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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행 없는 목표 설정으로는 기후변화 대전환 이룰 수 없어
  • 박희정 기자
  • 승인 2019.12.26 17:56
  • 호수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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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기후정책을 되짚어보고 개선방안을 다져야 할 시기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릴 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에서 유의미한 결론을 낼 수 있을지, 아니면 공염불에 그치는 회의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이미 당사국총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다양한 방면에서 기후논의는 시작됐다. 주요 논점들에 대해 살펴보고, 녹색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이슈들이 충분히 점검되고 있는지 알아본다.

 

파리협정 구체적 후속합의 쉽지 않아

작년에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개최된 COP24는 파리협정을 이행하기 위한 규정을 개발하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 오늘날 당사국들은 2030년까지 2010년 수준에서 45%의 배출량을 줄여야 하고 2050년까지 기후 중립을 달성해야 하며, 이러한 야심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많은 국가들이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저탄소 성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파리협정의 야심찬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으며, 개별국가 차원에서 달성할 수도 없다. 국제사회 모두가 파리협정을 이행하는 데 있어 그들의 역할과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 세계 환경을 보호하고 녹색성장을 강화하기 위한 국제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이슈들이 적절한 관심을 받을 필요가 있다.

유엔에서 매년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당사국총회에서의 주요 쟁점은 역시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의 의견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기후책임의 이행에 있다. 선진국들은 기후변화의 역사적 책임에 따라 파리협정에 이미 규정된 개발도상국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제공할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 개발도상국들이 협약의 효과적인 이행촉진의 전제로 삼는 것이다. 오늘날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과 피해의 비용은 상상을 초월하고 주요 희생자들은 확실히 개발도상국 또는 빈곤국들이다. 이들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국제단체들은 재정적, 기술적 지원을 제공할 때 형평성의 원칙을 지켜야 하며,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개발도상국에 충분한 지속 가능한 자금을 제공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기후변화 완화와 환경보호 분야에서의 국제적 협력이 강화돼 국가 간 상호 이익 보호의 원칙에 입각한 환경보호라는 세계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선진국들은 이러한 요구에 대해 수긍을 하지만 재정 지원을 위한 모금은 매우 미약한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고, 협약 이행의 촉진을 위한 구체적인 제도적·행정적 지원에 대해서도 합의점을 도출해내지 못하고 있다.

 

기후이슈 다방면에서 논의

오늘날 기후변화는 인류와 미래 세대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가장 높은 기온 상승을 기록한 사실은 지금이 기후비상사태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할 때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 준다.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가 12월 2일부터 13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된다. 이번 당사국총회에서는 국제탄소시장 운영 지침을 포함해 모든 당사국에 공통으로 적용될 파리협정 이행보고서의 구조양식과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 이행기간 설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파리협정에 따라 2020년은 2015년에 제출한 온실가스 국가감축목표(NDC)의 갱신 제출과 2050년 장기 저탄소발전전략의 제출 기한이며, 2021년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첫 번째 온실가스 국가감축목표의 이행 시작점으로 잡고 있어 매우 중요하다.

우리 대표단은 주요 국가와 환경건전성그룹과 공조해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온실가스 국가감축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국제탄소시장 설립, 모든 국가에 적용될 투명한 기후행동 보고체계 마련 등에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논의에 참여할 예정이다.

총회에 앞서 OECD는 프랑스 파리에서 지난 10월 기후변화 전문가그룹 글로벌 포럼을 개최해 기후변화정책 동향과 향후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포럼에 참가한 전문가그룹은 지속가능한 발전과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에너지 개선과 재생에너지 확대가 필수적임을 강조하고, 현재 2050 장기저탄소발전전략을 제출한 국가들의 사례를 공유하기도 했다.

2019년 현재 12개의 제출된 2050 장기저탄소전략을 분석한 결과, 2개국이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으며, 감축이 주된 내용이나 대부분의 분야를 포괄하고 있고, 유엔의 지속가능개발목표인 SDGs와 NDC의 연계성도 확인된다.

장기저탄소전략 수립과 이행은 NDC 수립과의 시너지를 염두에 두고, 주도기관을 선정해 논의하고 전략개발과 부처 간 이행 역할 분담 등 책임 부처 지정 등을 거쳐서 진행된다. IEA는 지속가능발전과 NDC 이행·달성을 위해 에너지 효율개선과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에너지 효율개선이 매년 줄어들고 있으며, 지속가능발전을 위해서는 매년 3% 이상 효율 개선이 이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존 석탄화력발전과 현재 건설 중인 석탄발전소에서 발생할 온실가스 배출량만 산정하더라도 이미 목표 시나리오에 근접하기 때문에 기본 발전소의 폐쇄 및 건설 중인 발전소의 중단이 있어야만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봤다.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설정 내놓아

세계 국가들은 기후비상사태와 파리협정 당사자로서의 책임을 인정하며 국가별 NDC를 개편하고 있다.

영국은 2008년 기후변화법을 제정, 2050년까지 1990년 대비 80%의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설정했으나 100% 감축을 목표로 장기전략을 진행 중이다. 내각은 5년 단위로 탄소예산을 배정하고 있으며, 청정성장전략을 도입, 전기, 수소, 감축 관련 경로를 마련해 추진 중이다. 현존하는 최고의 과학기술에 근거한 5년 주기의 검토가 매우 유용하며, 이를 통해 혁신과 투자, 효율적인 자산 배치가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기후논의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미국도 2025년 감축목표(2005년 대비 28%)의 이행수단으로 에너지 효율 개선을 중시한다. 주정부가 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등 감축정책을 주도하고 있으며, 일부 주정부는 2050년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를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모델링 결과에 따르면 미국은 2050년까지 50% 감축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의 감축목표는 2025년까지 2005년 대비 37% 감축이며,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43%로 목표 상향을 준비하고 있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 확대, 지속가능한 바이오연료 사용 촉진, 에너지 효율개선 등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수력 발전의 비중을 줄이고(2017년 65.2%->2027년 61.4%), 바이오매스(8.2%->11.7%), 풍력(6.8%->11.7%), 태양광(0.1%->3.4%)을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은 기후전략이 경제전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6월 내각에서 장기저탄소전략을 승인한 바, 일본 기업의 전향적인 태도변화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인 탈탄소화 추세에 대한 이해, 탄소중립시 국제경쟁력을 유지할 방법에 대한 고민, 국제 금융기관들의 참여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일본 기업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현재 일본 주식시장 90%의 상장회사가 파리협정의 목표를 기업의 장기 전략에 반영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인 중국은 2℃ 목표 달성을 위해 전력 부문의 탈탄소화를 계획하고 있으나, 2050년까지 전력 소비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국의 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의 비중이 약 30% 정도이나, 2030년에는 65% 정도에 도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탄소 저장, 전력계통망의 연결, 수요관리 시스템 개발에 중요도를 두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주요 전력원은 석탄(88%)과 원자력 발전이며, 전력부문은 남아공에서 일자리, 세수 등 많은 영향을 가지고 있어,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시 큰 사회적 영향이 예상된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 남아공은 2030년까지 발전원을 다양화할 계획을 수립 중이나,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사회적 영향에 대한 이해관계자간의 논의를 통해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온도 상승 지연시킬수록 비용 증가할 뿐

이번 제25차 당사국총회에서는 국제탄소시장 운영에 대한 타결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2015년 12월 파리협정 채택 후 수년간의 협상을 거쳐 지난해 제24차 당사국총회에서 파리협정의 이행에 필요한 규칙 대부분을 마련했으나, 국제탄소시장과 관련된 지침은 일부 국가의 반대로 채택이 결렬됐었다. 당사국들은 이번 총회에서 국제탄소시장 지침이 합의되지 않으면 파리협정의 본격적 이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인식 아래 협상에 임할 것으로 전망되며 진전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이번 총회의 최대 관심사다.

IMF는 기후변화 대응방안을 주제로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각국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정책 실행을 지연시킬수록 지구평균온도 상승을 막기 위한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현재 각국이 제출한 감축목표 수준은 파리협정 2℃ 목표 달성에 현저히 부족한 상황임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장 비용효과적인 온실가스 감축정책으로 탄소세를 꼽았으며, 2030년까지 현재 평균 톤당 2달러에서 75달러(약 9만원) 수준으로 증세하는 것을 제안했다. 높은 금액의 탄소세는 생산비용을 높여 산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사회 전체의 편익은 증가할 것이라는 이유다. 그리고 징수한 탄소세로 다른 종류의 세금감면, 서민이나 빈곤층에 대한 지원, 청정에너지 투자 확대 등에 적절히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톤당 75달러의 탄소세 부과시 국가에 따라 미치는 영향은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 탄소배출은 30% 감축되지만 전기요금은 평균적으로 53%, 휘발유 가격은 20%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세입이 증가해(GDP의 1%) 사회취약계층에게 세수를 재분배함으로써 진보적인 정책 수행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도, 남아프리카와 같은 개발도상국의 경우, 탄소세 증세 시 탄소배출량은 45% 줄이고, GDP의 3.5% 세입 증가가 예상된다.

탄소세 부과 우수사례로는 스웨덴이 꼽힌다. 스웨덴 정부는 톤당 127달러(약 15만원)로 가장 높은 수준의 탄소세를 시행 중인데, 1991년 탄소세 도입 시 중간 및 저소득층에 대한 소득세 감면 정책을 동시에 시행해 제도 안정화를 도모했다. 1995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25% 감축하면서도 GDP는 75%가량 성장했는데, 이는 온실가스 감축정책이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된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킬 수 있는 사례로서 의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제사회는 기후체계가 위험한 인위적 간섭을 받지 않는 수준으로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를 안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기후협약의 이행을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또 촉진하고자 한다. 그러함에도 이미 상승추세에 있는 온도를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유엔기후당사국총회를 비롯한 일련의 그룹별 논의를 지속적으로 마련해 결론을 도출하고 각 나라가 지금껏 시도해왔던 경험들을 나누면서 더 좋은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목표치를 내놓는 것에 그치지 말고 현재와 미래세대를 위협하는 기후비상사태를 타개하고, 녹색성장을 위한 지역과 국제 협력을 조정하는 데 있어서 당사국총회의 중요한 역할을 인식하고, 지역적, 세계적 차원에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책임을 이행해야 할 것이다. 다가올 파리협정의 후속협상을 통해 본격적인 기후행동시대로 들어서서 녹색사회를 앞당길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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