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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을 휘젓는 만탱크 원유선들, 바다는 두려워 한다
  • 조중혁 기자
  • 승인 2020.06.10 10:21
  • 호수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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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바이러스 천지가 되면서 경제가 멈춰버리니 당연히 원동력이 되는 원유도 쓸 데가 없어졌다. 하지만 이미 주문한 원유를 싣고 바다로 오는 유조선들은 창고가 이미 다 차버리자 배에서 내릴 수가 없어 바다를 떠돌고 있다. 만약 이들이 가라앉으면 어떻게 될까?

 

사상 초유의 원가폭락사태, 바다가 유조선으로 뒤덮이다

아마 석유와 관련해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검은 황금으로 불리던 석유가 지금과 같이 천덕꾸러기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설령 누군가 이야기를 하더라도 미친 소리로 치부했을 지도 모르겠다. 최근에 산유국들간의 유가전쟁과 더불어 코로나로 인해 수요가 사라진 지금과 같은 상황은 그만큼 현실로 일어나기 힘든 상황이었다.

2000년대 초부터 미국에서 채굴기술 개발을 통해 퍼 올리기 시작한 셰일 오일은 산유국들의 강력한 경쟁자원으로 떠오르며 미국이 에너지 수입국에서 에너지 수출국으로 입장을 바꾸도록 해준 엄청난 자원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초중반에도 유가는 어느 정도 지지되고 있었고, 검은 황금은 아니어도 최소한 검은 은의 위치는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산유국과 주요 에너지 수입 강대국들의 장이 강경성향으로 잇달아 바뀌고 에너지원 생산을 통한 국가패권 증진 전략이 점차 힘을 얻자 유가경쟁 전략을 통한 힘싸움이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상황에 불을 붙인 것이 바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 사태이다. 여행업, 관광업 등 원유가 사용되는 대표적인 사업들이 사람들의 외출금지로 인해 완전히 돈줄이 마르기 시작했다. 세계 1위의 크루즈 선박업체의 주가는 무려 90%가 하락했고, ‘디즈니’나 ‘버진갤러틱’ 같은 사람들의 여흥을 돋궈주는 사업체들이 위협을 받기 시작했다. 결국 석유의 수요는 곤두박질치고, 석유저장고의 석유들은 나가지를 못하고 점차 창고에 가득차기 시작했다.

석유는 정기적으로 소요되는 것이기 때문에 하루 이틀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배를 통해 산유국에서 몇 달에 걸려 해상으로 실어 나른다. 하지만 이 같은 사이클이 어그러지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바로 배들이 항구에 석유를 내리지 못하고 바다 위를 떠돌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 배들이 가지고 있는 원유저장량은 많게는 200만 배럴 이상에 달한다.

 

바다에 정박 중인 유조선, 하나만 가라앉아도 해양오염은 확정

문제는 이들 선박들이 한 두 척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4월 말에는 24척 이상의 유조선들이 하역을 위해 캘리포니아 연안에 정박해 대기 중인 모습이 보이면서, 캘리포니아만 일대가 ‘떠 있는 정유소’가 됐다. 유조선이 침몰한 결과가 어떤지는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잘 알고 있다. 지난 2007년 12월 태안반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 당시 기름의 유출량은 1만 2500㎘에 달했는데, 당시 기름유출로 태안군과 서산시 양식장, 어장 등 8000여ha가 원유에 오염돼 어패류가 떼죽음 당했다. 짙은 기름띠는 만리포, 천리포, 모항, 안흥항과 가로림만, 안면도까지 유입됐으며, 당장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로 손꼽히는 천수만까지 위협받는 상황이 초래됐다. 당시 기름을 제거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연인원 96만 40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수작업으로 일일이 기름때를 제거해도 10여년에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다. 해양수산부의 통계에 따르면 기름 유출사고의 주 오염원은 선박으로서 전체 해양오염사고의 약 85%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유조선의 해양사고에 의한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그 치명적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들 유조선들이 하나의 만에 수십 척이 떠있는 순간은 전무후무할지도 모르지만, 이들 유조선의 침몰로 인해 해양오염사고가 발생한다면 그야말로 난리가 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각종 환경재난에는 언제나 대비를 해야 하며 우리나라 역시 끊임없이 해상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조중혁 기자  megnumfi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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