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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대기를 위한 국제사회의 개선 역사와 노력
  • 박희정 기자
  • 승인 2020.02.14 15:43
  • 호수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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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 세계 인구의 55%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앞으로 2050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68%가 도시 지역에 거주할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인구 10명 중 7명이 도시에 살게 된다는 것이다. 인구가 모이면 교통이 집중되고 난방 등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대기오염이 도시문제로 부각된다. 이는 지금까지의 세계 도시들의 모습이었으며, 앞으로도 세계정부가 고민하고 개선해나가야 할 중요한 환경주제다. 사람들이 살아가기 편리한 형태로 발전해온 도시는 긴 역사와 함께 대기오염과 맞서왔으며, 그 노력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계속되고 있는 청정 대기를 향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대해 살펴본다.

 

인류의 건강을 가장 심각하게 위협하는 이슈

화산 폭발, 지진, 홍수, 전염병과 같이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이슈는 한순간에 일어나는 것이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빠른 대처가 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인간이 도시를 형성하고 산업화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발생된 대기오염은 서서히, 하지만 필연적으로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임에도 그만한 긴급함이 덜한 것이 사실이다. 걸리면 당장 죽을 수 있는 바이러스에는 매일 마스크를 착용하면서도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대기질은 수명은 단축시킬지언정 당장 죽을 일은 아니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5일간 무려 900여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그 후유증으로 인해 총 1만 20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1952년의 악명 높은 런던스모그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런던스모그는 국제사회에 대기질 관리에 경종을 울린 사건이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스모그로 사망에 이르는 극단적인 일은 완화됐지만, 그 심각성은 여전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심각한 대기오염이 매년 전 세계적으로 700만 명의 사람의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고 밝힌다. 이 수치는 말라리아, 결핵, 에이즈로 사망하는 사람들의 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으며, 세계 인구의 주요 사망원인 중 5위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러한 유독한 대기오염은 빈곤국이나 개발도상국에서 더 흔하게 일어난다.

2015년 11월, 중국 베이징의 미세먼지 농도는 WHO가 밝힌 허용농도의 17배를 초과하는 400μg/cm3를 기록하며 시민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스모그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기오염 개선에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며 개선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세계 최대 석탄소비국으로서 스모그 발생과 온실가스 배출 등 대기질 악화의 주요국으로서 지목되고 있는 현실이다.

선진국일지라도 대기질로부터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나라는 없다. 유럽의 경우 197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대기오염도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대륙 내에 중요한 환경이슈로 꼽히고 있으며, 도심 지역의 대기오염도는 이미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을 정도로 여전히 높은 편이다.

최근 유럽 남동부의 발칸반도에서 심각한 수준의 대기오염 현상이 수일째 이어지며 일부 국가에서는 항의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예년보다 훨씬 강도가 센 이번 겨울 대기오염 현상은 세르비아, 북마케도니아, 보스니아 등 여러 나라들에서 나타났다. 발칸반도는 아직도 장작을 태워 난방을 하는 집들이 많은 데다 화력발전소와 자동차들이 내뿜는 유해물질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대기오염이 심각해졌다. 특히 이번 겨울은 상공의 대기오염 물질을 날려 보내는 동남풍마저 잦아들며 대기 정체로 인해서 그 정도가 훨씬 심했다고 한다.

세계가 빨리 적절한 대비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대기오염으로 인한 문제는 미래에 더 커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심각성 인지하나 국제적 규제는 아직

대기오염과 관련해 국제적인 규제안은 현재까지 전무한 실정으로, 각국 정부들은 대기오염으로부터 보호하고 청정 대기를 유지하기 위한 포괄적인 규제안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독일지속가능성연구소는 청정 대기를 위한 정책보고서를 통해 대기의 청정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 중 하나로 청정 대기관련 법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기후변화, 생물종 다양성 그리고 해양 행정은 국제 사회가 이미 협의를 통해 기준을 만들었지만 공기의 질 분야에서는 그 만큼 활발하지 못하다. 보고서는 같은 오염물질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 너무 많은 해석과 방법들이 존재함에 따라 대기오염 관련 분야에 있어서 국제 사회의 법안들이 통일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전한다.

현재까지 ‘대기오염 물질의 장거리 국경 이동에 관한 협약(CLRTAP)’은 대기오염에 있어 국제사회에 존재하는 동의안 중 가장 중요한 협약이다. 그러나 CLRTAP의 내용은 대기오염 감소를 위한 책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어떠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국제사회가 협력의 틀을 마련할 것인지에 주안점을 두는 한계는 있다. 가장 최근의 협약 내용은 1999년 스웨덴 예테보리 의정서이며, 산성화와 부영양화 방지 및 오존과 VOCs 등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는 것으로 협의했고, 2012년 의정서의 내용에 미세먼지 배출 감소도 추가로 넣었다. 비록 수정된 의정서의 효력이 아직 발휘하지 않고 있지만, 수정안은 국제 사회가 블랙 카본을 비롯한 미세먼지 배출을 규제하는 첫 법안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CLRTAP 체제 아래에서 정부들 간의 협력은 지금까지의 성과를 봤을 때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대대적인 규제를 통해 산성화, 납 오염, 잔류 오염 유기물질(POPs) 사용들을 억제한 것이다. 그러나 지리적인 요인으로 인해 CLRTAP에 참여하는 국가는 51개국에 불과하며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대부분이 유럽국가들로 이뤄져 있고 경제가 성장 중인 중진국들과 개도국들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최근 국제사회는 부족하게나마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유엔 2030 아젠다’를 통해 청정 대기를 위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2030 아젠다’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원칙 중 하나로 청정 대기를 꼽았으며 아울러 여러 필요한 방법을 동원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대기오염을 낮추려 하고 있다. ‘아젠다 2030’의 목표 중 최소한 일곱 가지가 대기오염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다.

 

기후협약 이행 연계, 대기오염 정책 투명성 확보해야

국제사회의 가장 뜨거운 이슈인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대책들은 공기의 질을 높이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 청정 대기를 위한 정책보고서는 청정 대기를 유지하기 위해 파리기후변화협약 내용을 이행할 것을 주문했다. 지구평균온도 상승폭을 2도 미만으로 낮추기 위해 파리기후변화협약은 기후변화 방지뿐 아니라 대기오염 방지를 동시에 목표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파리협약의 내용이 오로지 이산화탄소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구 온도 상승폭을 억제하겠다는 파리협약의 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의견들이 많으며, 메탄과 블랙 카본, 오존과 같은 단기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는 노력이 또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중 블랙 카본은 미세먼지의 주성분으로서 이산화탄소보다 460~500배나 더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이다. 단기오염물질의 잔류주기를 고려해봤을 때, 이들 물질의 방출을 억제할 수 있다면 다가오는 몇 십 년 안으로 지구 온도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 따라서 단기오염물질과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궁극적으로 생태계와 인류 그리고 기후 시스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와 함께 대기오염과 관련된 사업과 정책의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기 청정도 모니터링 시스템을 더욱 25확장함으로써 투명성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충분하고 정확한 데이터는 정부 관계자들이 유관정책을 만들고 대중들의 인식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류층 오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정보는 확인할 수 있지만 대다수의 아시아와 남미 국가들과 아프리카의 경우는 이용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거나 전무하다시피 한다. 물론 대부분의 개도국들은 이러한 정보를 얻기 위해 필요한 재원과 인력이나 기술이 없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는 개도국들이 공기의 질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파이낸싱 프로그램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기오염에 대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곳에서는 이를 시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일부 국가들에서는 시민들이 관련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국가들의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으며 일반인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으나 한 눈에 내용을 알아보기 어렵다. 투명성 제고는 시민들이 정부가 공기의 질을 모니터링 하는 시스템을 향상시키고 유관 분야의 정책과 법안 마련을 촉구하기도 한다.

 

협력적인 장기 플랜으로 한계 극복해나가야

오늘날 많은 국가에서 대기오염원 배출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을 시행함으로써 도시의 대기질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정부 차원의 보다 강력한 대기질 정책, 구체적 목표가 설정된 대책과 행동 계획의 도입, 다양한 에너지원의 탄소 배출을 감소시킨 기술적 개선의 결과다.

그러나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기에는 갈 길이 멀다. 다수의 도시와 지역에서 여전히 대기오염물질은 규제 제한선을 초과하고 있다. 특히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가 기준 배출량을 초과하고 있으며, 이산화질소는 도심부의 주요 도로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수많은 세계의 도시들이 규모 측면에서도, 인구 측면에서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잠재적으로 대기오염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기질 개선책이 시행되는 동안 도시들이 직면한 주요 도전 과제는 어떻게 다양한 행정적 수준에 걸쳐 정책 일관성을 달성하고 또 효과적으로 대기질 이슈를 대중에 전달할 것인가이다. 이미 대기질 이슈에 관해 도시들을 지원하기 위해 제작된 다양한 플랫폼들이 있다. 이러한 계획들은 지역 대기질 개선 시행 계획을 지원할 수 있는 수많은 정보원과 지침을 제공하지만, 지역 대기질 개선 시행 계획자는 이러한 정보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모범이 될 만한 관행, 능력 강화와 효과적인 관리 접근법 공유를 지원하는 단일한 권위 있는 정보 플랫폼 구축이 필요한 현실이다.

더 근원적으로는 대기오염의 근본요인인 무계획적인 도시밀집화와 이기적인 산업화의 배경이 되는 사회경제적 조건을 개선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평균농도는 여전히 주요 선진국의 도시와 비교했을 때 높은 수준이다. 이는 높은 인구밀도, 고도화된 도시화와 산업화 등으로 인해 단위 배출량이 높고 지리적 위치나 기상여건 등이 유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발도상국가일수록 이러한 문제들은 더 가중될 것이다.

국제사회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기오염이 점점 광역화·심화되면서 전 세계적인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대기질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나라는 없으며, 독자적으로 청정 대기를 이룩할 수 있는 나라도 없다. 협력적이고 통합된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그 한계를 극복해나가야 할 것이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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