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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생물종① 잃어버린 고대생물, 그들은 왜 자취를 감췄을까
  • 박희정 기자
  • 승인 2020.02.14 13:09
  • 호수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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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먼 옛날, 캄브리아기라고 부르는 시기에 살았던 생물들이 있다. 이제는 화석으로밖에 볼 수 없는 이 생물들은 이름도, 모습도 낯설다. 그나마 눈에 익은 건 삼엽충 정도. 그렇지만 이 시기 번성했던 고대생물에 삼엽충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가 모르는 시대에 지구를 누비고 다녔을 고대생물들, 그들의 탄생과 죽음을 따라가 봤다.

 

생명 대폭발 시대

46억 년에 달하는 지구의 역사를 지구과학자들은 지질시대라고 부른다. 지질시대는 주로 화석으로 구분하는데 크게 선캄브리아 시대,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로 나뉜다. 여기서 ‘대’는 큰 단위의 지질시대를 말하며 각각의 대는 다시 ‘기’로 나뉜다.

고생대가 시작하는 시기인 캄브리아기는 지구의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시기다. 그 이전의 시기인 선캄브리아 시대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지질시대로 접어드는 경계 지점으로서, 환경과 생물종에 있어서 매우 큰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빙하기가 끝나는 시점인 캄브리아기에는 해수면이 상승해 얕은 바다가 넓게 펼쳐졌다. 그리고 대기의 산소가 많아진데다 기후가 따뜻해져 이전 시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생물종이 폭발적으로 나타났다. 이때 지구상 생명들은 골격을 지닐 수 있었고, 처음으로 껍질과 눈을 가진 생물이 출현했다. 우리가 아는 생물 대부분이 이 시기를 거쳐 진화해 오늘날에 이른 것이다. 하지만 이 시기 본래의 모습을 오늘날에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생물종은 거의 없다.

 

버제스 셰일에 고스란히 기록된 고대생물

과학자들은 이미 사라진 많은 생물들이 캄브리아기에 살았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캄브리아기에 출현한 생물의 흔적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있는 버제스 셰일이라는 퇴적암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보통 지층에서 발견된 화석들은 지층이 생성된 시기를 밝혀 살았던 시기를 알아내는데 버제스 셰일은 캄브리아기에 생성된 지층인 것이다.

버제스 셰일에서 발견한 화석들은 몸의 연한 부분까지 놀라울 정도로 세밀하게 보존돼 있었다. 당시 생물 대부분이 단단한 골격을 지니지 않아 화석으로 보존되기 어려운 조건임을 고려한다면 놀라운 결과다. 이렇게 정교한 화석이 남을 수 있었던 것은 두터운 진흙둔덕에 모여 살던 생물들이 갑작스런 사태에 의해 순식간에 매몰됐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이 화석들은 캄브리아기에 살던 생물들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그들은 왜 자취를 감췄나

이들 고대생물들이 정확히 왜 멸종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양한 포식자의 출현, 고생대에 존재했던 하나의 초대륙인 판게아 형성에 따른 환경변화 부적응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으나, 고생대 전반에 걸쳐 반복된 멸종 사건들, 이어진 다양성 회복 과정을 살펴 원인을 추정할 수 있다. 고생대의 네 번째 지질시대인 데본기 말에 있었던 멸종 사건으로 고대생물의 다양성은 극히 줄어들었는데, 그들의 서식은 얕은 바다에 국한돼 있었고, 이후 해수면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대륙붕의 서식지가 줄어들어 많은 생물들이 쇠퇴하게 된다. 그리고 고생대 마지막 시대인 페름기 멸종 사건을 맞는다.

페름기 대멸종은 페름기에 살았던 생물의 90~98%에 이르는 생물이 멸종한 지구 역사상 가장 스케일이 컸던 멸종사건이다. 대멸종의 원인은 당시 일어난 시베리아 화산 폭발이 현재로선 가장 설득력 있는 이유로 거론된다. 시베리아 화산 폭발로 인해 주변 숲들이 파괴되고 산소 농도는 급감했으며 화산에서 나온 가스들로 인해 화산폭발지점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산성비가 내렸다고 한다. 이 대멸종은 곤충이 유일하게 큰 타격을 받은 멸종사건이었으며, 여기에는 수없이 많은 고대해양생물들이 포함돼 있었다.

 

세계적으로 가장 뛰어난 진화생물학자이자 고생물학자인 스티븐 제이 굴드의 역작, <생명,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는 고대 화석의 다양성과 아름다움, 특히 캄브리아기 폭발이라고 알려진 생물진화의 매우 독특한 현상을 다룬다. 그 시기 고대생물들은 특이한 모습만으로도 오늘의 우리에게 강렬한 인상을 준다. 버제스 혈암의 발굴과정에 대한 고생물학자들의 다양한 해석과 먼 옛날 우리보다 먼저 살아간 고대생물들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 올레노이데스

버제스 셰일에서 발견된 삼엽충의 한 종류. 삼엽충은 고생대를 대표하는 동물로 캄브리아기에 등장해 무려 3억년이라는 긴 세월을 살다가 사라졌다. 알려져 있는 종류만 1만 7000종이다. 삼엽충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세로로 보았을 때 왼편, 중앙, 오른편의 세 부분으로 뚜렷이 구분되기 때문이다. 해저에서 벌레와 썩은 고기를 잡아먹고 살았던 올레노이데스의 화석에서는 일반적으로 잘 보존되지 않는 다리, 소화관의 흔적, 세포조직 등을 확인할 수 있다.

 

▲ 아노말로카리스

‘이상한 새우’라는 뜻을 가진 생물로, 지구상에 출현한 최초의 포식자다. 크기가 60cm 정도로 캄브리아기에 살았던 동물 가운데 가장 거대했다. 두 눈은 옆으로 튀어나와 있고, 둥근 입은 머리 아랫부분에 달렸으며, 입 앞에 달린 2개의 집게발은 먹이를 입으로 옮겨주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오파비니아

머리 안쪽에는 주둥이가 길게 뻗어 나와 있고, 머리 부분에 5개의 눈이 달렸다. 긴 주둥이 끝에는 무언가를 잡을 수 있는 가시가 있고, 머리 아래에 있는 입으로 먹이를 섭취했다. 오파비니아는 5개의 눈을 발달시켜 포식자로부터 빨리 도망갈 수 있었다.

 

▲ 할루키게니아 

할루키게니아는 가장 유명한 버제스셰일 화석 가운데 하나다. 끝 부분에 발톱을 가진 긴 다리는 몸을 지탱하고, 위쪽에 나 있는 7쌍의 가시들은 등을 보호하는 기능을 했다. 그림은 할루키게니아의 최근 복원도로서 스파르사종이다.

 

▲ 위왁시아

위왁시아는 등이 평편한 비늘 모양의 골편들과 가시들로 덮여 있다. 골편은 몸 부위에 따라 형태와 크기가 다른데, 위왁시아는 이 골편의 허물을 벗으면서 성장했다. 근육을 수축시키는 방법으로 퇴적물 표면을 기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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