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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위기를 해결해줄 또 다른 열쇠, 미래 식량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0.06.10 10:36
  • 호수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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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만 해도 해외에서는 기근으로 인한 굶주림 또는 아사에 대한 소식이 이슈가 되곤 했지만 21세기부터 이러한 소식은 사라졌다. 이에 대부분 사람들이 식량문제가 사라졌다고 믿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식량에 대한 수요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식량 생산에도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화석연료 통제 등 큰 벽이 남아있다. 2050년이면 2006년에 비해 식량 수요가 70%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존의 식량 생산의 문제점을 줄이고 식량수요를 충족해줄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끝나지 않은 식량문제

자연재해, 질병, 수확 실패, 인구 과잉, 정부 정책의 실패 등으로 사회나 국가에 식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상을 기근이라고 한다. 기근은 영양실조, 기아, 유행병, 사망률의 증가를 동반하며, 그 사회와 국가를 마비시킨다. 말 그대로 재앙이다.

농업에 치중했던 과거에는 기근이 자주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악의 기근이 발생한 바 있는데, 조선 현종시대에 발생한 경신 대기근(1670년~1671년)이 대표적이다. 조선왕조실록과 현종실록에 기록된 경신 대기근의 내용을 살펴보면 한반도 전체의 흉작이 발생해 식량 부족현상이 일어났고, 약 150만 명이 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조선 인구가 1200~1400만 명 정도일 것으로 추정하면 상당히 높은 사망률이다. 먹을 것이 없어 굶어죽은 사람까지 먹었다는 경신 대기근을 두고 임진왜란을 겪은 노인들은 ‘전쟁 때도 이것보다는 나았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기근 현상은 20세기만 해도 끊이지 않고 발생해왔다. 1983년부터 20세기 말까지 가뭄으로 흉년이 든 아프리카에는 곡물 가격이 평년의 3배로 오르는 등 기근 현상이 이어졌다.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에티오피아는 약 2000만 명이 굶주림에 시달려야 했으며, 1999년에는 2만 9000명이 아사했다. 북한도 1990년대 말 대기근으로 고통받아야 했다.

다행히 기근에 대한 이슈는 21세기 들어 줄어들었다. 전쟁이 감소하고, 농업기술, 생명과학의 발달로 식량생산성이 상승했으며, 교통과 무역의 발달로 국가간 교류가 늘어나면서 대기근 현상은 어느 정도 줄어든 것이다. 실제 컨선월드와이드, 세계기아원조, 미국의 국제식량정책연구소가 협력해 전 세계 나라들을 대상으로 기아지수를 측정해 매년 발표하는 세계기아지수(GHI: Global Hunger Index)를 살펴보면, 2000년 세계기아지수는 29.0으로 ‘심각’ 수준을 기록했지만 2019년에는 ‘보통’과 ‘심각’의 중간치인 20.0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기근과 기아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아직도 아프리카를 비롯한 일부 개도국은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식량의 수요는 인구의 증가에 따라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며, 기후변화 및 화석 연료 사용규제가 미치는 기존 농업의 변화 요구와 생산성 문제는 언제든지 대기근과 같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됐다. 그리고 온 세상을 혼란에 빠트린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가 문을 걸어잠그면서 발생하고 있는 식량 불균형과 각국의 식량안보 비상사태는 식량문제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더 많은 식량이 요구될 미래, 해답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는 농식품에 대한 국제 수요가 향후 2050년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특히 FAO는 식품, 사료 등의 수요가 2050년까지 7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 증가와 소득증대로 인해 식량 수요 증가세가 인구 증가세를 훨씬 웃돌 것으로 전망했으며, 극빈층 감소에 따라 육류 소비 증가는 물론, 과일 소비까지 변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의 식량생산 방식으로 이러한 수요를 다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기존의 방식이라면 더 많은 토양과 물, 그리고 심각한 환경파괴와 오염이 동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는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돼 왔으며, 이미 현실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식량 수요를 충족시키며 인류가 굶주림으로부터 해방시키고, 기존 식량 생산 방식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대안식량과 푸드테크다. 대안식량은 말 그대로 기존 식량을 대체할 식품으로 식물성 고기, 식용곤충 등이며, 푸드테크는 식품(Food)와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단어로 식품기술을 의미한다.

대안 식량은 식량난과 식량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 푸드테크는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식량을 생산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속해서 발전해오고 있다.

 

식용곤충 분말로 만든 빵

대안식량, 어떤 것이 있을까?

대안식량의 대표적 사례는 역시 식용 곤충이다. 곤충은 소고기에 비해 2배 이상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고, 마그네슘·칼륨 등 무기질이 많아 육류를 대체하는 훌륭한 식량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가축에 비해 적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사료와 물 소비 역시 줄일 수 있어 보다 친환경적인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FAO는 곤충을 ‘작은가축’으로 명명했으며,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곤충을 식용으로 소비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식용 곤충을 가루로 만들어 만든 빵을 비롯해 곤충을 원료로 한 초코바와 패티 등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6년부터 고소애(갈색거저리 유충), 쌍별이(쌍별귀뚜라미), 꽃벵이(흰점박이꽃무지 유충), 장수애(장수풍뎅이 유충) 등을 일반식품원료로 인정하고 본격적인 곤충식품산업을 시행하고 있다. 곤충이라는 선입관과 대중들의 차가운 시선을 극복해야 한다는 한계가 아직 존재하지만 식용곤충산업은 대안식량으로서 천천히 자리잡아가고 있다.

녹조를 포함한 조류 역시 대안 식량으로 최근 주목받기 시작했다. 현재에도 클로렐라와 스피룰리나라고 불리는 시아노박테리아의 집합체는 식품의 보조제와 색소 등으로 쓰이고 있지만 물과 적당한 온도만 있으면 쉽게 자라는 조류는 단백질과 오메가3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대체식량원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류의 맛과 특유의 냄새, 또 위생과 건강상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지만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 건강식품회사 아이위(iwi)는 조류를 활용한 단백질 바를 비롯해 쉐이크를 개발하고 있다.

이외에도 콩과 버섯 등을 활용한 ‘식물성 대체육’과 가축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이용해 실험실에서 고기를 배양하는 ‘세포배양육’도 대안식량으로 주목받고 있다. 모두 가축사육을 줄이고 좀 더 친환경적으로 단백질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 식량으로 꼽힌다.

특히 식물성 대체육 분야는 ‘비욘드 미트’, ‘임파서블 푸즈’등 대체육 전문 기업과 함께 네슬레, 켈로그, 카길 등 글로벌 식품제조기업과 맥도날드, 버거킹, 스타벅스 등 외식기업들이 뛰어들면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실제 고기의 식감과 맛은 물론 육즙과 향까지 구현하기에 이르렀으며, 육고기뿐만 아니라 어육, 닭고기 등도 재현해내고 있다.

2013년 최초로 개발된 세포배양육의 경우 아직까지 생산단가가 문제지만 기술 발전이 이뤄지며 가격이 내려가 실제 고기는 물론 식물성 고기와도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초로 배양육에 성공한 모사미트는 지속적으로 배양육의 가격은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2030년 이후엔 패티 한 장당 1유로(1293원)로 어떤 고기보다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고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포 배양육

푸드테크, 어디까지 발전할까?

공기 중에서 식량을 얻고, 원하는 모양과 영양소로 음식을 창조한다. 마치 천지를 창조한 유일 ‘신’만이 가능할 일이 놀랍게도 현실이 되고 있다. 푸드테크가 생명공학과 식품공학, 인공지능(AI), 로봇, 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들과 결합되면서 상상을 현실로 바꿔놓고 있다.

핀란드 소도시 에스포에 위치한 ‘솔라푸즈(Solar Foods)’는 공기를 활용해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들은 대기 중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와 전기로 물에서 분리한 수소, 그리고 소량의 비타민을 먹고 자라는 토양 추출 미생물을 활용해 ‘솔레인(Solein)’이라고 불리는 단백질 분말을 만들어냈다. 솔레인의 성분은 65%가 단백질과 탄수화물로 이뤄져 있어 밀가루와 고기 등을 대체할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1kg을 생산하는 데 비용은 5~6달러를 예상하고 있어 식량난 해결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생명공학 기술은 식량문제 해결의 키가 되고 있다. 특히 생물 내 특정 유전자를 잘라내거나 교정해 원하는 형질을 얻는 ‘유전자 가위(CRISPR)’ 기술은 식량 생산을 유용하게 만들고 생산량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기존 유전자에 새로운 유전자를 접목해 변형시키는 유전자 변형(GMO) 기술보다 적은 비용으로 질병, 돌연변이를 예방할 수 있음은 물론 생산량과 맛까지 개량이 가능해 세계 각국에서 활발히 연구 중이다.

물론 GMO기술과 마찬가지로 CRISPR 기술 역시 안전성 문제와 함께 규제가 넘어야 할 장벽이지만 농산물의 불치병이나 전염병을 해결하고, GMO의 안전성 문제를 줄여 나갈 수 있는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이외에도 푸드테크는 스마트팜, 디지털 농업, 도시농업의 발전에 이바지해 기존 식량생산이 가지고 있던 문제점을 줄이는 데 이바지하고 있으며, 3D 프린팅, 블록체인 등의 기술을 활용해 식품 디자인과 식량 관리에도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대안 식량 및 식량 생산 기술의 발달은 인류가 기아의 공포로부터 해방할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을 주고 있다. 이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어떻게 효율성을 높여나갈 것인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값이 저렴하고 쉽게 얻을 수 있는 식량에만 주목하는 것만이 해답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식량을 좀 더 친환경적으로 얻는 데 중점을 두고 식량을 낭비 없이 소비하는 본질에 더 주목해야 할 것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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