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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멈춰버린 세계, 드러나는 자연의 복원력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0.05.10 10:40
  • 호수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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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세상이 멈추자 대기가 정화되면서 인도에서도 볼 수 있게 된 히말라야

전 세계가 강력한 질병 하나에 속수무책이다. 세계 최고 강대국으로 불려왔던 미국도, 선진국으로 꼽혀왔던 유럽도 다를 바 없었다. 코로나19의 무서운 위세에 전 세계가 얼어붙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를 패닉에 빠트린 코로나19가 백신처럼 작용하는 곳이 있다.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다.

 

세상이 멈추자 드러나는 것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시름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프랑스, 영국, 스페인, 스웨덴 등 유럽전역으로 확산되며 소위 선진국의 의료체계 민낯을 드러냈으며, 세계 최고 강대국으로 불리던 미국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뉴욕시가 마비되고 선거가 미뤄지는 등의 혼란을 겪고 있다. 선진국의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개도국은 전시상황을 방불케 하고 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3월 11일 팬데믹(pandemic: 세계대유행)을 선언했고, 3월 19일부터는 전 세계에 여행경보 1단계인 ‘여행유의’가 발령됐지만 코로나19의 확산세는 줄어들지 않았다. 4월 10일 기준으로 코로나19는 총 214개국에서 발병해 총 160만 513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9만 5755명이 사망했다.

이처럼 위기에 빠진 인류에 의해 세상은 멈춰섰다. 그러자 다른 곳에서는 놀라운 변화가 목격되고 있다. 그런 변화가 가장 잘 나타나는 사례는 인도이다.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대기오염을 겪고 있는 인도에서는 최근 먼지가 사라지고, 히말라야 산맥이 관측됐다. 인도-네팔 국경에서 200km 떨어진 네팔쪽 히말라야산맥이 보인 것은 30년만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외출 금지 등을 공권력을 투입해 필사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인도 정부의 노력에 사람들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의도치 않게 대기질이 개선되면서 나타난 성과이다. 불가능해 보였던 인도의 대기오염이 코로나19로 인해 개선된 것이다.

이러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인도뿐만이 아니다. 중국과 우리나라 역시 올해 겨울과 봄에 미세먼지가 크게 줄어들었고, 뉴욕, LA, 시애틀 등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는 미국의 대도시를 비롯해 유럽의 이탈리아, 영국 등의 유럽에서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코로나19 발병 이후 40~50% 이상 감소했다.

대기오염물질을 뿜어내던 공장과 함께 사람들이 집에 머물며 교통이 줄어들면서 대기오염이 급속도로 완화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전 세계에서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대기오염을 넘어 다른 분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이탈리아의 경우 관광객이 줄면서 대기오염은 물론 수질 개선까지 전 방향에서 환경오염이 개선되고 있다. 소음이 줄어들면서 전 세계의 지진계 감도도 훨씬 개선됐으며, 항공, 선박 등이 멈추면서 온실가스 배출 역시 급격하게 줄고 있다. 기후변화 전문가들은 올 한 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최대 5%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변이 통제되자 다시 알을 낳고 있는 바다거북들

코로나19의 역설, 무엇을 의미하나

코로나19로 개선되고 있는 것은 대기오염문제만이 아니다. 인간의 행동을 멈추자 자연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3월 22일 브라질 북동부 페르남부쿠주의 한 해변에서 매부리바다거북(hawksbill turtle, 대모거북)이 대규모로 부화해 외신들의 주목을 받았다. 매부리바다거북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급(CR) 단계에 올라있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이러한 매부리바다거북의 알이 이날에만 무려 97개나 부화한 것이다.

이처럼 기적 같은 일을 있게 한 요인도 역시 역설적으로 코로나19이다. 페르남부쿠에 수많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하자 파울로 카마라 페르남부쿠 주지사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일부 해변을 폐쇄하고, 외출금지령을 선언했다. 인적이 끊긴 해변에 매부리바다거북이 산란을 했고, 그 알들이 부화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브라질에서만 나타난 것은 아니다. 수많은 관광객들과 그들이 만든 쓰레기로 인해 올리브 거북이들의 발길이 끊겼던 인도의 루시쿨야 해변에도 올해는 올리브 거북이들이 다시 찾아와 둥지를 텄으며, 콜롬비아 선박의 입출항이 줄어든 카르타헤나만에서는 돌고래의 출현이 증가하고 있다.

육지에서도 칠레의 산티에고에서는 멸종위기 관심종인 퓨마가, 영국 북웨일즈 란두드노에서는 야생 염소떼, 스페인 아투리아스에서는 야생 곰이 관측되는 등 야생동물이 인적이 사라진 도시에 나타나는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이를 두고 야생에서 먹이를 구하지 못해서 도시로 내려왔다는 평가도 있지만 대부분의 야생동물 전문가와 환경 단체는 환경오염과 인간들의 간섭으로 인해 서식지를 떠났던 야생동물들이 사람이 사라지자 자신의 영역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현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해 인류가 격리되고 세상이 조금씩 멈추자 공기가 맑아지고, 생태계가 복원되는 등 짧은 시간에 커다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구를 병들게 하고 환경을 파괴해온 주범이 누구인지 밝혀지고 있는 상황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는 생태 위기를 무시한 인류에 대한 자연의 대응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남긴 역설은 지구에게 진짜 바이러스는 누구인지 우리에게 자문하고 있으며, 우리는 코로나19 종식 이후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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