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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용 컵 보증금제의 부활, 고질적 문제 해결할 전기될까?
  • 박희정 기자
  • 승인 2020.07.10 10:18
  • 호수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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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1회용 컵의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보증금제가 14년 만에 부활한다. 1회용 컵 보증금제는 2003년 도입된 이래 뚜렷한 정책적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2008년 폐지된 바 있다. 이 제도가 2022년 6월 재도입된다. 한 번의 실패를 경험한 만큼 그에 대한 기대가 높다. 제도 시행까지 남아있는 2년간 정책설계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부활하는 1회용 컵 보증금제

환경부와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5월 27일부터 6월 12일까지 온라인 정책참여 플랫폼 ‘국민생각함’에서 대국민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2022년부터 도입할 1회용 컵 보증금제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다. 설문은 보증금 금액과 적용대상, 반환의향 등 구체적인 실시방안에 대한 것이었다. 댓글을 통해 ‘보상금을 돈이 아닌 노트나 메모지로 돌려주자’거나, ‘다회용 컵의 개발과 청결’을 요구하기도 했으며, 또 ‘휴대가 쉬운 가벼운 텀블러와 같은 아이디어 상품이 많아져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1회용 컵 보증금제는 카페 등에서 음료를 주문할 때 일정 금액의 보증금을 지불하고, 1회용 컵을 반환할 경우 환불해주는 제도다. 전 세계적으로 1회용품이 빚는 부작용들이 크게 노출되며 해외에서도 제도 도입이 활발하다. 아일랜드는 1회용 컵 사용 억제를 위해 내년부터 라떼세(Latte Levy)라고 해서 우리나라 돈으로 약 320원을 부과할 예정이고, 독일은 도시와 매장 자율로 인증스티커를 부착한 컵에 한해 보증금 제도를 운영한다. 이외에도 미국, 캐나다, 호주 등 16개국에서 페트, 캔, 유리, 종이 등 일회용 용기 회수와 재활용을 위한 보증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2년, 관련 업계와 자발적 협약으로 제도 추진을 했다가 2008년 폐지된 이후 14년 만에 부활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부는 국민생각함을 통해 모아진 의견을 ‘자원재활용법 시행령’ 개정 시 참고할 예정이고, 최종적으로 컵 제조 원가, 정책적 필요 등을 감안해 환경부령으로 정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미반환 보증금의 관리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자원순환보증금관리위원회’와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를 설치 운영하기로 했다.

환경부에 의하면 1회용 컵을 회수·재활용하게 되면 기존에 단순히 소각했을 때와 비교해서 온실가스를 66% 이상 줄이고, 연간 445억 원 이상의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공익적인 면에서 거두게 될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성급했던 제도 폐지, 1회용품 규제책도 효과는 미흡

국내는 보증금제도가 폐지된 이후 보증금제도 시행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제도 폐지 이후, 1회용 컵의 사용량은 크게 늘어났고, 회수율 또한 급격하게 저하됐기 때문이다. 환경부의 2009년도 조사에 의하면, 전체 일회용 컵 사용량이 2008년 1~3월간 453만 1064개에서 2009년 같은 기간 694만 5900개로 늘어났고, 맥도날드는 33%, 스타벅스는 53% 증가했다.

또한 2007년에 50%까지 달했던 1회용 컵 회수율이 2008년에는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환경에 대한 규제를 폐지할 경우에는 사회적 공익, 환경질 등을 고려해서 폐지결정을 해야 한다. 실제 2008년 1회용 컵 보증금제도를 폐지하는 근거가 됐던 회수율은 2006년 하반기 38.5%에서 2007년 상반기 36.7%로 떨어져, 크게 줄어든 것이 아니어서 이를 제도폐지의 근거로 삼은 것은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규제영향평가 등을 거쳐서 불필요한 규제라 판단되면 폐지해야겠지만 재활용 등과 관련된 사업으로서 비용보다 사회적 공익이 더 크고, 그 제도가 시민들에게 1회용 컵 사용 억제의 유인으로 작용할 경우에는 규제 폐지에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보증금제 폐지 이후 늘어난 1회용 컵 사용을 규제하기 위한 정책적 보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1회용품 사용 제한 규제정책이다. 이는 1회용 컵 회수의 어려움, 판매자의 책임의식 미흡, 다양한 재질 등으로 재활용률이 약 6%로 머물렀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1회용품 사용 제한에 따라 이를 대체하는 텀플러와 머그컵의 판매량이 증가하고, 종이컵, 비닐봉지 등의 판매는 감소하기도 했으나, 대형 프랜차이즈 외에 유명한 카페와 지방의 경우 여전히 1회용 컵을 사용하고, 길가에 버려지는 컵도 줄어들지 않아 제도 시행에 대한 효과와 부작용이 동시에 나타났던 것이다.

1회용품 사용규제 정책의 수용성이 낮은 가장 주요 원인으로는 제도의 허점으로 인한 낮은 실효성이 꼽힌다. 이는 매장에서 유리컵을 사용하고 나갈 때 1회용 컵으로 옮기거나 플라스틱 대신 다른 1회용품인 종이컵의 사용량이 증가하는 등 규제를 피하기 위한 사업장들의 그릇된 대응 방법을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미흡한 사후관리도 원인이 됐다. 정책이 시행된 이후 특정 기간 이외에 제대로 된 사후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소비자의 인식 부족과 편리성 추구도 한 몫 했다. 일부 소비자들 가운데 ‘보증금을 냈으니 맘대로 버려도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불감증, 도덕적 해이가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1회용 컵 재활용, 문화로 정착해야

1회용 컵 보증금제가 재도입되면 1회용 컵 사용의 재활용과 더불어 사용과 생산의 억제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1회용 컵 사용규제 정책은 시행된 지 약 2년이 되지 않아 정책 효과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가 구축되지 않음으로 해서 정책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고, 정책의 허점, 미흡한 사후관리와 국민 인식 부족 등이 낮은 수용성의 원인으로 제시됐다. 이는 환경보호를 위해 모든 주체들이 협력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임에도 개인의 이기심,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과정에서의 허술함 등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정책 수용성을 저해했음을 나타낸다.

더불어 지난 2월 23일 코로나 사태가 ‘심각’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1회용 컵 사용이 모든 지역으로 확대되며, 점차 인 지도를 쌓아가던 1회용 컵 사용규제책이 유명무실해졌다. 1회용 컵을 규제적으로 사용을 금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도 보증금제도는 효과적인 재활용과 자발적인 사용 절제를 유도할 수 있을까?

현재 배출되는 1회용 컵의 대부분이 소각되거나 매립되며, 쓰레기의 해외 처리도 어렵게 돼 자구적인 해법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니 부활하는 1회용 컵 보증금제가 반드시 사회에 정착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제도가 일상의 문화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 세밀한 정책설계를 통해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기업들의 책임감 있는 생산, 정부의 빈틈없는 관리를 통해 가능할 것이다.

이 삼박자가 잘 맞물려야 보증금제가 두 번의 실패가 아닌 성공적인 정책도입의 사례이자 고질적인 사회문제를 해결할 돌파구가 될 것이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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