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7.31 금 16:45
FUTURE ECO
상단여백
HOME 월간퓨쳐에코 특집/기획 기획/이슈/진단
한반도 녹색사회로의 전환, 어디까지 왔나?
  • 박희정 기자
  • 승인 2019.12.26 17:34
  • 호수 123
URL복사

사회가 녹색화 되려면 꼭 필요한 만큼의 생산과 소비가 전제돼야 한다. 그리고 생활패턴의 전환 을 친환경정책의 근간으로 삼고, 사회 전반에 뿌리를 내리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 는 과거의 개발중심의 발전과정에서 단기간 경제적 부를 축적하는 데 성공했다. 그로 인한 환경오염의 치유와 복원에 많은 자본을 투입해왔음에도 완전한 회복까지는 갈 길이 멀다. 변화를 위해서는 무엇이 부족한지를 알아야 한다.

 

한국의 녹색전환 실태, OECD 평균 못 미쳐

KEI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녹색화 전략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에서 녹색전환이 갖는 의미는 크게 두 가지의 실행적 의미를 내포한다. 하나는 사회적 시스템 속에 환경가치를 포용하고 내면화하는 것이며, 이는 환경가치를 사회적으로 가치화하고 제도화하는 방법으로 이행돼야 한다. 두 번째는 환경을 배제하는 개발국가에서 환경을 포용하는 탈개발국가로 전환하는 것이며, 이는 혁신적 녹색포용국가의 의미를 실행함으로써 이행돼야 한다. 녹색전환의 개념은 기존 경제개발 중심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개념에서 자연, 사회, 경제를 포괄하는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한국은 경제와 환경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녹색성장을 추구했다. 그러나 정부의 녹색성장은 화석연료의 도입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었다. 석탄화력발전소 신설은 경제성 측면이나 환경성 측면에서 에너지 정책을 역행하는 것인데, 이제 더는 방관할 수 없는 처지에 이른 이 시점에서 녹색사회로의 전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2008년 이후로 OECD 평균을 넘어선 상태이며, 이후 변화는 크게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문의 에너지 이용 비중을 살펴보면 OECD 평균은 1990년 이후 지속적으로 넘어선 상태일 뿐 아니라, 이용 비중은 상승하는 추세로 확인된다. 한국은 1인당 에너지 소비량과 산업부문 에너지 소비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확인되지만, 녹색전환에 중요한 요소로 볼 수 있는 재생에너지의 비중은 OECD에 가입된 다른 국가와 비교해 봤을 때,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로 확인된다. 이러한 사실들을 토대로 에너지 부문에서 한국은 녹색전환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멸종위기종의 변화에 따라서 생태환경의 실태도 검토할 수 있다. 2004년 194종의 멸종위기종이 확인되나, 이후 2016년에는 그 수가 533종으로 증가했다. 비교 대상인 프랑스, 영국 등 다른 국가의 경우 2004년 대비 2016년에 멸종위기종의 수가 줄어들었고, 해당 기간 동안의 추세를 살펴보면 그 감소 정도가 확인된다. 그에 반해 한국의 경우 멸종위기종이 늘어났으며, 동일한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이는 생태계 분야에서도 OECD 다른 국가에 비해 녹색전환의 정도가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에서 무분별한 도시의 확장과 난개발 등을 방지하기 위해 설정한 개발제한구역의 지정과 해제 현황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해제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6년 이후로는 해제하는 면적이 줄어드는 것이 확인되지만, 지속적으로 개발제한구역이 줄어들고 있는데, 이는 생태계 훼손의 근거가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토환경성평가지도에 따르면 2006년 이후 개발지역의 비율이 소폭이지만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며, 이는 역시 생태분야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판단할 수 있다.

 

녹색전환을 위한 노력

그렇다면 한국의 녹색전환을 위한 노력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먼저 국가 차원에서의 에너지 부문과 관련된 정책 변화가 나타난다. 문재인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비중을 전체의 20% 수준으로 늘리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에 재생에너지 발전 방법 중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의 비중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2030년까지 48.7GW의 발전용량을 늘릴 수 있는 수준의 발전 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의 주요 내용이다.

다만 정책의 시행 기간이 2030년으로 장기 계획에 따라 추진될 예정이며, 정권의 변화에 따라 정책의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비율로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국가가 2017년 기준 18% 비중으로 운영 중인 캐나다로 확인되나, 기후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목표로서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녹색화 전략 연구’ 보고서는 정책의 목적은 녹색전환에서 어떻게 녹색개발이 더는 슬로건으로만 존재하는 정책이 되지 않게 하는 데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로운 녹색개발 하에서 새로운 생각, 사회규범과 새로운 녹색생활방식이 형성된다. 정부와 국민이 생태문명 기반의 녹색개발과 전통적인 개발 모형 간의 고유한 차이점을 이해하고 녹색개발의 운영이 가능하게끔 해야 한다. 환경보호와 경제 개발 사이의 관계에 대한 획기적인 발전을 통해서만 엄격한 환경보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이다.

먼저 새로운 녹색개발 논리를 수립하고, 환경보호와 경제 발전 사이의 관계에서 돌파구가 마련돼야 한다. 그리고 환경문제와 녹색개발의 주요 기회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을 알려야 하고, 환경보호는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오해를 명확하게 해소해야 한다. 새로운 녹색논리는 행동에 대한 저항을 감소할 뿐 아니라 새로운 녹색소비자 심리를 창출하고 녹색산업을 촉진할 것이다. 단계별 녹색교육을 실시해 녹색개발에 대한 인지적 편견을 해결할 필요도 있다.

 

해외 나라들은 어떤가?

북유럽의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아이슬란드, 핀란드 등 5개국을 포함하는 노르딕 국가는 해당 지역과 국제 수준 차원에서의 환경보전을 위해 수십 년 동안 공동으로 노력해왔다. 노르딕 연합 내 국가 및 자치령에서 개별 국가가 아닌 국가 연합으로 녹색전환을 계획한 이유는 기후변화라는 위험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북극권에서 근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와 아이슬란드, 그린란드 등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북극 빙하 유실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국가들이다. 융빙으로 인한 해수면 상승, 해양 수온 변화로 인한 어종 변화와 온난화로 인한 생태 변화는 이들 국가에서 실제로 체감되는 현상이며, 국가 전체의 산업구조 변화는 물론이고 미래 세대의 삶의 패턴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위협, 즉 국민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서 이들 국가가 공통적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노르딕 연합이 녹색전환의 전략으로 재생에너지의 대폭적 확대, 환경교육,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는 순환경제사회 구축, 화학물질에서 안전한 사회 구축 등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기후변화의 위협에서 안전한 사회를 스스로 구축하고, 이러한 노력을 국제사회에 연합 차원의 이름으로 알리고자 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녹색전환 국가계획은 환경오염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 발전 일변도의 산업 육성으로 인한 대기, 물, 토양, 생태계 오염은 중국의 미래 세대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임을 국가가 먼저 인식하고, 1, 2, 3차 산업의 재구성, 도시와 농촌의 공간적 재편, 기반시설의 녹색화를 목표로 국가 전체의 녹색전환을 계획했다.

쿠바의 경우는 생존과 직결된다. 구소련의 몰락과 그로 인한 경제적 지원의 중단, 서방 국가에 의한 경제적 거래 봉쇄, 주 생산품인 사탕수수 가격 폭락 등으로 국민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쿠바는 불가피하게 분산형 소규모 도시농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것이 의료인력 수출, 관광산업 육성과 함께 쿠바의 주요 산업으로 발돋움하게 됐으며, 본의 아니게 친환경 농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계의 녹색전환을 저소득 개발도상국에서도 충분히 시행할 수 있다는 사례를 만들어줬다.

녹색전환의 기본 틀인 지속가능발전은 국가의 정치와 사회 시스템 운영 형태에 따라 변형됨을 알 수 있다. 1인당 평균 소득이 매우 높고 인구 규모가 매우 작으며 오래 전부터 국가 주도의 사회보장과 복지제도가 잘 발달돼 운영돼 온 노르딕 연합 내 국가들은 장기간에 걸쳐 국가 정책에 대한 숙의와 소통 등에서 국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는 사회시스템을 자연스럽게 구축했다. 이는 경제-사회-환경의 상호 간 피드백을 원칙으로 하는 지속가능발전이 국가 정책의 주류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했고, 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녹색전환 역시 가장 이상적인 지속가능발전의 틀을 유지하면서 이행을 위한 전략이 수립될 수밖에 없는 환경을 구축했다. 이상적인 지속가능발전 틀은 중국의 녹색전환계획에서 경제-환경의 양자 간 상호작용이라는 개념으로 변형된다. 초거대규모의 인구와 국토, 70년 이상 단일 정부 통치 체제, 국가 주도의 급속한 경제 발전은 중국의 국가 정책의 결정에서 국민의 참여와 소통, 숙의와 공개가 이뤄지기 어려운 사회 시스템으로 고착화되는 원인이 됐다. 중국의 사례는 이러한 사회 시스템의 폐쇄성 정도에 따라 지속가능발전 전략의 구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이에 정치-사회적 운영 시스템이 중국보다 폐쇄적인 북한의 경우 남북 간 경제 협력이 북측의 기존 사회 시스템에 영향을 줄 정도의 파급력은 없어, 경제-환경 간 상호작용의 변형된 지속가능발전 개념과 그에 따른 녹색전환계획은 한반도 녹색화 전략 수립에 매우 유용한 벤치마킹 사례로 여겨진다.

 

한반도 전체 녹색화 연구 필요

남북한은 국토환경 측면에서 분리돼 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백두대간으로 대표되는 산줄기와 광역 생태축이 남북 간에 단절되지 않은 상태이며, 하천 유역의 구조나 연안역의 분포도 남북한은 매우 유사하다. 동고서저형의 지형상 인구 분포와 정주 위치, 경제 중심도 우리와 동일하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내에 언급된 벨트별 각종 계획은 그동안 우리 정부 내 관련 부처와 산하기관, 연구기관 등에서 실시해 온 남북 경협 관련 연구와 계획 수립 경험의 산물이며, 여건만 갖춘다면 당장에라도 사업의 기획과 설계에 돌입할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의 대부분은 개발과 빠른 성과이고, 북한의 사업 대상 지역에 대한 환경적 보전이나 녹색전환에 대해서는 규제로 간주하고 있다. 향후 신경제지도가 구체적으로 계획돼 세부 사업이 시행되면, 그로 인한 환경적 악영향과 그 결과는 지금껏 우리가 겪었던 바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현재 북한의 자연과 생활환경 상태는 대도시권과 산업지대, 자원개발 지대를 중심으로 크게 오염돼 있는 것으로 보고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북한 당국의 경제개발 우선주의에 의해 후순위로 밀려난 상태로 파악된다. 물론 국내 각종 환경 관련 법제도에 의해 남북 경협의 모든 개발 사업은 친환경적으로 수행될 것이라고 믿지만,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의 세부 개발사업은 그보다 차원 높은 환경철학, 즉 북한의 자연과 생활환경을 우리나라와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거나 유지할 수 있도록 공헌해야 한다. 수십 년 전에 유행했던 개발과 경제 간의 연관 논리는 앞서의 해외 사례에서도 그 한계가 충분히 드러났으며, 북한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오염되지 않은 지역은 사전 예방적 차원에서, 오염된 지역은 복원을 통해 남북한의 환경상태를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박희정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환경행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QR 코드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