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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종을 막아라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0.05.10 10:25
  • 호수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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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최대 호수지만 외래종의 유입으로 생태계가 파괴된 빅토리아 호수

인간에 의한 자연 파괴와 환경오염과 함께 기후변화 등으로 빠르게 무너지고 있는 생태계를 더 힘들게 하는 사례가 있다. 바로 외래종이다. 유해한 외래종은 기존의 토종 생물종을 멸종시키고 그 자리를 차지하며 생태계 교란을 일으킨다. 다양한 이유로 유입되고 있는 외래종과 이를 막기 위한 사투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빅토리아호수를  죽음으로 몰고 간 종의 유입
우간다, 탄자니아, 케냐 3국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대호수 ‘빅토리아호’는 그 면적만 한반도 면적의 1/3에 해당하는 6만 8800km2 에 달하는 아프리카 최대 호수이자 세계에서 3번째로 큰 호수이다. 평균수심 40m, 최고 수심도 83m 정도로 넓이에 비해 다소 얕은 편이지만 제3신생대 원시인류의 첫 발상지로 불리며, ‘다원의 정원’이라 불릴 만큼 생물다양성을 자랑하던 곳이었다.

그러나 다윈의 정원은 옛말이 됐다. 빅토리아호의 생태계는 1920년대부터 급격하게 파괴됐다. 그 시작은 이 지역을 식민지배했던 영국인들이었다. 빅토리아호에는 다양한 민물고기들이 서식했는데 대부분 크기가 작은 물고기들이었고, 이를 탐탁치 않게 여긴 영국인들은 낚시와 식용을 위해 아프리카 북부지방에서 주로 서식하던 육식어종 ‘나일 농어’를 빅토리아 호로 대량 방류했다.

나일 농어는 최대 2m의 길이와 200kg까지 성장하는 육식성 어종으로 훌륭한 맛과 낚시의 재미를 보장하는 어종이었지만, 빅토리아호에 살던 민물고기들에게는 재앙일 뿐이었다. 나일 농어는 닥치는대로 빅토리아호의 민물고기들을 먹어 치웠다.

특히 빅토리아호에만 서식하며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해 300여 종으로 번성해 오던 시클리드(Cichlid) 어종은 나일 농어의 유입이후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불과 몇 년 만에 자취를 감춰버렸다. 그들이 자취를 감추자 호수에서는 조류와 수초가 번성하면서 녹조와 과도한 광합성이 일어나 수질오염으로 이어졌으며, 모기 유충들이 대거 부화하며 말라리아가 창궐했다. 시클리드가 자취를 감추자 육식어종인 나일 농어 역시 서로를 잡아먹거나 크게 성장하지 못하면서 기존의 취지도 이루지 못했다.

결국 남은 것은 붕괴된 생태계로 오염된 빅토리아 호수뿐이다. 오염된 호수는 주변국가에 수인성 질병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탄자니아 정부는 UN과 환경단체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사태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처럼 새로운 종의 유입으로 기존의 생태계가 파괴되는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생태교란종 중 하나인 뉴트리아

외래종과 전쟁 중인 대한민국
물론 모든 외래종이 위험하진 않다. 목화, 고무나무, 블루베리 등과 같이 경제성,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유익한 외래종도 있다. 그러나 국내에 천적이 없거나, 토종 생물을 해쳐 생태계를 파괴하거나, 인체에 유해하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처럼 유해한 외래종은 생태계 파괴는 물론 막대한 방제비용과 농업, 산림, 어업 등 각종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는 악영향을 초래한다. 특히 전문가들은 생물종 감소의 다양한 원인 중 외래종 유입이 가장 위험한 요소로 보고 있는데, 17세기 이후, 원인이 확인된 동물 멸종의 40%가 외래생물 탓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외래종 유입은 자주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과거의 경우 국가나 기업의 주도로 외래종이 유입된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나타나는 외래종의 유입 경로는 기후변화, 해외무역, 애완·관상용을 목적으로 불법으로 유입되는 경우 등 더 다양해졌다.

실제 1970년대 식용 혹은 농·산업용으로 유입됐으나 기대와 달리 생태계를 교란하는 외래종이 돼 버린 큰입배스, 황소개구리, 뉴트리아를 비롯해 붉은 불개미(2017), 미국가재(2019), 악어거북(2019) 등 최근에도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외래종이 유입된 사례들이 지속적으로 적발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는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고 외래생물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법(생물다양성법)’을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립생태원은 외래 생물의 위해성을 평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환경부는 ‘생태계교란종’과 ‘위해우려종’을 지정·고시하고 있다. 생태계교란종은 국내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외래종으로,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되면 수입, 반입, 사육 재배 등이 금지되고 이를 어길시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위해우려종은 국내로 유입될 경우 국내 생태계에 위협이 될 만한 외래종으로 유입금지 등의 예방을 위해 지정된 생물들이다.

이처럼 제도적으로 완비됐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문제는 존재한다. 바로 관리부분이다. 생태계교란종과 위해우려종으로 지정만 된다고 해서 관리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생태계 교란종 퇴치운동 및 보상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생태계 교란 식물의 경우 주기적인 퇴치작업을 펼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또한 계속해서 외래종이 유입되는 상황에서 위해우려종 관리 역시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유입된 외래 생물은 동물 1834종, 식물 333종으로 모두 2167종에 이른다. 그 중 에서도 유입된 이유와 경로가 확실한 외래종은 10%가 채 되지 않는다. 인간의 호기심과 욕심으로 불러온 외래종의 유입은 결국 우리에게 돌아올 수 있다. 이제는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 외래종의 유입을 막고, 철저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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