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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창밖만의 문제가 아니다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0.02.14 15:42
  • 호수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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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로 인해 뿌옇게 변한 창밖을 보고 있으면 외출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창문을 닫고 그저 내부에만 머물고 싶은 마음이다. 집안은 안전할 거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오산이다. 보다 우리가 안전하다고 믿는 실내 대기질은 어쩌면 실외대기질보다 더 심각한 수준일 수 있다.

 

실내 대기오염이 더 치명적이다?

이맘때쯤이면 아침에 눈을 떠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있다. 바로 날씨다. 얼마나 추울지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겨울철부터 봄까지 극성을 부리는 미세먼지 지수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세먼지가 각종 호흡기와 피부 질환은 물론 체내에 유입될 경우 배출되지 않고 내부에서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실외 대기질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실내의 대기질을 살펴보는 사람들은 드물 것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대기오염은 많은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0명 중 9명이 인체에 유해한 오염물질이 포함된 공기에 노출돼 있으며, 매년 700만명이 대기오염으로 조기 사망한다. 주목해야 할 점은 실내 대기오염에 노출돼 사망하는 사망자 수는 380만명으로, 실외 대기 오염으로 사망하는 사망자수보다 많다는 것이다.

미국 환경 보호국(EPA) 역시 실내 대기오염이 실외 대기오염보다 2배에서 5배 더 심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WHO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실내의 대기질은 실외의 대기질에 실내에서 만드는 대기오염물질이 혼합된 형태로, 호흡기에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 EPA의 설명이다.

즉, 하루 중 90%를 보내는 실내 역시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눈에 당장 보이는 미세먼지 등 외부 대기질에만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가 안전하다고 믿는 실내의 공기 역시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인지해야 한다.

 

실내 공기를 위협하는 요인들

미세먼지가 본격적으로 위세를 드러내기 시작했던 지난 2016년 5월, 당시 정부는 고등어 구이가 미세먼지를 많이 발생시키니 환기에 유의하라는 보도를 했다. 그러나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 발생에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던 상황에서 이러한 정부의 발표는 의도와 달리 비웃음을 샀다. 각종 미디어는 ‘미세먼지의 주범이 고등어’라는 골자의 보도를 연이어 했고, 이에 대한 비난의 화살은 정부로 향했다.

그러나 당시 정부 발표는 틀린 것이 아니다. 오히려 돌이켜 보면 매우 중요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알려준 것이다. 실제 고등어 등 조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은 실내 대기질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당시 정부의 보도자료에는 ‘밀폐된 공간에서 조리 시 고등어구이에서 초미세먼지 주의보 기준보다 25.4배 높은 수준의 초미세먼지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는 명확한 사실이다. 실내 조리시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 물질이 많이 발생한다. 특히 생물 연소 등 조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에어로졸은 실내공기를 오염시키고 폐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고등어는 환경부 실험결과 육류, 계란, 볶음밥보다 더 많은 대기오염물질을 발생시켜 실내 대기질을 오염시키는 대표요인으로 꼽힌 것이다. 즉 당시 정부의 발표는 시기와 후속조치의 부족으로 발생한 해프닝이었다. 이처럼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실내 대기질을 해치는 요인들은 고등어 외에도 많이 존재한다.

담배연기는 대표적인 실내 대기오염물질이다.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각종 발암물질을 배출하는 것으로 유명한 담배연기는 실내 대기에도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담배연기는 담배연기를 직접적으로 마시는 2차 흡연자의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입고 있던 옷이나 신체, 호흡하며 내뱉는 날숨으로도 3차 흡연이 일어날 수 있어 흡연 자체가 실내 대기질을 오염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화학제품으로 만들어진 방향제나 세정제, 양초나 향초 등도 유해화학물질을 배출해 실내 대기질을 오염시키고 사용자의 호흡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좋은 향기나 강한 세정력을 위해 사용되는 이러한 요소들은 사용 후에도 한참 동안 실내 대기에 머무르며 비의도적으로 노출을 일으키기 때문에 사용시 유의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라돈 등의 생활 방사선과 외부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 등 실내 대기질을 오염시키는 원인은 무수히 많다. 밖보다 쾌적할 줄 알았던 실내가 오히려 우리의 몸에 더 해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위기의 실내 대기질, 어떻게 해야 할까?

이처럼 우리는 알게 모르게 우리가 생활하는 실내 대기를 오염시키고 있으며, 그 위험에 노출돼 있다. 하지만 실내 대기질은 우리의 노력으로 빠르게 개선이 가능하다.

가장 빠른 방법은 역시 환기다. 최근 실외의 대기질이 좋지 않다고 해서, 혹은 추위 때문에 환기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환기는 가장 빠르게 실내 공기를 정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밀폐된 공간의 공기는 더 빠르게 악화되는 만큼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3분에서 5분 정도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는 것이 환기를 하지 않는 것보다 좋다. 날씨가 괜찮다면 하루에 3~5회 정도 일정한 간격을 두고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좋다.

조리나 청소시에도 환기는 필수적이다. 특히 조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에어로졸 등의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기 위해 환풍기를 가동하고 공기가 잘 통하도록 환기를 시켜줘야 한다. 청소시에도 먼지가 날릴 수 있으니 환기를 필수로 하고, 물걸레 청소를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실내 공기 정화를 위해서는 자연환기 다음으로 공기청정기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가격의 부담이나 에너지를 절약하고 싶다면 공기정화 식물을 기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아레카 야자수, 데빌스 아이비, 드래곤 트리 스네이크 플랜트 등 이산화탄소 흡수 및 유해물질 제거를 통해 공기 정화 능력이 입증된 식물은 공기청정기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이외에도 금연과 무향료 세제나 방향제, 친환경인증 제품을 활용하거나 천연방향제를 만들어 활용해 인공적인 화학물질을 줄여나가는 것도 실내 대기질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쾌적하고 안전한 실내를 만들기 위해

실내 대기질은 가정과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 역시 실내 대기질 관리가 필수적이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들은 다중이용시설의 실내 대기질 정화 및 관리를 위해 다양한 시책을 내놓고 있다.

먼저 환경부는 2019년 4월부터 실내공기질관리법을 시행해 지하역사, 지하도상가, 여객미널, 의료기관,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등 다중이용시설의 실내공기질을 관리하고 있다. 실내공기질관리법에 따라 실내공기질의 엄격한 관리를 위해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총부유세균, 일산화탄소 등 5개 물질에 대해서 유지기준을 설정하고, 위반 시에는 과태료부과, 개선명령 등의 행정제재를 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다중이용시설의 관리책임자는 유지기준 항목은 연 1회, 권고기준 항목은 2년에 1회 측정하고 그 결과를 매년 1월 31일까지 시·도지사에게 보고해야 한다.

환경부 외에도 교육부는 ‘학교보건법’을 통해 학교의 실내공기질을,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을 통해 공장, 작업장 등의 실내공기질을 관리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19년 6월 제2차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는 2022년까지 실내 미세먼지 농도 10% 저감을 목표로 하는 ‘실내 공기질 관리 강화 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이는 다중이용시설의 미세먼지, PM10의 연평균 농도를 2017년 39㎍/㎥에서 2022년 35㎍/㎥로 낮추겠다는 것으로, 유치원과 학교 등 민감계층 이용시설에 공기정화설비 보급을 확대하고 쾌적한 실내 공기질 확보를 위해 건축법상 환기설비 설치 의무 대상을 민간 노인요양시설, 소규모 영화관과 소규모 공동주택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지자체들 역시 다중이용시설의 실내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지자체 중 가장 먼저 도입한 서울시는 미세먼지 집중관리기간인 12월부터 3월까지 지하 역사와 어린이집, 의료기관, 산후조리원 등 다중이용시설 624곳에 대한 ‘실내 공기질 특별점검’을 실시한다.

이처럼 실내 공기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실외 공기질만큼 중요한 실내의 공기질 관리에 유의해 건강한 일상이 유지되도록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할 시점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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