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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속 맞이한 지구의 날
  • 박희정 기자
  • 승인 2020.05.10 09:40
  • 호수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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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항상 용서하지만 자연은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는 스페인 격언이 있다. 팬데믹으로 세계가 멈춰진 가운데 자연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은 신의 배려일까. 그것이 무엇이든 이는 인류에게 찾아온 기회일 수 있다. 지난 4월 22일 지구의 날이 5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지구촌 곳곳에서는 자연을 대하는 방식을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며 지구의 날의 의미를 되새기고 확장하기 위한 노력을 펼쳤다.

지구를 생각하는 4월 22일
지구의 날은 지구의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제정한 세계 기념일이다. 유엔이 지정한 세계 환경의 날과 취지는같으나, 환경운동가를 비롯해 시민, 각 지역단체, 각국 학교 학생 등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민간 주도 행사다.


1970년 4월 22일, 당시 미국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2000만 명의 인구가 환경 무지에 항의하고 지구를 위한 새로운 길을 요구하기 위해 거리, 대학 캠퍼스, 수백 개의 도시로 이동하면서 촉발됐다. 이는 기름 유출, 스모그, 오염된 강 등과 같은 위기에 처한 환경에대한 항의였다. 이 첫 번째 지구의 날은 현대적인 환경운동을 시작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큰 시민행사로 인정받고 있다. 이를 계기로 청정 공기, 깨끗한 물, 멸종위기종법을 포함한 미국의 획기적인 환경법들이 통과됐다. 많은 나라들이 곧 유사한 법을 채택했고, 2016년 유엔은 파리 기후협정을 발효하는 날로 지구의 날을 선택하기도 했다.

지구의 날을 계기로 환경문제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는 운동이 본격화됐는 데,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세계자연보호기금, 그린피스, 지구의 벗 등 환경보호 비정부기구들이 설립되거나 활동의 폭을 넓혔다.

올해 50주년을 맞는 지구의 날 주제는 기후행동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엄청난 도전이자 기회들이 지구의 날 50주년을 맞아 가장 시급한 화두로 선정된 것이다. 기후변화는 우리의 생활에 필수적인 시스템이자 인류의 미래에 대한 가장 큰 도전이 됐다.

세계 곳곳 펼쳐진 기후행동
지구의 날 전후로 지구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갖가지 활동이 펼쳐진다. ‘지구촌 1시간 소등행사’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탄산가스 배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2007년 호주 시드니에서 1시간 동안 불을 끄면서 시작된 대표적인 지구의 날 행사다. 매년 3월 마지막 토요일에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서울을 거쳐 미국까지 지구를 한 바퀴 돌면서 시간대에 맞춰 전기 스위치를 끄게 된다. 우리나라는 지구의 날에 맞춰 저녁 8시에 전국적으로 소등행사를 진행했고, 시민들 간에도 꽤나 익숙하게 참여를 독력하고 있는 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지구의 날에는 이외에도 많은 나라가 참여해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세계에 알리고 지구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올해 지구의 날은 거리에서 행동을 할 수는 없었지만 세계는 디지털 미디어로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연결돼, 4월 22일 지구의 날 웹페이지에서는 생생한 토론과 공연, 영상 수업 등 디지털 활동들로 가득 찼다.

세계자연기금은 이날 세계 아름다움 풍경사진들을 공유하며 사람들에게도 주위의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사진에 담아 함께 공유할 것을 제안했다. 자연의 존재 자체로 얻게 되는 경이와 자연과의 관계를 통해 다시 지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주간 전용 누리집(www.climateweek.kr)을 5월 10일까지 운영, 기후변화 증강현실 명화전, 저탄소생활 실천정보 등 다양한 콘텐츠로 국민들의 기후행동을 촉구한다. 일상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후행동으로서,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사용하기, 분리수거 하기, 안 쓰는 플러그 뽑아두기, 음식물은 먹을 만큼만 요리하기, 에너지효율이 높은 전기·전자기기 사용하기에 동참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들은 실상 익히 알고 있는 환경보호 방법이지만 일상에서 생각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심코 지나치던 것에서 잠깐만 생각할 시간을 갖는다면 모두 손쉽게 할 수 있는 일들이다.

진정한 지구의 참 모습 돌이켜야
코로나바이러스로 인적이 끊긴 세계 도심 곳곳에 야생동물들이 출현하며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는 모습이 요즘 자주 포착된다. 햄버거 가게 앞의 양떼와 염소들, 해안가 위 인가에까지 올라온 물범에 국립공원 도로를 점령한 호랑이들, 종종 도심에 퓨마가 출현하며 일대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마치 인간이 잠시 빌려 살던 땅에 원래 주인이 돌아온 것 같은 모습인데, 코로나 사태가 길어질수록 아마도 도심에 야생동물이 목격되는 사례는 더 많아질 것이다. 과연 지구의 주인은 누구인가? 이제 우리는 야생동물들에 우리의 보금자리를 내어줘야 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다.우리는 이러한 전례 없는 현상들을 목도하면서 지구의 날을 맞았고, 지구를 바라보는 시선이 팬데믹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띠며 우리의 행동도 그에 적극 부합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구의 날은 1년 중 하루만 기념하고 말 것이 아니다. 앞으로도 계속 돼야 한다. 펜데믹을 겪고 있는 오늘날, 인간이 만들어낸 또 다른 재앙을 겪지 않으려면 지구의 목소리를 잘 듣고 지구의 토양 위에서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찾고 실천하고 공유해야 한다. 사실 일상에서 항상 환경을 생각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전환 포인트를 이번 지구의 날의 다양한 실천사례들로부터 다시 생각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 자연을 보호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우리 인간에게도 득이 된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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