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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따뜻한 겨울, 경계를 해야 할 때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0.02.14 13:09
  • 호수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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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따뜻한 겨울 날씨에 이른 봄꽃 개화소식이 들리고 있다

올해 겨울은 유독 따뜻하다. 이따금씩 찾아오는 한파를 제외하면 온난한 날씨가 계속됐다. 혹한이 사라진 겨울에 어떤 이는 다행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너무 따뜻한 겨울은 또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

 

겨울이 사라졌다?

23.6℃. 대한(大寒)이 놀러왔다 얼어죽었다는 소한(小寒)을 하루 앞둔 지난 1월 7일 제주도의 낮 최고 온도였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최고 기온은 1923년 기상관측 이래 최고치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평년 6월 정도에 해당하는 온도였다.

올 겨울 이상고온은 제주도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부산시 역시 낮 최고온도가 18도까지 올라 반팔을 입어도 무방할 정도 였으며, 강원도 화천의 산천어축제, 경상북도 청송의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등 겨울축제의 꽃이라 불리는 얼음, 눈 축제도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해프닝까지 발생했다.

이러한 고온현상은 우리나라만이 겪은 문제도 아니다. 1월이면 혹한이 불어 닥치는 러시아와 북유럽도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러시아도 1월 영상의 기온이 계속됐으며, 노르웨이의 경우 1월 2일 영상 18도를 기록하며 역사상 가장 더운 1월을 기록했다.

즉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겨울이 실종된 것에 가깝다. 한 번씩 갑작스럽게 기온이 떨어지는 한파가 찾아오긴 했지만 비교적 따뜻한 겨울이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따뜻한 겨울날씨에 웃자람이 예상되는 농작물, 병충해와 냉해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따뜻한 겨울, 시름 깊어지는 농가들

이러한 따뜻한 겨울기온에 혹독한 겨울을 우려했던 사람들에겐 다행으로 여겨질 수 있다. 이른 시간에 개화한 봄꽃에 벌써부터 봄의 정취를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따뜻한 겨울을 마냥 따뜻한 시선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실제 갑작스런 기온 변화는 많은 우려를 낳는다. 먼저 높은 겨울 기온에 농민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겨울나기를 한창해야 할 농작물들이 높은 기온에 웃자람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월동을 해야 할 마늘·양파·보리 등의 채소와 복숭아 등의 과수는 추위를 잊어버린 겨울 날씨에 싹을 틔우고 있다. 특히 온난한 날씨에 눈 대신 겨울비가 많이 내려 웃자람 현상을 더 가속화시켰다.

이처럼 웃자란 농작물들은 갑작스런 추위가 발생할 경우 냉해 피해를 입기 쉽다. 특히 최근 습한 겨울은 습해를 입혀 농작물의 각종 질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따뜻한 날씨에 병해충이 죽지않고 생존하거나 빠르게 발생해 심각한 병충해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 농가들을 비롯한 농업 관련 생산자단체나 연구기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문제는 농가뿐만이 아니다

따뜻한 겨울에 우려하는 것은 농가뿐만이 아니다. 농가의 우려는 당장의 현재를 우려하는 것이라면 기후학자와 관계자들은 미래를 우려하고 있다. 겨울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그 변화는 올해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며 그 변화폭은 아무도 가늠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겨울의 기온 상승의 원인을 온난화로 지목하고 있다. 전반적인 지구 온난화로 북쪽 시베리아 지방이 따뜻해져, 차가운 대륙고기압의 세력도 약해졌다는 평가다. 또한 남쪽 서태평양의 바닷물의 온도도 높아지면서 전반적으로 기온이 높아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지구의 온난화가 꼭 겨울 기온을 높이는 법은 없다. 상식을 초월한 혹한 역시 지구의 온난화가 만들어 낼 수 있다. 혹독하리만큼 추웠던 지난해 겨울 혹한의 원인도 온난화였다. 북극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는 제트기류가 약화해 남하하면서 2018년~2019년 겨울 지구의 북반구는 극심한 혹한을 겪어야 했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은 폭설에 시달려야 했고, 미국의 경우 영하 50도까지 떨어지면서 마치 겨울왕국을 재현한 듯했다. 우리나라 역시 올해와 전혀 다른 혹한을 겪어야 했다.

즉 지구온난화가 겨울의 기온 변화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 변동성이 커졌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변화무쌍해진 겨울은 가장 기온에 예민한 농가들을 괴롭히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예년보다 따사로운 올 겨울, 그 뒤에 감춰진 현실은 무엇보다 차갑고 씁쓸하기만 하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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