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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가는 물, 대체할 자원이 필요하다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0.03.11 09:42
  • 호수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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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고 해수담수화 플랜트

인간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분주히 노력해왔다. 항상 위기 속에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대체할 것을 찾아냈다. 현재 우리는 최대 위기에 놓여있다. 삶을 영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자원인 물이 점점 고갈되고 있는 것. 대체불가한 자원인 물의 고갈 앞에 인간은 또다른 방법을 찾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설치된 해수담수화시설(사진 부산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

물의 행성 지구, 물 부족에 시달리다

태양계의 행성 중 유일하게 물이 존재해 물의 행성이라 불리는 지구는 표면의 70%가 물로 채워져 있을 만큼 풍부한 물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수많은 사람들이 물부족을 겪고 있다.

사실 지구의 물 중 약 97%는 염분이 포함된 바닷물이거나 바다와 강이 만나는 지점의 기수이다. 염분이 포함된 물은 식수는 물론 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다. 즉, 지구의 물 중 3%만이 담수로써 가치가 있다. 그중에서 약 2%는 높은 산이나 극위도 지방의 빙하로 존재하므로 우리가 필요로 하는 담수는 지하와 지표에 존재하는 약 1%의 수치에 불과하다. 심지어 이러한 담수는 기후변화와 수질오염, 무능한 물 관리로 인해 점점 고갈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물 부족은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실제 유엔환경계획(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은 지금과 같은 속도로 인구가 증가하고, 1인당 물 사용량도 계속 늘어난다면 2025년에는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심각한 물 부족에 시달리게 될 것이며 2030년이면 지구의 인구 중 47%가 심각한 물부족 상황에 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 부족 문제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이자 위기요소이다. 단순히 물은 갈증을 해갈하는 음용의 용도를 넘어 모든 산업에 필수적인 자원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물 사용 가운데 약 70% 이상은 농작물 관개용수로 사용되며 16%는 산업용수, 나머지 14%는 음용 및 요리, 목욕, 세탁 등의 생활용수로 사용된다. 물이 없으면 식량생산과 산업부터 마비되는 것이다.

이에 전 세계는 경쟁적으로 수자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물 관리에 나서고 있으며, 물의 이권을 차지하기 위해 인접 국가와의 분쟁도 불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적으로 수자원을 취수하던 저수지나 댐, 하천표류수·지하수 직접 활용 등의 방법이 아닌 버려지는 물이나 숨어 있는 물을 찾아 확보해 수자원을 취수하는 대체수자원이 주목을 받고 있다.

 

빗물을 모아 미세먼지 및 폭염 저감을 위해 활용하는 수원시의 자동노면살수시스템(사진 수원시)

지하수, 해수 등 지구의 물을 활용한 대체수자원

대체수자원 분야 중 국내외에서 가장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기술은 다름 아닌 지하댐이다. 지하댐은 말 그대로 지하수가 유동하는 대수층 내에 인공적인 물막이벽을 설치해 지하수를 대수층 내에 저류 또는 함양시켜 저류·함양된 지하수를 관정 등 이용시설을 통해 취수·사용하는 지하저류기술이다.

지하댐이 대체수자원 분야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지하수의 특성과 지하댐이 가진 장점 때문이다. 지하댐이 활용하는 지하수는 증발로 인한 손실이 적고, 기상기후에 영향을 비교적 덜 받기 때문에 일정한 수량을 유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지하댐은 기존의 댐과 달리 땅 속에 건설하기 때문에 대규모 수몰이 필요하지 않아 환경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기존의 댐보다 경제적으로 건설할 수 있다. 또한 건설 후에도 기존 토지를 사용할 수 있으며, 붕괴위험이 적고 어떠한 악조건 속에서도 일정한 수량과 수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지하댐의 대체수자원으로서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는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너무 낮은 수온으로 인해 농업의 관개용수로 직접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으며, 지하에서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관정 등이 설치됨으로 유지관리비용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지하댐 개발은 아프리카, 인도, 동남아시아, 남미 등의 개발도상국에서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선진국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에서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대체수자원으로 주목받아 온 것은 지하수뿐만이 아니다. 지구의 대부분의 물을 차지하는 해수 역시 대체수자원으로 오랫동안 주목받아왔다. 그 대표적인 기술이 바로 해수담수화기술이다. 해수담수화 기술은 해수의 염분을 비롯한 용해물질을 제거해 순도 높은 물로 만드는 수처리 기술로, 무한한 바다를 이용하기에 물 부족 현상을 가장 혁신적으로 해소해 줄 기술로 꼽힌다.

이에 해수담수화 기술과 시장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만성 물부족 현상을 겪고 있던 중동에서 주로 주목받던 해수담수화기술은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와 중국, 호주, 남부유럽, 아프리카 등에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급성장을 이루고 있다. 세계 물 사업 조사 기관인 GWI는 앞으로 10년간 해수담수화 시장은 연평균 2.5% 이상 성장하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해수담수화 방식은 지역적인 환경, 에너지 사용, 비용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주로 해수를 열로 가열해 증발시켜 물을 얻는 증발법, 압력을 이용해 반투막을 통해 물을 높은 농도의 용액으로부터 낮은 농도의 용액으로 보내 추출하는 역삼투법(Reverse Osmosis Method), 전기투석 및 냉동법 등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과거 증발법이 주를 이루던 경우 우리나라의 두산중공업을 비롯해 포스코, 한화 건설, GS 건설 등은 중동지역의 해수담수화 플렌트 사업을 주도하면서 해수담수화 분야를 선도했으나, 최근 에너지 소비를 줄이며 순도를 높이는 역삼투법으로 추세가 바뀌면서 글로벌 물기업 베올리아를 비롯해 이스라엘 IDE, 미국 자일럼, 싱가포르 하이플릭스 등이 해수담수화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국내 기업들 역시 멤브레인 기술이 지속적으로 연구돼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며, 태양광 발전 폐열 등으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바닷물은 물론 하수처리수도 함께 처리하는 융합담수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담수화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해외에서 호평을 들은 국내 해수담수화 기술이지만 해수담수화의 안정성 문제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던 지자체 역시 지속적인 가뭄으로 인해 용수 부족현상이 일어나자 해수담수화 시설 허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앞으로 국내에서도 해수담수화 시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하댐과 해수담수화 이외에도 태양광이 도달하지 않는 수심 200m 이하의 해수에서 추출한 깨끗한 물로서 식수로 각광받는 해양심층수, 하천에서 강변으로 스며든 물을 취수하는 강변여과수, 이슬, 안개, 수증기 등을 활용해 물을 만드는 기술까지, 숨어있는 대체수자원을 찾기 위한 노력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 방울의 물도 다시 보는 대체수자원

바닷물이나 지하수처럼 숨어있는 물을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물로 만드는 것만이 대체수자원은 아니다. 버려지는 물도 훌륭한 대체수자원이 될 수 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과 한번 사용된 오수는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대체수자원이다.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은 훌륭한 수자원이지만 그 가치를 높이 사지 않아 쉽게 버려지고 유출되곤 한다. 특히 급격한 도시화에 따라 투수성이 좋지 않은 아스팔트나 시멘트 등이 토지를 덮으면서 대부분의 비가 하수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에 환경선진국인 독일, 미국, 일본, 영국, 호주 등은 1980~1990년대부터 빗물이용 시설을 도입해 추진해오고 있으며, ‘국제 빗물 모으기 회의(IRCSC)’ 등을 통해 다각적인 국제 기술교류를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1년 3월 ‘수도법’을 개정해 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 등 지붕 면적이 2400㎥ 이상이고 좌석수가 1400석 이상인 체육시설을 대상으로 빗물이용시설 설치가 의무화됐으며, ‘자연재해대책법’에 따라 개발사업 등을 시행할 때 우수유출 저감대책을 수립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자체들은 조례와 지침을 제정해 빗물이용시설의 설치를 촉진하고 있으며, 저영향개발(LID)을 도입해 빗물을 모으고 활용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개발·도입하고 있다.

물 한 방울이 귀한 지금, 한 번 쓰고 버려진 물도 훌륭한 대체수자원이 될 수 있다. 사용한 수돗물을 식용수가 아닌 생활용수, 공업용수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다시 처리하는 중수도는 물을 재활용함으로써 수자원 낭비를 줄이고,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해외에서는 빌딩이나 가정 등에서 한 번 사용한 물을 버리지 않고 모았다가 화장실이나 외관청소, 정원 관리 등의 용수로 사용하는 등의 중수도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

환경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7년을 기준으로 국내에는 약 2140개소의 빗물 이용시설과 642개소의 중수도 시설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중에서 중수도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220여개 정도 시설의 활용여부는 가동여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중수도는 오수를 보관하고 정수·순환하는 시스템으로 지속적인 장비와 소프트웨어 등의 점검이 필요한데 이를 담당하고 있는 지자체들이 이를 관리하거나 활용하는 데 소홀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UN이 발표한 ‘2019년 세계 물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물 스트레스 지수가 25~70%로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됐으며, 실제 최근 몇 년간 겨울부터 봄까지 이어지는 겨울가뭄에 용수 부족을 겪는 지자체들이 현실로 나타났다. 이젠 물부족을 대비해야 한다. 그리고 대체수자원은 물부족을 해결할 대안이 될 것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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