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9.25 금 17:45
FUTURE ECO
상단여백
HOME 월간퓨쳐에코 eco-book/기타 문화산책
물 위에 시 쓰기
  • 시인 양성우
  • 승인 2020.02.13 13:55
  • 호수 125
URL복사

물 위에 시 쓰기
                                               양 성 우

처음부터 나는 흙부스러기요 연기요 먼지이며
지푸라기요 바람이다
무수한 봄눈송이와 함께 어지럽게 내리면서 녹는
봄눈송이다
언제나 나는 아무것도 아니요 헛것이며 헛것이니
나의 몸은 그림자요 나의 말은 헛말이다
나는 모래 위에 집을 짓고 물 위에 시를 썼다
공들여 한 평생 내가 찍은 발자국들은
내 발자국이 아니요
내가 땅에 그린 그림은 내 그림이 아니다
나를 기억하지 마라
나는 이곳에 오지 않았다 이 몸으로는 처음부터
나는 여기에 없었으며 앞으로도 여기에 없을 것이다
영원에서 영원까지
그 너머의 아득한 곳까지

 

양성우 시인은 전남 함평에서 태어났고 전남대학교를 졸업했으며 1970년 문단에 나왔다.
시집으로는 『겨울공화국』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북치는 앉은뱅이』 『낙화』 『첫마음』 『길에서 시를 줍다』 『아침꽃잎』 『내 안에 시가 가득하다』 등이 있다.

시인 양성우  eco@ecofuture.co.kr

시인 양성우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환경행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QR 코드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