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2.21 금 16:26
FUTURE ECO
상단여백
HOME 월간퓨쳐에코 특집/기획 기획/이슈/진단
전국으로 확대되는 대기오염 총량관리제, 실효성 높이는 엄격한 관리가 성패 좌우할 것
  • 박희정 기자
  • 승인 2020.02.14 15:42
  • 호수 125
URL복사

전국적으로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배출원 1위는 사업장이다. 사업장의 미세먼지 배출을 줄이는 것이 미세먼지 정책에서 핵심을 이룰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정책으로 추진돼온 수도권 사업장대기오염 총량관리제가 오는 4월부터 전국 단위로 실시된다. 따라서 앞선 정책에 대한 평가를 통해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전국적으로 확대될 총량관리제는 미세먼지 배출을 막아줄 방책이 될 수 있을까?

 

사업장 대기오염 총량관리제

정부 통계에 따르면 제조업 공장 등 사업장은 전국 미세먼지 배출원 중 1위, 수도권 미세먼지 배출원 3위를 차지하고 있어, 사업장의 미세먼지 배출을 줄이는 것은 미세먼지 정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사업장의 미세먼지 배출을 규제하기 위한 대표적인 정책은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해 2007년 7월부터 시행 중인 수도권 사업장 대기오염 총량관리제다. 그리고 2019년 3월 국회는 대기관리권역을 수도권 외의 지역으로도 확대하기 위해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 2020년 4월부터는 수도권대기법은 폐기되고, 대기관리권역법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로써 수도권에 한정됐던 대기관리권역을 중부권, 남부권, 동남권을 추가한 4개 권역으로 확대하고 권역 내 포함되는 다량배출(1~3종) 사업장을 총량관리하는 대기관리권역법이 시행된다.

이러한 조치는 미세먼지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하면서 대기환경보전법 상의 농도규제로는 증가하는 오염물질 규제에 한계가 있어 수도권에 국한된 총량관리제를 더 넓은 범위로 확대해야 한다는 기존의 논의를 반영한 것이다.

그간의 총량관리제의 도입은 배출량 저감에 긍정적인 데이터를 보였다. 국회 입법정책보고서에 의하면, 2008년에서 2017년까지 총량관리제 운영 결과, 대상 업체수의 변화 등의 변수가 있어 총량관리제의 이행현황의 통계에서 유의미한 의미를 찾기는 어려웠으나, 지난 10년간 대상 업체 수 증가, 총 할당량 감소, 총량관리제 대상 업체의 실제 배출량은 감소한 것으로 나왔다.

질소산화물의 경우 총량관리 대상 업체수는 2008년 106개에서 2018년 374개로 증가한 반면, 총 할당량은 2008년 6만 5308톤에서 2018년 3만 7178톤으로 감소했으나, 질소산화물의 실제 배출량은 2008년 2만 8090톤에서 2018년 2만 5670톤으로 감소했다. 대상 업체수가 2008년 59개에서 2018년 84개로 증가한 황산화물 총량관리제 대상 업체의 경우, 총 할당량이 2008년 2만 2809톤에서 2018년 1만 3023톤으로 감소했으나, 대상업체의 실제 배출량은 2008년 1만 418톤에서 2018년 9134톤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왔다.

 

배출량 과잉 할당으로 실효성 저조

그러나 수도권 대기오염물질 총량관리제는 배출허용총량이 느슨하게 할당돼 그 실효성이 낮았다는 지적이 많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사업장 대기오염 총량관리제 현황과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실제 지난 10년간 수도권 사업장 총량관리제 할당량 대비 배출량이 평균 60% 정도로 배출량에 비해 할당량이 높게 부과돼 사업장 입장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감축의 부담이 크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특히 1차 할당기간(2008~2012년)은 할당량 대기배출량이 50% 내외에 이를 정도로 과다할당이 심각해 기업이 배출량을 감축할 유인으로 작동하지 못해 총량관리제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시행 초기는 물론 3차 계획기간인 2018년 말 현재 기준으로도, 수도권 총량관리제 대상 사업장의 배출량실적은 허용총량 대비 약 70% 수준에 불과하다. 30% 가량의 여유 할당량이 발생할 만큼 정부가 과잉 할당한 탓이다.

현재 수도권에서 시행되고 있는 대기오염 총량관리제는 배출권 거래제와 연계해 실시되고 있는데, 이마저도 거래 실적이 저조해 정책보완이 요구된다. 배출권거래제는 사업장의 배출허용 총량을 초과한 사업장과 총량보다 적게 배출한 사업장 간에 거래를 허용함으로써 총량 규제를 받는 사업장이 사업장 내에서 배출량을 줄이거나 배출권을 구입하는 방법 중 비용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경제적 유인책이다.

환경부는 2009년 규제영향평가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권거래제를 실시하는 미국의 사례를 비춰 볼 때 배출권 거래제 시행 시 직접규제 방식에 비해 약 41%의 비용 절감을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지난 10년간 배출권 거래는 대체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배출권거래실적이 저조한데, 총량대비 거래량이 5% 미만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역대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졌던 2013년에도 거래량이 5000톤에 미치지 못했을 정도로 거래가 저조했다.

거래단가도 높지 않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활성화된 배출권거래시장이 조성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배출과다로 과징금 등의 조치를 받은 사업장이 적었는데, 이를 통해 거래의 유인이 적었던 요인이 사업장에 배출 총량이 과다하게 할당됐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활성화 방안 만들어야 

우리 정부는 배출권거래제 실적이 저조함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강화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해외의 경우는 어떨까?

미국의 경우 총량관리 대상 사업장이 아니어도 누구나 배출권거래제에 참여하도록 허용하고 있으며, 현물경매와 선물경매 제도까지 도입해 배출권거래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시장기반 메커니즘을 적극 활용했다.

네덜란드는 유럽연합의 권고 목표였던 2010년의 질소산화물 배출목표를 2012년에 달성했는데, 배출권거래제의 성과라기보다는 최적기술의 개발로 인한 성과로 평가된다. 즉 네덜란드의 경우 배출권거래제의 성공을 위해서는 기술개발 등 시장의 현황을 시장에 잘 반영해야 함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미국과 네덜란드는 배출권거래제도가 부담금제도, 조세 등의 직접적 규제에 비해 사업장의 선택에 따라 배출량을 결정할 수 있는 효율적인 환경규제방식이지만, 거래비용이 클 경우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어 거래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제도설계에 있어 매우 중요함을 보여준다.

총량관리제는 각국마다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고, 총량관리제 대상 사업장들이 비용 효율적으로 총량의무를 준수할 수 있도록 배출권거래제를 시행하는 경우가 있으나,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연계제도의 구상에 있어서도 자국의 실정에 맞는 제도의 설계와 관리가 중요하다. 일례로 일본의 경우 배출권거래제도를 도입하는 대신 지자체와 사업장 간의 합의를 통해 배출총량과 감축목표를 정하는 자발적 규제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성공적인 감축을 이끌어냈다.

이처럼 총량관리제는 적정한 총량의 관리와 연계제도의 활용이 성패를 좌우하는 관건이 된다. 때문에 총량관리제의 배출저감효과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체계를 마련해 적정한 총량목표를 설정하고, 정부와 지자체의 관리역량을 강화해나가야 한다. 특히 업종의 특성상 배출저감시설에 대한 투자를 늘리더라도 저감효과가 크지 않은 사업장의 경우 배출권거래제를 활용해 비용효과적인 방법으로 총량의무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정부는 적극적인 시장 활성화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제도의 실효성 높이는 중장기적인 검토 이뤄져야

지난 10년 간 규제대상 오염물질의 배출량은 감소했으며, 규제 대상 사업장 수, 지역, 오염물질 등을 늘리고 있는 것은 수도권지역의 사업장총량관리제와 배출권거래의 성과로 볼 수 있다. 다만 지난 10년간 총량과징금 부과내역과 배출권거래 실적이 모두 저조한 것은 총량관리제가 느슨하게 운영됐음을 보여준다.

국내외의 사례와 연구를 통해, 사업장 총량관리제와 배출권거래제가 기존의 명령 통제 방식의 환경규제방식에 비해 비용효율적으로 대기오염저감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제대로 준비되지 않을 경우 실패의 확률도 높은 제도임을 보여준다. 때문에 새로운 대기관리권역의 지정과 사업장 총량관리제의 확대 시행을 앞두고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새로운 대기관리권역의 사업장 총량관리제 이행에 있어서는 수도권 총량관리제의 시행착오를 토대로, 환경부의 기본계획, 지자체의 시행계획, 사업장의 총량 할당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이행될 수 있도록 제도를 세밀하게 조율할 필요가 있다. 관건은 총량관리제 오염물질 허용총량을 얼마나 적정하게 설정하고 할당할 것인가이다. 새롭게 시행되는 사업장 총량관리제는 기존의 한계를 바로잡고 사업장의 오염 방지시설 설치와 오염저감 기술 투자 등 실질적 노력을 유인하도록 배출허용총량을 최대한 엄격히 설정해야 한다. 아울러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측정 조작 등 고질적인 관리 미흡 문제를 앓고 있는 전국 사업장에 대해 정기적인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사각지대에 방치된 미등록 사업장에 대해서도 조사를 통한 제도적 관리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권역별 대기관리 전담기구인 대기환경청을 설립해 대기오염물질 관리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당국은 이러한 지적들과 체계적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중장기적 정책을 수립·평가하는 체계를 정비함으로써, 정책의 전문성을 강화해 전국으로 확대될 대기오염 총량관리제의 성공적 정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해나가야 할 것이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박희정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환경행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QR 코드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