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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공포로 몰아넣는 질병, 인수공통전염병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0.03.10 16:28
  • 호수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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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최초 확진환자가 발생했던 코로나19는 잠깐의 진정세를 보이다 2월 18일 대구·경북을 기점으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정부는 총력을 다한다지만 국민들은 이미 혼란과 불안에 빠져버렸다. 말 그대로 대재앙이다. 문제는 이러한 거대 질병이 토착화되고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대한민국을 코마상태로 몰아넣다

지난 2월 26일 우려하던 상황이 현실이 됐다.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 선 것. 2월 26일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코로나19의 확진자는 1146명을 기록해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지 37일 만에 1000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도 11명으로 두자리 수로 늘어났고, 확진자수는 최초 발병국가인 중국에 이어 2번째를 기록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확산방지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지역감염이 시작된 무서운 질병 앞에서 정부와 지자체의 발표는 무의미한 외침이 되고 있다.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확진자 수와 강력한 전염력에 그 신뢰도를 잃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국민들은 대혼란과 막연한 공포를 경험하고 있다.

심각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대구는 아비규환에 빠졌고, 인산인해를 이루던 전국의 번화가 역시 인적이 끊겼다. SNS와 각종 포털 및 커뮤니티 등 온라인에는 유언비어와 가짜뉴스가 생성·유포되고 있으며, 오프라인에서는 전국에서 마스크 품귀현상이 일어나면서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다.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하는 것이 하루의 중요한 일과가 됐고, 대중교통, 병원, 식당 어디도 안전한 곳이 없다는 사실에 국민들의 불편과 불안이 쌓이고 있다.

해외에서도 우리나라의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을 비롯해 수 많은 국가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해외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코스피 지수는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갑자기 발생한 전염병 하나가 국민들과 경제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정권마다 발생한 인수공통감염병

이와 비슷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2003년 발생한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을 시작으로 2009년 신종플루(인플루엔자바이러스 A형 H1N1 변종), 2013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전염력이 강한 감염병은 최근 정권 마다 한차례씩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사스(감염자 3명, 사망자 0명)를 제외한 신종플루(감염자 76만, 사망자 263명)와 메르스(감염자 186명, 사망자 38명)는 큰 피해를 야기한 바 있다.

이 때마다 드러난 미비점을 수정했을 것이라는 국민의 믿음에 이번 정부의 대책은 다를 것이라 기대를 모았다. 실제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최초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31번째 환자가 발생하기까지 정부의 대응은 호평을 받았다. 실제 2월 10일 28번 환자가 발생한 이후 2월 16일까지는 확진자가 나타나지 않았고, 완치가 된 사례가 나오면서 국내외로 좋은 반응을 받았다. 그러나 2월 18일 31번 환자가 발생한 이후 사태는 급속도로 달라졌다. 이번은 다를 것이라 믿었던 기대가 깨지는 순간이었다.

결국 코로나19 역시 기존에 발생했던 대형 감염병과 비슷한 악재를 겪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사스, 메르스와 비슷한 사람과 동물에서 감기바이러스인 코로나바이러스로 인수공통전염병이다. 사스(박쥐→사향고향이로부터 전파), 메르스(박쥐→낙타로부터 전파)처럼 코로나19 역시 박쥐 유래 코로나바이러스와 높은 유사성을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3가지 감염병 모두 호흡기로 감염되며, 발열, 기침, 근육통, 호흡곤란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치료로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차이가 있다면 이번 코로나19의 경우 사스나 메르스보다 치사율은 낮지만 전염력과 전파속도가 매우 높다는 정도이다. 특히 사스와 메르스 등의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 잠복기에는 전염력이 없었으나 이번 코로나19의 경우 잠복기에도 전파력이 있는 ‘무증상감염’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강한 전염력을 가진 코로나19는 기존의 경험을 토대로 한 정부의 대응에도 불구하고 신천지라는 종교단체에서 집단발병하는 변수와 맞물리면서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지고 있다.

 

인수공통전염병의 안전지대가 아닌 우리나라 

문제는 이러한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나라에서도 언제나 일어날 수 있으며 토착화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대한인수공통전염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진이 발표한 ‘국내 야생박쥐 코로나바이러스 감시 현황 및 결과’에 따르면 국내 서식 야생박쥐의 사체와 배설물, 구강 내 샘플 등을 조사한 결과 사스나 메르스와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전남에서는 샘플 189개 중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바이러스와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가 13개, 충북과 경북, 광주에서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바이러스와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가 각각 1개씩 검출됐다. 종별로는 관박쥐에서 양성으로 나타난 개체가 13마리로 가장 많았고, 문둥이박쥐, 집박쥐, 안주애기박쥐 등에서도 1마리씩 양성을 보였다.

다행히 국내 박쥐에서 검출된 코로나바이러스는 인체 감염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박쥐의 서식지역이 인간이나 가축의 생활반경과 겹치는 교차지역이 늘어나고 있으며, 바이러스는 언제든 변이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 역시 언제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뿐만 아니라 현재 접경지역에서 골치가 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비롯해 매년 겨울 발병하고 있는 조류독감(A.I), 진드기를 통해 감염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등 다양한 인수공통감염병은 국내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언제든 실현될 수 있는 위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이번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확산되면서 감염자가 늘어나자 코로나19가 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물론 완치자가 생기면서 치료제나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코로나19가 토착될 경우 감기처럼 매년 발생할 수 있으며, 변종이 쉽게 발생하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성상 신종바이러스로 변이돼 심각한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비단 이러한 문제는 코로나19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언제든 인수공통전염병이 발생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모든 인수공통전염병이 토착화되거나 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 이에 인수공통전염병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야생동물의 밀렵과 밀수출을 차단하고, 인수공통전염병의 발병원인이 될 사각지대를 줄여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실제 국제적인 환경단체, 동물보호단체들은 인수공통전염병에 대해 아시아의 야생동물 밀렵과 불법거래가 전 세계 공중보건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하며,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야생동물 불법거래를 완전 근절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30년간 발생한 신종 전염병의 70%가 야생동물로부터 유래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세계자연기금(WWF)은 “코로나 등 인수공통전염병이 인류를 위협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한국 역시 야생동물 불법거래가 활발한 상황이며, 의학적 근거가 미미한데도 야생동물의 한약재 사용이 여전히 만연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에 지난 2월 6일 바른미래당의 이상돈 국회의원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동물자유연대 등 동물보호단체는 인수공통전염병의 위험을 알리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2월 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들은 “코로나19 등의 인수공통전염병의 위험이 얼마든지 한국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밀렵과 야생동물 거래를 막고, 법적 사각에 놓여있는 야생동물 카페, 동물원 체험 등의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있는 인수공통전염병을 너무 막연하게 두려워해선 안 되지만 또 너무 둔감해서도 안 된다. 코로나19가 불러온 혼란을 잘 마무리하고 앞으로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해 인수공통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길 기대한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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