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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 꿈꾸는 에너지 산업, 환경과 효율 다 잡을 수 있을까?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12.26 17:33
  • 호수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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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이제 친환경을 넘어 필환경을 향해 나가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말한다. 이러한 필환경을 위한 전환은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사회에 필수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오염이나 위험을 눈감아줬던 에너지산업에도 이러한 전환이 계속 요구되고 있다. 환경과 함께 효율까지 생각해야 하는 에너지산업은 이러한 전환의 요구에 어떻게 응하고 있을까?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 요구가 늘어나다

우리 사회에서 갑자기 전기가 사라진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사회는 동력을 잃고 멈출 것이며, 당장 우리의 삶에도 할 수 있는 것들이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 것이다. 이처럼 에너지는 우리의 삶과 사회에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에너지를 얻기 위한 행위 중 일어나는 착오들을 묵시하고 방관해 왔다. 화석연료를 태워 열에너지를 얻는 동안 발생하는 대기오염원과 지구온난화 유발 물질을 오랫동안 암묵적으로 수용해왔으며, 돌이킬 수 없는 위험이 있음을 알면서도 높은 효율성에 원자력발전을 개발하고 건설해 왔다.

그로 인한 결과물은 현재 제대로 나타나고 있다. 그 결과물을 목격하고 경험하고 있는 우리는 그간의 과오를 인정하고 올바른 형태로 돌아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에너지 산업은 지금 친환경사회를 위한 대전환의 요구를 받고 있는 산업이다.

실제 세계 주요국들은 친환경 에너지정책을 다양한 이니셔티브 형태로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독일과 프랑스는 기존 에너지 정책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에너지전환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영국 청정성장 전략, 중국 석탄의존도 감축, 인도 전력화율 제고 및 신재생에너지 전원개발 정책 등이 추진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탈화석·탈원전 선언 이후 신재생에너지, 수소에너지 등 친환경에너지로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에너지의 전환을 환영하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우려의 눈빛을 보내는 의견도 적지 않다.

에너지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의 안정적인 수급이기 때문이다. 에너지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각종 산업은 물론 가정과 개개인이 입을 피해는 막대할 것이다. 이러한 아이러니로 인해 에너지 산업은 아주 조심스럽고 치밀하게 전환을 이뤄가고 있다.

 

에너지 전환의 선례, 유럽

응원과 우려의 목소리 속에 현 정부는 2017년 말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년)’에서 앞으로 탈화석·탈원전 및 신재생에너지 전력생산 비중을 대폭 확대한다고 발표했으며, 올해 확정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통해 계획을 실현한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의문을 가지고 있다. 과연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친환경에너지가 화석연료와 원자력 발전의 에너지 발전량을 감당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러한 의문에 해답을 던져주는 나라가 있다. 바로 독일이다. 독일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00년 재생에너지법을 발의해 재생에너지 산업을 발전시켜나갔다. 그리고 2010년 탈화석연료를 골자로 하는 ‘에너지구상 2010(Energy Concept 2010)’으로 대표되는 ‘에너지전환(Energiewende)’ 정책을 수립·추진해 왔으며,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에는 탈원전을 실현해온 국가이다.

독일의 에너지전환 정책은 탈원전·탈화석을 조기에 이루고 재생에너지를 적극 활용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3020’ 에너지 전환정책과 닮아 있다. 실제 독일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2022년까지 모든 원전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에너지패키지(Energy Package, 6개법, 1개 강령)’를 2011년 발표했으며, 2015년에는 탈석탄 목표 달성을 위해 자국 내 노후 갈탄화력발전소의 점진적인 폐쇄 계획을 결정하고 에너지 전환정책을 설정했다. 탈원전·탈석탄을 통한 에너지 발전은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그리고 이러한 독일의 에너지 정책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 특히 지난해 독일의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의 비중이 사상 최초이자 세계 최초로 석탄 발전량을 능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2018년 상반기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은 총 에너지 발전량 중 36.3%를 차지해 35.1%를 차지한 석탄 발전량을 넘었다고 한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석탄 발전량이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의 두 배 이상을 차지했던 만큼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성과에는 정부의 강력한 에너지 전환 정책만이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 에너지전환을 위해 독일은 산업과 가정에서의 에너지수요 증가를 억제하는 한편 2017년 재생에너지법 개정을 통해 시장 내 통제 가능한 시장경쟁체계 도입과 전력공급망을 새롭게 손봤다. 특히 탈화석 탈원전으로 인해 전력값이 증가하자 독일 정부는 신재생사업자의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는 방편으로 다른 기저전원과의 경쟁과 무관하게 신재생 발전전력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도록 규정했다. 이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설비가 확산됨에 따라 계통에 유입되는 신재생 발전전력이 증가했고 이는 전력시장 도매가격의 하락을 가져오며 안정세를 만들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독일의 에너지 전환은 성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메르켈 총리가 4선 연임에 성공하면서 독일의 에너지·기후변화 정책 기조는 큰 변화 없이 유지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를 위해 독일 정부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와 친환경자동차 보급 확대, 에너지효율 기술 개발 및 재활용 산업 발전에 계속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외에도 유럽에서는 기후변화와 대기오염 등을 이유로 에너지 전환을 목표로 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독일과 마찬가지로 탈화석 정책을 통해 기후변화와 대기오염에 대응하는 한편, 생산전력 전원비중의 75%를 차지하는 원자력 비중을 2025년까지 50%로 감축하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겠다는 에너지 전환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와 달리 영국의 경우 대기오염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이행하되 안정적 에너지공급, 에너지 경쟁력 제고 등을 위해 원전과 가스 발전은 유지한다는 ‘청정 성장’ 전략을 내놓고 있다. 탈석탄 정책을 펼치는 한편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고부가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원전과 가스의 발전을 유지하면서 신재생에너지를 늘려나간다는 것이 영국의 에너지전환 방침인 것이다.

이처럼 자국의 현실과 이윤을 따져가면서도 에너지 산업이 친환경적으로 전환하는 데에는 많은 국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문제는 얼마나 안정적이고 큰 혼란 없이 전환을 성공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2017년 국내 최초로 영구정지가 결정됐던 고리 1호기(사진에서 오른쪽)

에너지 전환을 공표한 한국, 어디에 와 있나?

2017년부터 우리나라 역시 에너지 산업의 대전환을 예고하고 분주히 달려오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일본 가루이자와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에너지·환경 장관회의에서는 2017년 이후 국내 에너지전환 정책과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소개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한국의 노력과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를 강조했으며, 지난 10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세계재생에너지총회(KIREC2019)를 개최하며 에너지 전환을 세계에 공표하기도 했다.

실제 우리나라는 정부와 에너지 산업 관계자들이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실제 에너지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1월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재생에너지와 함께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에너지를 개발해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용량요금제도, 민간석탄화력 정산조정제도, 배출권비용 별도 정산제 등 화석연료원을 지원하는 각종 제도들이 남아있고, 화력, 원전 등의 기존 에너지가 자리잡은 에너지시장에 가격경쟁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이 진입하거나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2016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불과 3.5%로 매우 낮았다. 에너지 전환 이전에 친환경에너지 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한 독일과 달리 애초에 재생에너지 발전이 주목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급격한 에너지 정책의 전환은 어불성설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모습은 에너지 전환이라는 대전제를 내세우고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모습이다. 태양광, 태양열, 해상풍력, 수소, 지열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대두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부작용도 때때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은 계속해서 수정해 나가야 한다. 유럽 국가들의 에너지 전환 역시 자신들에게 맞는 신재생에너지를 찾아 도입하고 신재생에너지가 에너지시장에 자리 잡도록 유도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유럽국가와 지리적, 사회적 환경이 다른 만큼 우리나라에 맞는 에너지를 찾고 신재생에너지의 기술 개발과 효율 증가를 위한 신재생에너지 업체의 자발적 노력과 함께 에너지 신사업 발굴 등 재생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더 적극적인 방안과 제도 등을 마련하면서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제도에 부응할 시민과 기업 등의 참여 또한 필수적이다. 기존의 환경을 해치고 위험한 에너지가 아닌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은 불가피하며, 이를 위해서는 사용자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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