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2.21 금 16:26
FUTURE ECO
상단여백
HOME 월간퓨쳐에코 이슈/진단 기획/이슈/진단
1조원의 영주댐, 해체의 기로에 놓이다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0.02.14 10:22
  • 호수 125
URL복사
영주댐 전경(사진 내성천보존회)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경북 영주시의 내성천에 건설된 영주댐은 기존의 취지와 달리 수많은 문제를 야기하며 논란을 낳고 있다. 결국 지난 1월 20일 환경부는 영주댐의 처리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민·관협의체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1조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된 영주댐이 완공 3년만에 해체의 기로에 놓이게 된 것이다.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영주댐

어떠한 일이든 시작 전에는 그럴듯한 계획이 있다. 그러나 철저하지 못한 준비나 예상치 못한 변수에 그 계획은 쉽게 일그러지기도 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경북 영주시의 영주댐 사례 역시 이와 비슷하다.

영주시의 내성천에 건설된 영주댐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1조 1030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건설된 댐이다. 당시 영주댐은 낙동강 수질 개선과 각종 용수 공급을 원활하게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영주댐은 기대에 부흥하지 못했다. 2016년 10월 건설된 영주댐은 가뭄을 겪으면서 1년 동안 총 저수량 181만㎥의 16% 저수율을 기록했다. 이러한 낮은 저수율은 심각한 댐 운용에 한계를 가져왔고, 심각한 녹조현상으로 이어졌다.

수질 환경기준에서 엽록소a가 36~70㎎/㎥의 경우 ‘나쁨(5급수)’, 70㎎/㎥ 초과할 경우 최악 등급인 ‘매우 나쁨(6급수)’으로 분류하는데, 지난해 9월 한국수자원공사가 영주댐의 전방 지점에서 측정한 엽록소a 농도는 ㎥당 69.9㎎에 달했다. 아슬아슬하게 나쁨을 기록한 것이다. 이마저도 검출 지점마다 달라 매우 나쁨을 기록한 곳도 있었다.

심각한 수준의 영주댐 수질저하에 한국수자원공사는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조류제거 물질인 KMWH와 마이팅선, 응집제인 PAC(폴리염화알루미늄)를 살포해 조류 저감에 나섰지만, 효과는 일시적일 뿐 근본적인 해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댐은 생태계까지 파괴했다. 내생천은 댐이 건설된 이후 수질이 악화되고 유속이 줄면서 하천과 하천 생태계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내성천 중류 권역 하천 기본계획(변경) 보고서’에 따르면 영주댐 상류에서 공급되는 고운 모래의 98.71%가 댐에 걸려 차단되고 있다. 이로 인해 내성천 주변은 육상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하천 바닥이 딱딱해지는 장갑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그 결과는 야생생물 I급 민물고기인 ‘흰수마자’를 통해 알 수 있다. 내성천은 흰수마자의 국내 최대 서식지였다. 그러나 영주댐 건설 이후 흰수마자의 개채수는 급감했다. 2014~2017년 181~492마리가 관찰됐으나 2018년 9마리, 지난해에는 7마리만 관측됐다. 흰수마자는 유속이 빠르고 고운 모래톱에 서식하는데, 영주댐으로 인해 환경이 바뀌면서 개체수가 급감한 것으로 보여진다.

설상가상으로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댐의 누수와 균열 등을 이유로 부실시공까지 주장하고 있다. 영주댐 건설에 반대해온 시민단체 ‘내성천의 친구들’은 2016년 7월, 2017년 10월, 2019년 9월 세 차례에 걸쳐 영주댐에 담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누수 현상이 관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 단체는 영주댐이 활성단층으로 추정된 옥천단층이 지나가는 지반 위에 건설됐고, 댐 하부를 지나가는 주 단층의 폭이 30m에 이르는 등 영주댐이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주댐 건설 이후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내성천

혈세 낭비 더 이상 없도록

기대를 모으고 1조라는 혈세로 건설된 영주댐은 현재 골치덩이로 전락했다. 결국 환경부는 지난 1월 20일 영주댐 처리방안 논의에 필요한 수질, 수생태계, 모래 상태, 댐안전성 관련 정보의 객관성 검증 및 영주댐 처리원칙·절차, 공론화 방안 등을 본격 논의하기 위해 영주댐 처리방안 마련을 위한 민·관 협의체를 구성했다.

낙동강 공동체 김상화 대표와 환경부 박하준 수자원정책국장을 공동대표로 주민, 시민사회, 관련 전문가 등 총 18인으로 구성된 협의체는 내년 말까지 영주댐 모니터링 용역(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연계해 운영할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영주댐 처리 방안 논의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검증하고 처리 원칙과 절차 등의 공론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협의체가 구성되고, 타 지역 곳곳에서 4대강 사업 백지화에 따른 보 해체 소식이 들려오면서 영주보 역시 해체의 여부가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결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민관협의체가 구성됨에 따라 영주댐의 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문제를 겪고 있는 영주댐이지만 최근 상시방류를 결정하고 강수량이 늘어나면서 수질도 개선되고 있으며, 해체시 발생하는 수몰 및 비용 문제도 있어 무조건적인 해체는 어려울 수도 있다. 1조원이 들어간 댐을 다시 혈세를 들여 허무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최대한 수질과 생태계를 회복하고 혈세 낭비를 줄일 수 있는 방향이 다각도로 모색돼야 한다.

지난 1월 20일 경북 영주시 영주댐 물문화관에서 제1차 회의를 가진 협의체 공동대표 김상화 대표와 박하준 국장은 “영주댐 협의체는 어떠한 선입견이나 전제를 두지 않고, 백지상태에서 심도 있는 검토를 거쳐 여러 이해관계자의 의견에 대해 원만한 합의를 형성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임호동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환경행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QR 코드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