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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물과 위생시설에 제한된 사람들
  • 박희정 기자
  • 승인 2020.03.11 09:52
  • 호수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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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물 스트레스와 같은 기본적인 물 접근을 곤란하게 하는 위협요인들이 강도를 더해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의 삶을 살아가는 세계 인구의 대부분은 물을 가장 기본적인 삶의 요건으로서 누리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상당한 인구의 사람들은 이런 기본적인 인권에 소외돼 있고, 마실 물을 얻는 데 사투를 벌여야 하며, 위생시설이란 것은 본 적도 없는 환경에서 살아간다. 스스로의 취약함을 인지하지도 못한 채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물은 인권이자 최소한의 삶의 질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기본적 식수 공급조차 부족한 채 살아간다. 세계 8억 4400만 명의 사람들은 아직도 기본적인 식수 공급을 받지 못한다. 1억 5900만 명의 사람들은 지표수에서 직접 마실 물을 채취하고 있으며, 그 중 58%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에 거주한다. 2억 6300만 명의 사람들은 제한된 식수공급 서비스로부터 물을 모으기 위해 왕복 30분 이상을 소요해야 한다. 그리고 그 몫은 여성과 어린 소녀들에 있다. 이것은 여성들이 이 필수적인 자원을 얻기 위해 길고 소모적인 시간을 보내야 하고, 소녀들은 집에서 이 일을 지원하기 위해 공부를 게을리 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식수와 위생 프로젝트가 지역사회에서 수행될 때, 모든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겠지만 특히나 여성과 소녀들의 삶의 질을 보장해줄 수 있게 된다.

식수뿐 아니라 위생시설도 많은 이들에게 여전히 취약하다. 세계 23억 명의 인구가 기본적인 위생 서비스조차 부족한 가운데 살아간다. 6억 명의 사람들은 제한된 위생 서비스, 즉 다른 가정과 공유하는 위생시설을 사용하고 있다. 최빈국에서는 26%의 인구가 비누와 물이 부족한 위생시설을 갖추고 있고, 47%는 그러한 시설조차 없는 가운데 생활한다.

더욱이 전 세계적으로 8억 9200명이 개방적인 장소에서 배변을 하고 있다. 위생시설의 부재는 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콜레라와 같은 수인성 질병으로 죽어가게 한다. 이러한 질병은 지역 어린들의 여러 사망 원인 중 두 번째로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다. 파키스탄의 경우에는 인구의 18%만이 제대로 된 하수도 시설을 이용하고 있는데, 그나마 집에 기본적인 위생시설을 설치한 곳은 삶의 질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편이다.

 

적절한 폐수 처리, 위생에 필수적

적절한 하폐수 처리는 위생 서비스에 필수적이다. 지표수에 방류되는 처리되지 않은 폐수는 생태계와 사람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일으킨다. UN에 따르면, 전 세계 폐수의 80%가 적절한 처리 없이 물로 방출된다.

하수 및 폐수 처리 시스템은 국경지대에서 더 나은 수질을 유지하는데, 높은 수위에 있는 사람들과 낮은 수위에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일례로 남미의 수백가구가 통합된 수자원 관리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이 작업은 에콰도르의 국립수자원관리소, 페루의 수자원공사, 유엔개발계획의 협력을 통해 수행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에콰도르 엘 오로와 로자의 행정구역에 건설됐는데, 프로젝트에는 음용수와 폐수처리 시스템의 건설, 복구와 개선, 기본적인 위생시설 설치가 포함됐다. 사업의 목적은 수자원 통합 관리를 촉진하고, 여러 분야의 오염을 통제하며, 유역의 물 접근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좋은 수질은 인간의 건강, 사회적·경제적 발전, 그리고 생태계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인구가 증가하고 자연환경이 저하됨에 따라, 모든 사람들을 위한 충분하고 안전한 물 공급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해결책의 주요 부분은 오염을 줄이고 폐수를 관리하는 방법을 개선하는 것이다. 주로 개발도상국 내에서 저소득 지역의 도시와 마을에서 많은 양의 폐수가 가장 가까운 지표수 배수로나 비공식 배수로로 직접 배출되며 때로는 처리가 거의 되지 않거나 전혀 되지 않는다.

보다 순환적이고 지속가능한 사회는 폐수를 폐기하거나 무시하기보다는 그 잠재력을 위해 가치를 평가할 것을 요구한다. 안전한 폐수관리는 단순히 대체 수자원이 아닌 생태계를 보호하고 회복가능한 위생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개발도상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개발도상국뿐 아니라 인구 증가, 가속화된 도시화와 경제 개발로 인해 생성되는 폐수의 양과 전체적인 오염 부담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안전하고 충분한 물 공급의 가용성은 폐수를 관리하는 방법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처리되지 않은 폐수의 양이 증가하면서 농업 유출과 산업방류가 합쳐지고 전 세계의 수질이 저하되고 수자원이 오염돼왔다.

세계적으로 폐수의 80%는 처리되거나 재사용되지 않고 생태계로 다시 흘러들어 약 18억 명의 사람들이 배설물에 오염된 식수의 공급원을 사용해 콜레라, 이질, 장티푸스, 소아마비에 걸릴 위험이 있는 상황을 야기한다. 폐수는 버려지거나 무시할 것이 아니라 급속도로 팽창하는 도시에서 증가하는 물 수요를 충족시키고, 에너지 생산과 산업 발전을 향상시키며, 지속가능한 농업을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폐수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도시에서도 처리효율은 사용되는 시스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지역당국이 녹지공간이나 거리를 관개하기 위해 사용하는 물은 음용수 기준에 따라 처리할 필요는 없다. 폐수를 의도된 용도에 적합한 수질기준으로 처리하면 회수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물에 대한 도시 수요의 증가는 폐수 수집과 관리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요구할 것이다. 실제로 재활용된 폐수는 식량 생산과 산업발전을 포함한 다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모두를 위한 물과 위생시설

물은 생명을 유지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그것은 마시기에 안전하지 않고, 쉽게 구할 수 없는 것이다. 물과 위생의 부족은 광범위한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여성의 경우 가족 구성원들이 병에 걸리게 되면 더 많은 관리 부담을 떠맡고 추가적인 건강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 출산 중 깨끗한 물과 위생시설은 산모와 아기 모두에 삶과 죽음의 차이를 가져온다.

희망적이게도 최근 몇 십 년 동안 전 세계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안전한 물과 위생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기후변화와 오염은 수자원에 대한 스트레스를 가중시켰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관리되는 식수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보호받지 못하는 우물이나 샘과 같은 원천에 의존한다. 많은 경우 물을 오염시키고 질병을 퍼뜨릴 수 있는 개선되지 않은 위생시설을 사용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모든 사람을 위한 식수와 위생서비스의 기준을 점차적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많은 개발도상국에서 즉각적인 우선순위는 모든 사람이 적어도 기본 수준의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유엔의 지속가능한 개발목표(SDGs)는 2030년까지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고 저렴한 음용수에 보편적이고 공평하게 접근하게 하고, 모든 여성과 소녀, 취약계층의 요구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 모든 개방형 배변활동에 적절하고 공평한 위생시설이 설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물과 위생 서비스의 불평등을 추적하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다. 서비스 수준에서 사용가능한 정보가 거의 없고, 인구 하위 그룹별로 거의 분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전 관리 서비스의 여러 요소에서의 불평등 간의 관계를 이해하려면 향후 이 요소들이 보다 체계적으로 모니터링될 수 있도록 추가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은 1인당 하루에 약 3리터라고 한다. 하지만 마시는 물뿐만 아니라 화장실이나 위생에 관련된 물도 포함한다면 이 최소량은 50리터 가량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사용하는 물의 소비만을 고려할 수는 없다.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 생산에 막대한 양의 물이 소비된다. 산업화된 도시의 수요도 만만찮다. 그러나 물은 다른 천연자원처럼 한정돼 있다. 지구상에서 순환하는 물의 양은 늘어나지도 줄어들지도 않으며 거의 일정하다. 인구가 얼마가 되든지 모든 사람이 그 물을 공유해야 한다. 물리적으로 접근 가능한 거리에서 깨끗한 물을 충분하게 사용하는 것은 물에 대한 기본적인 인권이다. 그 사각지대에 있는 개인과 지역에 대한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현실이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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