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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비와 강림한 부처 박물관에 찾아온 괘불
  • 박희정 기자
  • 승인 2020.06.10 09:18
  • 호수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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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 조선 1750년, 비단에 색, 161.5x308cm, 보물 제1857호, 경상북도 영천 은해사

아버지의 너른 품과 같은 팔공산 자락에 기댄 경상북도 영천 은해사. 은해사는 809년에 창건돼 천 년이 넘는 오랜 시간 깨달음의 빛을 이어왔다. 봄기운이 감돌던 1750년 4월, 은해사에서 야외 의식에 거는 대형 불화인 괘불이 완성됐다. 270년 전 은해사 마당에 펼쳐졌던 괘불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020년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해 보물 제1270호 <영천 은해사 괘불>과 보물 제1857호 <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를 전시한다.

 

<영천 은해사 괘불〉 조선 1750년, 비단에 색, 전체 1165.4x554.8cm, 보물 제1270호, 경상북도 영천 은해사

영천 은해사 괘불전

한눈에 담기 어려운 거대한 불화. 그 안에 꽃비와 함께 부처가 홀로 강림했다. 보물 제1270호인 영천 <은해사 괘불>은 1750년 보총과 처일이라는 두 명의 화승이 그린 것으로, 높이 11미터에 폭 5미터가 넘는다. 거대한 크기에서부터 압도되는 화면 중심에는 만개한 연꽃을 밟고 홀로 선 부처가 자리해 있다.

부처 주변에는 마치 부처를 공양하려는 듯 흐드러지게 핀 모란꽃과 연꽃이 꽃비와 같이 아름답게 흩날리는 모습이다. 붉은 대의를 입은 부처의 위쪽에는 여섯 마리의 극락조가 연꽃 줄기나 복숭아 줄기를 물고 바람을 타며 날아다니고 있고, 부처가 자리한 화면 바깥에는 고대 인도의 문자인 범자와 이 범자로 이뤄진 불교의 신비로운 주문 진언이 적혀 있다. 이 범자와 진언으로 부처는 현실에 더욱 장엄한 모습으로 흩날리는 꽃비와 함께 강림하게 됐다.

은해사 괘불 속 부처와 같이 홀로 서 있는 여래는 석가모니불로 여겨진다. 경전에서는 석가모니불이 가르침을 전하자 하늘에서 그 가르침이 참된 진리임을 찬탄하며 꽃비가 내렸다고 전한다. 화면 주변의 화려한 꽃과 화면 윗부분의 새들의 표현은 즐거움만 가득한 곳, 즉 아미타불의 극락정토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 때문에 대형 화폭에 등장한 부처는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 석가모니불로도, 아미타불로도 화현된다. 아미타불의 극락에는 밤낮으로 여섯 번 꽃비가 내리며 온갖 새들이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고 한다.

 

<은해사 괘불> 세부 &#8211; 부처 발아래에 피어난 꽃

극락의 정원: 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

이번 괘불전에는 특별히 <은해사 괘불>과 같은 해인 1750년에 조성된 보물 제1857호 <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를 함께 전시하고 있다. 아미타불을 생각하며 그 이름을 부르는 것(염불)이 극락에 태어나는(왕생) 가장 빠른 방법(첩경)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불화이다.

염불왕생첩경도에는 극락의 정원과 극락에서 태어나 깨달음의 기쁨을 누리게 되는 염불수행자들을 인도하고 만나게 되는 보살의 모습이 그려져 있어서 극락의 아름다운 모습과 찬란한 광채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용머리 모양의 배를 타고 극락세계로 향하는 염불인만이 아니라, 진실한 마음으로 수행하고, 그 공덕으로 정토에 태어나는 사람을 맞이하는 가마와 천인, 일곱 가지 보배로 장식된 누각과 나무, 아름답고 온화한 소리를 내는 극락조, 염불인을 맞이하는 아미타불과 극락의 연못에 피어난 연꽃 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사람들도 그려져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06년부터 사찰소장 괘불을 특별 공개하는 전시를 개최해왔다. 열다섯 번째인 올해의 괘불전을 통해서 아미타불의 극락세계와 괘불 안에 펼쳐진 불교의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대형 화폭에 아름답게 펼쳐진 꽃비가 270년 전 그 시대 사람들이 그랬듯이 코로나19로 인해 힘들고 지친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것이다.

은해사 괘불> 세부 - 부처 좌우로 흩날리는 모란꽃과 연꽃
<은해사 괘불> 세부 - 부처 주위를 날아다니는 극락조

2020년 국립중앙박물관 괘불전
‘꽃비 내리다-영천 은해사 괘불’

기 간 : 2020년 5월 6일(수)~10월 11일(일), <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는 8월 23일(일)까지
장 소 : 국립중앙박물관 서화관 불교회화실 (상설전시관 2층)
* 국립중앙박물관 유튜브 채널에서도 관람 가능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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