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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가는 쓰레기, 화재와 불법의 온상이 되다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0.05.10 10:46
  • 호수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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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언텍트 쓰레기 증가와 경기침체와 유가하락으로 인해 적체되고 있는 쓰레기들

다시 쓰레기가 쌓여가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한 일회용품이 증가했고, 멈춰버린 세계 경제와 폭락하고 있는 국제 유가 등으로 인해 재활용의 길이 막히면서 쓰레기는 계속해서 쌓여가고 있다. 이렇게 쌓여가는 쓰레기는 처리 용량초과 및 화재로 이어지고 있으며, 불법 쓰레기산을 다시 등장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코로나19, 쓰레기에도 여파를 미치다

세상을 뒤흔든 전염병 때문에 일상이 변하고 있다. 비말과 접촉으로 감염되는 코로나19의 위험성 때문에 사람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일하는 재택근무가 이어지고 있으며, 휴일에도 외출을 자제하는 ‘집콕 운동’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 되자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그 대표적인 문제점이 바로 쓰레기 문제이다. 특히 코로나19로 국민들이 외출과 대면을 자제하면서 택배, 배달 등의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늘어나고 있고, 이때 발생하는 종이상자 및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등 언택트 쓰레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일회용품 사용이 대안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쓰레기 배출량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재활용쓰레기업계에는 하루 처리용량보다 많은 쓰레기들이 들이닥치고 있다. 실제 대부분의 재활용선별장은 밀려드는 쓰레기로 인해 주말도 없이 가동되고 있으며, 지자체들은 이처럼 쌓여가는 쓰레기들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국제 유가 하락과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 침체가 이어지면서 쓰레기는 대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종이와 스티로폼 등 최근 증가하고 있는 재활용 쓰레기의 경우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꾸준히 사용률이 늘어나고 있지만 경기침체로 이를 활용할 기업들이 없어 재활용의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플라스틱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국내의 재활용 플라스틱은 대부분 해외수출을 통해 처리되고 있는 상황인데, 해외의 공장이 가동을 멈추면서 수출이 막혀버린 것이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에 따르면 국내 페트병의 절반가량은 유럽과 미국 공장에서 재생섬유로 재가공되는 방식으로 처리 돼 왔지만, 최근 유럽과 미국 공장이 멈춘 바람에 재활용쓰레기 수출이 막히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국제유가가 절반 수준으로까지 하락하면서 플라스틱 제조업체는 재활용품 대신 원유를 가공해 상품을 생산하고 있어, 재활용 쓰레기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나마 국내에서 파이프 등으로 재생산되는 배달용기 등의 플라스틱은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음식물이 그대로 남아있는 상황이나 재활용할 수 없는 상태로 버려지는 경우가 많아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쓰레기 증가와 함께 처리 곤란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쓰레기는 심각한 수준으로 전국 각지에 적체되고 있다. 폐기물 보관창고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일부 재활용 업체들은 불법인 줄 알면서도 폐기물을 바깥에 그대로 쌓아놓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8년 중국의 재활용 쓰레기 수입금지로 인해 발생했던 쓰레기 대란처럼 혼란스런 상황이 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인천 송도에 적치됐던 불법폐기물

다시 등장하는 쓰레기산

실제 대란이 우려되는 증거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전국에서 다시 문젯거리로 제기되고 있는 불법 폐기물 투기 문제이다. 지난 4월 9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한 SNS를 통해 ‘쓰레기 불법 투기자 현상수배, 현상금 1억원’이라는 메시지가 담긴 포스터를 남겼다. 이재명 지사는 “쓰레기 불법투기는 도시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과 악취를 유발하는 차원의 문제도 있지만, 본질적으로 법을 어겨서 이득을 취하며 공정 질서를 파괴하는 범죄 행위”라며 “경기도는 폐기물의 불법투기자를 어떻게든 추적해서 범죄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1월 전국 각지에서 대량의 쓰레기가 불법 투기된 이른바 ‘쓰레기 산’이 적발되면서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당시 환경부의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총 120만 3000톤의 불법폐기물이 확인됐으며, 종류별로 방치폐기물 83만 9000톤, 불법투기 폐기물 33만 톤, 불법수출 폐기물 3만 4000톤이 적체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해 2월 ‘불법폐기물 관리 강화 대책’을 발표하고, 2022년까지 모든 불법폐기물 처리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환경부는 불법 폐기물 처리를 계획대로 집행하기 위해 총력을 다했고, 지난해 8월에만 2019년 목표량(49만 6000톤)을 넘는 폐기물을 처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늘어나기 시작한 쓰레기는 상황을 이전으로 돌리고 있다. 인적이 드문 야간에 농촌 오지마을의 공터나 야산에 몰래 폐기물을 버리는 불법투기를 비롯해 비허가 폐기물처리 업체를 운영하는 사례가 다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인적이 드문 곳을 타깃으로 하는 폐기물 불법투기는 적발도 힘들 뿐만 아니라 적발 이후 처리 문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보통 쓰레기 1톤당 처리비용은 25만원이 소비되는데 수많은 불법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 세금을 투입하기 힘들고, 불법투기자들을 잡아내더라도 이를 처리하는 비용을 지불하기 보다 벌금을 내는 방식으로 대응하기 때문이다.

결국 일부의 비양심적이고 물질만능주의적인 폐기물 불법투기는 도시미관을 해치고 자연을 파괴하며, 자원을 낭비하는 행태로 전락하고 있으며, 이를 처리하기 위한 비용이 다시 투입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자체가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지자체의 감시망을 피하고, 사각을 찾아 파고드는 불법행위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경북 의성군 쓰레기산은 잦은 화재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했다

큰 불로도 이어지고 있는 쓰레기 문제

쓰레기가 늘어나면서 생기는 문제는 불법투기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최근 폐기물처리업체 및 폐기물 야적장에서는 큰 불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폐기물 화재는 쉽게 진화되지 않아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며 대기오염을 비롯해 다량의 오염물질이 누출 등으로 2차오염의 위험이 커 소방당국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의성군의 폐기물처리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진화작업에만 2개월이 소요돼 호주의 산불과 함께 외신에 보도되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폐기물은 그 종류와 성상이 다양해 저장과 처리 과정에서 주의가 요구되지만 대부분의 업체와 사업장에서 이를 지키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의성폐기물처리장 화재로 인해 폐기물 화재 원인을 분석한 경상북도소방본부의 조사에 따르면 폐기물 화재의 원인은 화학적 요인 21건(33.3%), 담배꽁초․ 쓰레기소각 등의 부주의 16건(25.4%), 햇볕에 의한 열축척 등 5건(7.9%), 미상 16건(25.4%) 순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화학적 요인 21건은 대부분 자연발화(15건)와 금수성 물질과 물과의 접촉(4건)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기물 관련 업체와 사업장은 화재 예방시설도 설치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쉽게 화재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폐기물의 양이 늘고 건조한 대기가 지속되면서 폐기물 관련 화재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달에만 광명, 안산, 동두천, 천안, 성주, 전주, 군산 등 전국의 폐기물처리공장이나 야적장 등에서 큰 불이 발생한 바 있다.

잦은 폐기물 관련 화재에 충북소방본부의 경우 폐기물처리시설 513개소를 대상으로 고강도 화재예방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충북소방본부는 경찰·지자체·환경단체와 합동 조사반을 구성해 소방시설법, 소방기본법, 폐기물관리법,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련 법령 준수 여부와 시설 유지관리ㆍ안전관리 이행실태를 점검하는 소방특별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며, 위법사항 적발 시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한 후속 조치를 예고했다.

한편 환경부는 쓰레기 증가와 재활용시장의 침체로 인해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지난 4월 13일 재활용시장 안정화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환경부는 ‘가격연동제’. 재활용쓰레기의 시세 변동에 맞춰 150가구 이상 공동주택(아파트) 대표와 수거업체가 한시적으로 계약 내용을 수정할 수 있도록 해 수거업체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쓰레기 적체현상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방안은 최근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마치 수거업체의 존폐여부를 주민들의 선의에 맡겨놓는 행태로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선의가 아닌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코로나19를 핑계로 다시 우리나라에 쓰레기산이 쌓일지도 모를 일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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