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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 위기의 도시공원, 도시공원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다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0.05.10 11:02
  • 호수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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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지나다 보면 한참 고층 건물이 이어지다가 가끔씩 나타나는 도시공원을 종종 만날 때가 있다. 뜬금없이 나타난 그 작은 공간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도 잠시, 그 공간이 반갑고 소중하게만 느껴지는 경험을 한 번씩은 해봤을 것이다. 이처럼 도시공원은 도시의 작은 생태계이자 우리에게 힐링을 주는 공간이다. 이런 도시공원이 사라질 위기에 빠져있다.

 

도시에 숨통을 틔어주는 공간, 도시공원

흔히들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는 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연과 차단된 공간에서 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도시는 빽빽한 고층 빌딩이 시야를 방해하고 아스팔트나 시멘트가 땅과 하천을 덮어버린 곳이 대부분이다. 덕분에 도시는 나무나 초원은 커녕 흙을 찾아보기 힘든 자연이 결핍된 공간이 됐다.

그 결과는 참담하다. 자연의 결핍은 결국 인간을 병들게 하고 있다. 도시의 일률적으로 조성된 환경에 사람들은 답답함과 불안, 그리고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정신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각종 알레르기 반응의 심화와 면역력 저하 등 신체적인 변화도 초래했으며, 최근에는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 도시열섬 현상, 홍수 등 환경문제까지 겹치고 있다.

이런 도시에 그나마 숨통을 틔어주는 곳이 있다. 바로 도시공원이다. 도시공원은 말 그대로 도시지역에서 도시자연경관을 보호하고 시민의 건강·휴양 및 정서생활을 향상시키는 데에 이바지하기 위해 설치되거나 지정된 공원이다.

실제 도시에 존재하는 크고 작은 도시공원은 주민들의 정서적 휴양지이자 자연을 접할 수 있는 유일한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도시공원을 이용한 가벼운 산책과 여가활동으로 힐링을 얻는다. 하지만 도시공원의 역할이 거기서 멈추는 것은 아니다. 도시공원은 수목이나 숲을 활용해 산소를 생산하고 미세먼지를 저감하고 있으며, 열섬현상 완화, 빗물 저장을 통한 도시의 홍수 예방 등의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이에 도시공원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살기 좋은 도시, 그 나라를 대표하는 도시의 경우에는 그 도시를 대표하는 도시공원이 존재하며, 그 가치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도시공원의 대명사로 불리는 미국 뉴욕시의 샌트럴 파크

도시공원의 가치

이러한 도시공원의 가치를 대변해주는 사례가 있다면, 미국 뉴욕시의 ‘센트럴 파크’를 빼놓을 수 없다. 뉴욕의 상징이자 도시공원의 대명사인 센트럴파크는 뉴욕시민들을 위한 도시공원에서 연간 4000만명이 찾는 세계 최고의 관광명소가 됐다.

1800년대 중반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된 뉴욕 맨해튼은 주거환경의 질이 저하되기 시작했고 이에 시민들은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감과 피로감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민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으로 뉴욕시는 휴식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공원계획 공모를 통해 조경가 ‘프레드릭 로 옴스테드(Frederick Law Olmsted)’와 건축가 ‘칼베르 보(Calvert Vaux)’가 공동제안한 ‘그린스웨드 플랜(Greensward Plan)’을 당선작으로 센트럴 파크를 설계하기 시작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뉴욕시처럼 대형 도시에 이처럼 큰 공원을 만드는 행위가 경제적으로 불필요한 행동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뉴욕시는 포기하지 않았다. 설계자인 프레드릭 로 옴스테드는 역시 “지금 이곳에 공원을 만들지 않는다면, 100년 후에는 이 넓이의 정신병원이 필요할 것”이라며 도시공원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정확히 적중했다. 총 3.41km2 규모의 자연녹지로 구성된 센트럴 파크는 세계적인 대도시이자 세계금융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활력을 재충전할 수 있는 뛰어난 휴양지가 되고 있으며, 도시의 허파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델라코트 극장, 센트럴 파크 동물원 등 문화 공간도 조성돼 도시 문화까지 선도하고 있다.

센트럴 파크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63년 미국 역사기념물(National Historic Landmark)로 지정된 데 이어 1966년에는 국가사적지(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로 지정됐다.

센트럴 파크를 시작으로 도시공원의 중요성과 가치가 알려지자 세계 각국의 유명도시들 역시 도시공원을 지정·설치하고 있다. 케나다 벤쿠버의 스탠리 파크, 파리의 룩셈부르크 정원, 스웨덴 스톡홀롬의 Royal National City Park, 일본 히바야 공원 등 세계 각국 유명도시들은 도시공원을 가꾸고 있다.

 

도시에 휴양지이자 환경정화 및 홍수 예방 등의 역할까지 수행하는 도시공원, 하지만 많은 국내 도시공원이 일몰제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위기의 국내 도시공원

도시공원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를 가꿔 온 나라는 해외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 역시 도시공원을 오랜 시간 가꿔 왔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도시공원을 도시계획시설 가운데 하나로 보고 이를 계획하고 관리하고 있으며, 그 세부 사항은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다.

특히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의 시장 등 공원녹지기본계획 수립권자는 10년마다 관할구역의 도시지역에 대해 공원녹지의 확충·관리·이용 방향을 종합적으로 제시하는 공원녹지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그 계획에 따라 관할하는 도시지역의 일부에 대해 도시녹화에 관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특별시장·광역시장·시장 또는 군수는 쾌적한 도시환경의 조성을 위해 도시공원 또는 녹지를 확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2000년 제정된 이 법률에 따라 국내 도시공원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직접 확충·관리해오고 있었다. 그러나 올해 국내 도시공원은 심각한 위기에 빠져있다. 그것도 도시공원의 확충·관리·이용의 핵심이 돼 왔던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의 부칙 때문이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부칙에서는 ‘20년간 원래 목적대로 개발되지 않는 도시공원을 2020년 7월 1일을 기해 도시계획시설에서 해제한다’는 규정을 담은 바 있다. 이른바 도시공원 일몰제이다.

현재 국내 공원도시 중에는 공유지도 있지만 개인의 재산인 사유지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 과거 정권들은 공공성을 명분으로 개인의 사유지를 도시공원으로 지정해 왔다. 물론 이러한 조치에 토지소유주들은 재산권을 강제로 제약받았다며 피해를 호소했고, 헌법재판소는 지난 1999년 사유지에 공원, 학교, 도로 등 도시계획시설을 지정해 놓고, 보상 없이 장기간 방치하는 것은 엄연한 사유재산권 침해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의 부칙에 명시된 것이 도시공원 일몰제이다.

그리고 올해 7월 도시공원 일몰제는 시행이 예고돼 있다. 수많은 도시공원들이 터를 잃고 사유지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자체들이 부지를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 부족을 이유로 공원을 개발 못한 곳이 79%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약 4421곳에 달하는 도시공원이 도시공원 일몰제로 도시공원의 자격에서 해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 국토교통부의 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10년 이상 장기미집행 시설의 면적은 전국 약 805km2으로 이중 공원으로 계획된 부지가 절반을 차지하는 403km2에 해당한다. 국내 도시공원에 대한 인식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는 도시공원을 도시계획의 최하순위로 생각하고 예산을 집행해왔다. 학교, 철도, 도로 등 기본적인 도시 인프라에 순위가 밀리다 보니 수많은 도시공원 부지가 일몰제에 타깃이 된 것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2018년부터 지자체들은 도시공원 확보를 위해 예산을 투입하거나 일몰제 대응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2020년 7월 일몰(실효)되는 도시공원 가운데 사유지 40.3㎢를 모두 매입하기로 하고, 13조 7000억원의 예산을 책정한 바 있다. 이어 청주시 역시 도시공원 매입에 600억원을 우선 투입한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지자체가 도시공원을 매입하기 위한 지방채 발행 시 이자지원율을 50%에서 70%로 상향하고, 우선적으로 예산 집행이 필요한 지역을 선별해 집행하는 방식으로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실효가 불가피한 도시공원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대안을 찾아낸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다행히 2019년 8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실시+계획인가 시 고시 일로부터 5년간 실효가 유예됐지만 임시로 시간만 번 것일 뿐 도시공원의 존립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도시공원 일몰제로 인한 도시공원의 존립 문제는 도시공원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이를 차일피일 미뤄온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과오다. 시민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고 도시문제를 완화시키는 도시공원은 없어선 안 될 존재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WHO가 권고하는 국민 1인당 생활녹지 9m2를 국민들에게 약속한 바 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켜야 하는 시점이 빠르게 돌아오고 있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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