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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F, 끝나지 않은 사투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0.03.10 16:56
  • 호수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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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위협하면서 온 이목이 코로나19에 집중되고 있다. 스포트라이트가 비켜갔지만 먼저 온 재난과 아직 끝나지 않은 사투를 벌이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지난해 겨울 우리나라에 유입된 아프리카돼지열병이다.

 

코로나에 가려진 위험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이하 코로나19)이 우리나라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시에서 처음 발병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나라에 유입된 이후 2월부터 지역감염 초기 단계로 들어서며, 연일 감염자가 늘어나고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커다란 이슈가 발생하면서 기존의 이슈는 뒤로 물러난 느낌이다. 그러나 뒤로 물러난 이슈도 지금의 이슈만큼 심각하다. 지난해 10월 국내에서 처음 발생하기 시작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역시 아직 종식되지 않은 채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시작돼 유럽과 중국, 북한을 거쳐 우리나라로 유입된 ASF는 지난 2월 23일 기준 총 244건의 ASF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189건은 올해 들어 검출됐으며, 특히 2월 중 검출된 것만 106건에 달한다.

ASF의 종식을 위해 차단벽을 설치하고 철저한 차단방역을 실시하고 있지만, ASF가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한 지난해 3개월여보다 올해 2개월여 동안 ASF가 더 많이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모든 이목은 코로나19에 집중되고 있다. 그 사이 살처분, 돼지고기 가격 폭락 등으로 농가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ASF가 발생한 지역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예방적 살처분을 감수하고 있으며,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2월 21일 기준 돼지 1마리(110kg) 가격은 30만원으로, ASF가 발병하지 않았던 지난해 평균 가격(38만 3591원)은 물론 평균 가격보다 떨어진 상황이다. 

 

차단벽 이남에서 ASF에 감염된 멧돼지 사체들이 발견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차단벽, 살처분 등 다양한 문제를 낳고 있는 ASF

지난 11월 정부는 ASF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야생멧돼지 표준행동지침에 따라 연천, 포천, 철원 등 야생멧돼지 감염·위험지역 둘레에 울타리를 설치해 감염야생멧돼지의 외부 이동을 차단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지역 멧돼지의 남하와 동진을 차단하고, 접경지역 일대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돼 있을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는 1·2단계 광역울타리(1단계: 파주~철원 118㎞, 2단계: 화천~고성 90㎞)를 파주에서 고성까지 구축해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ASF의 확산을 막기 위해 설치한 울타리가 지난 2월 7일 뚫렸다. 강원 화천군 간동면에서 화천군 수렵단이 울타리 이남에서 포획한 멧돼지에서 ASF이 검출된 것이다. 이는 광역 울타리 이남에서 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포획된 첫 사례로, 광역 울타리가 뚫렸음을 시사한다.

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포획된 지점으로부터 10km 내에는 양돈 농가 3곳이 위치해 있으며, 3060여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강원도는 긴급 방역조치와 함께 해당 농가에 이동제한 명령을 내렸으며, 정부 역시 시급하게 대책마련에 돌입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기존 설치된 광역 울타리 외에 멧돼지의 남진을 차단하기 위한 ‘춘천~소양강~인제’ 구간을 연결하는 3단계 울타리를 추가 설치키로 했다. 이와 함께 동진을 차단하기 위해 ‘화천~양구’ 간 종단 울타리도 설치하고, 기 설치된 1·2단계 광역울타리 내를 구획화하는 추가 울타리를 설치해 멧돼지 이동을 차단하는 효과를 높일 방침이다.

또한 파로호 남측 일대를 포함해 광역울타리 안팎으로 폐사체 수색을 광범위하게 실시하고, 접경지역 내 감염위험도 등을 고려해 지역별로 차등화된 멧돼지 포획을 추진하는 한편, 화천군과 경기·강원 북부에 대한 농가단위 방역조치도 강화한다. 화천군은 멧돼지 기피제를 종전의 2배 이상 설치토록 하고, 2주 간격으로 재설치할 예정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은 “광역 울타리 추가 설치와 미진한 울타리 보강, 수색 포획의 구획화, 투입 인력 증원과 역할 분담 등을 보완해 보다 전략적인 방역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ASF 확산 여부와 함께 살처분과 후처리 문제, 돼지농가의 재입식 문제 등으로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 지난 11월 경기도 연천군 등의 대량 살처분이 있었던 지역에서 침출수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또한 환경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12건의 멧돼지 폐사체 주변 토양이 오염된 사례가 발생했다. 이는 전체 멧돼지 폐사체 수의 5% 정도에 불과한 수치지만 인근 주민들은 이 수치를 믿을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ASF의 여파로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한 농가들이 사육할 돼지를 다시 들이는 재입식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멧돼지에 따른 ASF가 안정화 될 때까지 불허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들의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2월 13일 “ASF가 장기화되면서 3~4개월 동안 축사를 비우고 있는 농민들의 심정은 이해되지만 재입식을 서두르다 농장에서 ASF가 재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으며, “과거에는 사육하는 동물이 없이 축사에 대해서만 재해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현재 축사만 있어도 재해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관련 기관과 협의해 제도를 개선했다. 살처분 농가에 대한 생계안정자금 지원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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