장박스는 더욱더 넘쳐나고 있다. 엄청난 폐기물을 발생시키고 있는 포장박스의 획기적인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매장 내 포장박스, 옛 일이 될 것인가?

넘쳐나는 포장박스를 제한하기 위한 새로운 시책은 과연 포장박스를 규제할 수 있을까? 국내의 4대 대형마트(농협하나로유통,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는 환경부와 협약을 맺고 매장 출구 근처에 있는 카운터, 박스, 테이프 기계를 없애기로 지난 8월 말 결정한 바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포장박스 제공으로 장바구니 이용이 높지 않으며, 자율포장대 운영으로 포장용 테이프나 끈 등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데 따른 결정이었다. 환경부에 의하면,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3개사를 기준으로 연간 658톤, 상암구장 약 857개 분량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하는 등 2차 환경오염 우려도 제기됐었다.

포장박스가 파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용한 많은 양의 테이프는 그 상자들을 재활용센터 대신 쓰레기 매립장으로 향하게 했다. 테이프가 너무 많아 상자를 재활용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떄문이다. 이로 인해 엄청난 양의 일회용 폐기물을 발생시켰다.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이뤄진 포장박스를 없애는 시책은 사람들이 쇼핑을 위해 재사용 가능한 가방을 가지고 오도록 장려하고, 이것이 현장에 잘 적용한다면 마트에서 발견되는 자율포장대는 과거의 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은 포장박스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포장박스를 없애는 것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부피가 큰 물건일 경우 재사용이 가능한 가방에 넣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협약을 맺은 마트에서는 구매자들을 돕기 위해 장바구니를 제작해 보급하거나 종이상자를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효과적인 대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업계 분석가들은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온라인 쇼핑으로 전환할 것이며, 이는 더 많은 종이상자, 포장 테이프, 포장지를 사용하게 하고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환경부가 시범사업 중인 재활용포장박스

택배박스 재사용하는 새로운 시책 나와

환경부는 최근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 유통물류업계와 함께 재사용 가능한 택배 포장재를 처음으로 시범운영한다고 밝혔다. 증가하고 있는 택배를 줄이기 위한 재사용 택배 포장재의 현장적용 가능성을 평가하고 분석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통합물류협회의 택배 물동량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택배물동량은 23억 1900만 상자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5년에 18억 1500만 상자였고, 2016년에는 20억 4600만 상자였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유통포장재 감량 지침서를 마련하고 친환경 포장재 사용, 재사용 가능한 포장재를 사용하는 물류시스템을 구축해, 맞춤형 적정포장 설계 등을 내용으로 올해 5월에 유통물류업계와 협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현재 환경부는 유통포장재 감량 지침서가 현장에서 적용가능한지를 분석하는 ‘유통포장재 감량을 위한 현장적용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시범사업도 이 평가의 하나로 진행되는 것이다.

재사용 택배 포장재 시범운영은 택배 배송 고객 300명을 선정해 올해 11월부터 3개월간 진행된다. 택배 배송 고객 중 재사용 택배 포장재 사용을 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고객이 상품을 구입하면 유통기업에서 기존 택배상자가 아닌 재사용이 가능한 상자에 담아 배송한다. 그리고 고객이 재사용 상자를 내놓으면 물류회사에서 상자를 회수해 세척 후 다시 유통기업에 전달한다. 그리고 회수된 상자에 새로운 물품을 담아 다른 고객에게 배송하는 과정을 되풀이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새로운 정책이 현장에 잘 안착할 수 있을지는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영기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택배 배송 제품의 과대포장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와 함께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조가 절실하다”며, “이번 시범운영은 포장 폐기물을 감축하고 재사용 택배 포장재 사용 확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누구나 매장에서 구매한 상품을 종이박스로 포장하고, 아니면 온라인 쇼핑을 통해 박스에 포장된 상품을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영기 자원순환정책관이 말한 대로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결정들이 현장에서 잘 적응되기 위해서는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최근 들어 국내 폐기물에 대한 문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변화를 위한 새로운 노력들은 더 많이 알려질 필요가 있다. 포장박스에 대한 민감도를 높이는 것은 넘쳐나는 폐기물을 줄이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인식의 전환은 생각보다 큰 변화를 몰고 온다.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 잡은 커피전문점 내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고, 텀블러를 가져오는 소비자들 또한 늘어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남은 것은 우리들의 결정이다. 매장 쇼핑을 할 때 재사용 가능한 가방을 가지고 갈 것인가? 아니면 여전히 포장박스를 이용할 것인가? 아니면 온라인으로 주문할 것인가?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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