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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영수증, 미래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할 시간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0.05.10 10:00
  • 호수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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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구매하거나 거래할 때마다 발생하는 작은 종이 영수증, 일상에서 쉽게 마주하는 이 작은 종이 하나가 엄청난 나무를 소비하며 생산과 폐기 과정에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체에 해로운 오염물질까지 배출한다. 이에 사라져야 한다는 것에 공감도 샀고, 충분히 대체할 것도 존재한다. 하지만 아직 자취를 감추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들이 있다.
 

사라지는 종이영수증
해마다 30년 된 나무 3만 그루가 ‘이것’때문에 희생돼 왔다. 또한 해마다 이것을 발급하기 위해 연 평균 1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증가해왔으며, 이를 처리하는 데 연간 4000억 원이 소요됐다. 이 모든 것이 손바닥보다 작은 종이 영수증의 이야기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연간 종이영수증 발급건수는 128억건, 발급비용만 1031억원에 달한다. 특히 영수증의 소재로 사용하는 감열지는 대부분 중국산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겉이 코팅된 감열지는 재활용이 불가능해 대부분이 바로 버려져 쓰레기가 되는데, 배출량이 9000톤 이상에 달한다. 막대한 사회적 낭비를 안고 있는 문제인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1년 한국소비자원의 조사결과 종이 영수증에서는 내분비계 장애를 유발하는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BPA)’가 검출된 바 있다. 비스페놀A는 내분비계의 호르몬이상을 일으키는데 지속적으로 노출 될 경우 기형아 출산, 태아 사망, 불임, 암, 성조숙증, 성 기능 장애와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비스페놀A는 주로 플라스틱 제품 제조, 합성수지 원료, 식품저장용 캔 내부 코팅 재료 등에 쓰이는데, 영수증의 종이 원료인 검열지에도 비스페놀A가 사용되는 것이다. 감열지로 사용되는 비스페놀A의 경우 양이 적고 섭취가능성이 낮은 편이지만 맨손으로 만지는 것만으로도 비스페놀A의 체내 농도가 높아질 수 있으며, 손에 땀이 나거나 장기간 영수증을 쥐고 있을 경우 피부를 통한 흡수율이 10배가량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유럽화학물질청은 올해 1월부터 신용카드전표, 티켓, 상품라벨 등에 사용하는 감열지 코팅물질인 비스페놀A에 대한 규제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개인정보 유출 및 분실과 훼손이 쉬워 보관하기 어렵다는 등의 단점도 종이 영수증의 단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단점을 줄이기 위해 종이 영수증을 전자영수증으로 대체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지난해 환경부,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3개 대형유통업체와 종이영수증 없애기 협약을 체결했으며, 종이영수증을 선택적으로 발급할 수 있는 기종으로 교체하거나 모바일 앱을 통해 전자영수증을 발급하는 방식으로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획재정부는 ‘종이영수증 발행의무화를 폐지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 1월 6일 입법예고하면서 종이 영수증의 시대는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여전히 반대하는 시각도 있다. 종이 영수증이 가져오는 단점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크다. 이에 금융업계와 유통업계는 하나둘씩 전자영수증으로의 전환을 실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정부와 협약을 맺은 13개 대형유통업체를 비롯해 금융업계와 신용카드사들 역시 전자영수증으로 전환하면서 빠르게 전자영수증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와 함께 전자영수증을 선도적으로 개발하고 확산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한국전자영수증(주)은 정부 시범사업으로 SKT와 KT, LG CNS 등 이동통신3사에 전자영수증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으며, 각종 전자영수증 발급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쉽고 편리하게 전자 영수증을 발급하는 방법이 보급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더 편리한 방식으로 어플리케이션들이 개발되는 상황에서 전자영수증은 빠르게 종이영수증을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러한 전환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국내 제지업계들은 ‘종이 영수증 의무화 폐지가 곧 제지업계를 초토화 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종이영수증 발행 의무화를 폐지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던 제지업계는 “종이용수증에 사용되는 제지가 천연림을 벌목해 쓰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조림지에서 생산된 인공 조림 목재를 원료로 사용한다”고 주장했으며, “영수증이 선택제로 전환되는 순간 종이영수증은 무명무실해지고 이는 제지업계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소규모 자영업자를 비롯해 일부 유통업계 역시 종이영수증 대신 전자영수증으로 대체할 경우 이를 위해 시스템 교체비용이 부담이 된다는 지적과 함께 전자영수증 제도가 오히려 해킹으로 인해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유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수년간 존재해온 종이 영수증을 하루아침에 없애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종이 영수증에서 전자 영수증으로 전환은 자원과 재원의 낭비를 축소하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이러한 대안을 소비자에게 선택하게 하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이때 발생할 수 있는 피해나 혼란도 논의해야 한다. 종이 영수증의 단점만 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만 집중했지 그에 따른 혼란과 피해에 대해서는 논의된 바가 적다. 더 나은 방향으로 진일보하기 위해 더 많은 토론이 필요해 보인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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