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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원앙 떼죽음, 원인은 무엇인가?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0.02.14 13:09
  • 호수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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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금슬을 상징하며 사랑받아온 천연기념물 원앙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은 아름다운 털과 항상 암수가 함께 생활하는 습성에 부부의 금슬을 상징하며 우리나라에서 사랑받는 야생조류이다. 이런 원앙이 최근 제주도에서 무려 13마리(추정)가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됐다. 끔찍한 소식에 많은 이목이 집중됐고, 떼죽음의 원인에 대해 관심이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밝혀진 이후에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참혹한 주검으로 발견된 천연기념물

신혼부부가 사용하는 침구류와 베개 등에 원앙을 수놓는 원앙금침(鴛鴦衾枕)은 과거 혼수품으로 빠지지 않는 귀한 상징이었다. 이외에도 가정에 한 쌍의 원앙 조각을 잘 보이는 곳에 배치하는 것은 당연한 인테리어였다. 이만큼 원앙은 부부의 화목과 자손의 번영을 기원하고, 부부 금실의 상징으로 과거부터 사랑받아온 새이다. 동북아시아에서만 서식하는 원앙은 전 세계적으로 2~3만 마리만 남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 제327호로 지정돼 있다.

이러한 원앙이 최근 제주도에서 집단 폐사한 채 발견돼 충격을 줬다. 지난 1월 11일 제주특별자치도의 강정천 중상류 부근에서 여러 마리의 원앙이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됐다. 주검으로 발견된 원앙들은 너무 심하게 훼손돼 있었고, 현장에 출동한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는 약 13마리의 원앙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는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6마리의 원앙 사체와 근처에서 날개가 부러진 원앙 한 마리를 수거했다.

최초 집단폐사현장을 목격한 사람들은 총포에 따른 사살이 집단폐사의 원인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원앙 사체 1구에서 산탄 총알이 발견됐으며, 다른 원앙 사체에서도 총알이 관통한 듯한 상처가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은 불법 총기 사용 및 밀렵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현장과 주변 마을을 조사했다. 

사고가 발생한 강정마을은 원앙의 집단서식지이자 제주해군기지 문제로 건설 전부터 건설이 완료된 지금까지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지역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생한 미심쩍은 사고에 많은 관심과 이목이 집중됐다.

 

원앙 집단 폐사의 원인으로 밝혀진 통신선(사진 무관)

미스테리했던 폐사의 원인, 결과발표 이후에도 끝나지 않은 논란

불법총기 사용을 의심하고 조사에 착수한 경찰은 오히려 의문점만 낳았다. 조사 결과 원앙 사체 발생 전후로 총소리를 들었다는 주민이 없었기 때문이다. 집단 폐사를 일으킬 만큼 총을 쐈다면 한적한 강정마을에서 총소리가 포착됐어야 하지만, 한적한 마을에서 총소리를 들은 사람은 없었다.

또한 수십개의 총알이 총구에서 발사되면서 흩어지는 산탄총의 특성상 다량의 총알이 현장에서 발견돼야 하지만 한 구의 시체에서 발견된 총알 한 발을 제외하고 사체는 물론 현장에서도 다른 총알이 발견되지 않았다.

무수한 의문점만 낳은 사건의 원인은 결국 제주대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의 부검 결과 밝혀졌다. 지난 1월 17일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가 수거된 원앙 사체 6구를 정밀부검한 결과 원앙의 집단 폐사는 총탄이 아닌 ‘통신줄에 부딪히면서 목과 가슴 등이 부러져 사망한 것‘이라는 결과를 내렸다. 또한 “원앙이 통신줄에 부딪혀 죽는 걸 봤다”는 목격자와 진술을 경찰이 확보하면서 부검결과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번 원앙 사체들이 발견된 현장에는 고압선과 저압선, 통신줄 등 약 9가닥의 송배전선이 있으며, 통신줄은 2016년께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발표에도 불구하고 원앙 사체 1구에서 발견된 총알 때문에 불법 총기사용이나 밀렵에 대한 의구심은 가시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는 원앙 사체에서 발견된 총알은 지금은 유통이 금지된 구식 탄환으로, 원앙이 이전에 총에 맞아 몸속에 총알이 박혀있는 채로 생존하다 다른 이유로 죽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주민은 한국전력이 이번 사고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번 집단 폐사 사건 이전에도 머리가 잘린 원앙이 발견되는 등 잦은 사고로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하고 원앙 보호를 위해 지중화 사업을 요청했지만 한전측에서는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원앙이 이처럼 한꺼번에 통신줄에 부딪혀 죽은 경우는 매우 드문 사례인 만큼 사인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하고 있으며, 지중화 사업은 계획과 예산을 검토하는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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