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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의 식구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대기오염과 미세오염, 더는 버틸 수 없다
  • 조중혁 기자
  • 승인 2020.02.14 15:41
  • 호수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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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으로 인한 미세먼지는 우리들의 호흡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해결해야 할 과제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대기오염이 사람들에게만 피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과 같이 사는 반려동물부터 식물에 이르기까지 고통을 받는 존재들은 헤아릴 수 없다.

 

매연과 미세먼지가 죽이는 동식물들 

대기오염은 지구가 탄생했을 때부터 자연적인 발화 등으로 발생했지만, 그 영향은 극히 적었다. 역사적으로 대기오염이 문제가 된 것은 13세기부터라고 하는데, 1273년 영국에서는 매연취급규칙이 제정된 것이 유명하다. 그리고 1850년경 독일의 동제련공장에서는 배기가스로 인해 수목이 피해를 입어서 최초로 이에 관한 연구가 시작됐다.

대기오염은 산림생태계와 아주 밀접한 관계에 있다. 산림은 대기를 정화시키는 공익적인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이미 고도의 성장을 이룩한 서구권에서는 대기오염과 산성비 등에 의해 많은 산림 피해를 겪은 바 있다. 그로 인해 80년대 중반부터 전 세계적으로 국경 없는 대기오염 문제를 공동으로 대처하고자 모니터링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1927년에는 캐나다의 동·아연 제련공장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이 국경을 넘어 미국의 농작물 및 수목에 피해를 입혀 국제적으로 문제가 된 적이 있다.

동물들에게 대기오염은 어떤 문제로 다가올까? 동물들은 신체기관이 인간과 비슷해 피해를 동시에 받는다. 대표적인 반려동물인 개의 경우, 우선 호흡수가 사람보다 많다. 사람은 1분에 18회 정도 호흡하는 한편, 개는 1분에 2배인 36번 정도를 호흡한다. 그렇기 때문에 호흡수를 무게로 환산하면 사람은 1kg당 5~10ml의 공기를 맡고 개는 10~15ml를 들이쉰다.

뛰기도 많이 뛰기 때문에 빠른 호흡을 많이 하고, 냄새에 의존하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보다 훨씬 많이 미세먼지를 흡입하게 된다. 더구나 동물들은 자신의 몸을 자연스레 핥는데, 이는 미세먼지를 먹는 것과 다름없는 행위다. 우리나라 초미세먼지(PM2.5)의 주요성분은 주로 연소 입자인 탄소, 유기 탄화수소, 질산염, 황산염, 유해 금속성분 등이다. 이 같은 해로운 성분은 동물들의 기도를 거쳐 깊숙한 폐포까지 도달한다.

미세먼지 때문에 기관지염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고, 결막염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개방형 축사에서 가축을 사육하는 축산농가에서는 움직임이 둔해지고, 먹이 섭취량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콧물과 기침 등 호흡기 질환을 앓는 가축이 늘고 있다.

이는 곤충들도 마찬가지다. 영국의 리딩 대학 과학자들이 진행한 실험에 따르면 미세먼지에 포함된 플라스틱은 공기에서 물로 들어가 수중에서 서식하는 장구벌레의 먹이가 된다. 애벌레가 날 수 있는 성충으로 됐을 때도 미세먼지 금속은 여전히 소화기관에 남아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웨일즈 하천에 서 이러한 미세먼지 물질이 하루살이와 나방형 곤충 애벌레에서 발견됐으며, 애벌레에서 성충으로 변한 곤충의 몸에서도 발견된 사실은 곤충들에게 대기오염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보여주는 증거 중 하나이다.

 

움직이지 못해 피해가 더 큰 안타까운 식물들

식물은 역시 어떤 생물보다도 대기오염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식물 중에는 지의류와 선태류가 가장 많은 영향을 받으며, 이로 인해 대기오염을 측정하는 생물지표로 이용되기도 한다.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에서는 식물의 대사과정, 즉 이산화탄소를 받아들이고 산소를 내놓는 광합성과정을 억제한다. 일반적으로 수목의 각 기관 중에서도 잎은 주변의 대기와 가스를 교환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다. 미세먼지가 식물의 잎에 부착되면 잎의 기공을 막고 광합성을 저해함으로써 작물의 생육을 지연시키는데, 오염물질은 기공을 통해 잎에 흡수된 후 독성을 띠게 된다. 그리고 용액 상태로 기공을 파고들어 가 세포벽을 손상시킨다. 수분과 반응해 산을 형성하는 유해가스는 흡수가 빠르고 독성이 매우 강한 편에 든다. 이로 인해 잎은 고사 상태에 이르게 되며, 이외에 위황증, 잎마름 등의 병이 생긴다. 이 병으로 인해 피해 부위는 점차 건조되고 표백돼 황갈색 또는 백색으로 변한다.

가시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수목 생육이 커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특히 활력이 저하돼 병충해의 침입이 용이해지거나 생장이 감소해 수목의 성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대기오염물질이 장시간에 걸쳐 식물과 접촉함으로써 생리적 장해를 일으키는지의 여부는 생물학자들의 집중적인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또한 대기오염으로 인해 해가 내리쪼이는 양이 감소하면 식물의 생장이 보다 느려지기도 한다. 농가의 경우, 미세먼지가 심하면 시설재배 작물은 더욱 큰 영향을 받는다. 먼지가 햇빛을 가려 투과율이 떨어지면 광합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작물의 뿌리 활력이 낮아져 농산물의 품질과 수확량에도 영향을 미친다. 딸기를 재배하려면 조도가 3만럭스 이상은 돼야 하는데,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1000럭스가 되지 않을 때도 있다. 조도가 낮아지면 벌의 움직임이 현저하게 떨어져 수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기과가 열리게 되고, 이로 인해 수량 확보가 어려워짐은 물론 양질의 농산물을 생산할 수 없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부 농가에서는 장시간 불을 밝히면서 전기료를 추가로 부담하고 있다. 특히 대다수 시설재배농가들은 미세먼지로 인한 빛 부족으로 품질 불량, 뿌리 활력 저하 등의 증상이 생길까 염려하고 있다. 2010년 초 황사가 극심했을 때 일조량 부족으로 시설재배 작물의 생산량이 30%가량 줄었던 전례가 이미 있다.

 

대기오염에 피해를 입고 있는 수중생물들

그렇다면 어류는 어떨까? 대기와 직접적으로 마주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생물들도 대기오염에 취약하다. 일단 일정 시간을 직접 수면 위에서 숨을 쉬어야 하는 고래들과 물범들, 거북을 비롯해 수륙양용 생활을 하는 각종 생물들은 대기오염에 그대로 노출된다. 영국의 엑서터 대학교는 연구진들의 연구결과를 통해 대기오염으로 물속에 탄소 등 오염물질들이 늘어나면서 물고기들이 냄새를 맡는 능력을 잃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1800년대에 비해 현재 바다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43% 증가한 상태이고, 21세기 말에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금의 두 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자들은 실험대상으로 삼은 배스 종류가 산성화된 바닷물속에서 움직임이 줄었고 포식자의 냄새에 대한 반응도 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물고기가 냄새를 지각하는 과정은 많은 물고기 종에게 동일한 메커니즘이기 때문에 이 연구 결과가 다른 종류의 물고기에도 적용이 된다고 여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모두가 연관돼 있다. 대기의 오염과 미세먼지의 증가는 사람들에게도 큰 해를 끼치지만, 특별한 대책을 강구할 수 없는 야생동물들에게는 더 큰 재앙이 될 수 있다. 이들 동식물들은 우리 사람들이 살아가며 의존해야 하는 존재이다. 우리가 대기오염과 미세먼지에 대해 보다 심각하게 생각하고 동식물의 보호에 전념해야 되는 이유기도 하다.

조중혁 기자  megnumfi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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