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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폐플라스틱, 획기적인 해결방안이 필요해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0.07.10 10:36
  • 호수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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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사용이 증가하면서 이는 또 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 그동안 줄여오던 플라스틱이 적체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포스트 코로나는 폐플라스틱과 함께 시작될 수도 있다. 폐플라스틱을 획기적으로 줄여나가는 방안이 필요해진 시점이다.

 

플라스틱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태국

길거리 음식문화가 발달한 태국은 이른바 플라스틱의 천국으로 불렸다. 태국인 1인당 하루 쓰레기 배출량은 1.13kg으로 연간 총 쓰레기 배출량은 2700만 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중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이 172만 톤, 비닐봉투가 117만 톤, 식품 포장용기로 사용되는 폴리스티렌은 약 70만 톤에 달한다. 1인당 하루에 8개의 봉지를 사용하는 정도이다.

문제는 이러한 폐플라스틱 쓰레기 중 재활용되는 비중은 고작 20%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매립지나 전국에 산재돼있거나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분리수거를 실시하지 않고 있으며 폐기물 처리 시스템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매년 늘어나는 관광객의 수는 이러한 태국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악화시켜 왔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태국 정부는 지난 2018년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 로드맵(2018년~2030년)’을 수립해 시행했다. 1회용 플라스틱 용품의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을 늘려 순환경제(Circular Economy)를 이룩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태국 정부는 지난 2018년부터 2019년 태국 내 주요 생수병 제조업체들과 태국 산업연합 및 협회 등과 플라스틱 사용 자제 협력을 맺었고, 주요 생수제조업체 5개는 2018년 4월 병뚜껑 씰 사용을 중단했다.

또한 올해부터는 태국 내 75개 주요 소매상에서 운영하는 전국 2만 5000개의 상점에서 1회용 비닐봉투 배포를 전면 중단했으며, 오는 2022년까지는 비닐봉투 두께가 35마이크론 미만인 비닐봉투의 사용은 단계적 사용 감소 단계를 거쳐 2022년부터 사용을 전면 금지할 계획이었다.

이와 함께 태국 정부는 폐플라스틱 수입을 줄여 플라스틱으로부터 해방을 꿈꿔왔다. 그러나 태국의 플라스틱과의 전쟁은 올해 다시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발병하면서 1000만명 이상이 사는 태국 수도 방콕의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1년 전과 비교해 62%나 늘었다. 태국환경연구소는 태국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올해 전국적으로 3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비단 태국만의 모습은 아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창궐하면서 수많은 국가들이 태국과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다.

 

코로나19에 남은 건 폐플라스틱뿐

어느 가치보다 위생이 중요한 가치가 된 요즘이다. 비대면과 비접촉, 그리고 철저한 개인화가 필요해진 요즘 천대 받던 일회용품과 플라스틱은 다시 고귀하게 사용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하기 시작하자 미국 내 많은 지역에서 1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사용제한 조치가 보류되거나 철회됐다. 특히 뉴햄프셔주는 3월부터 재활용 장바구니 사용을 금지시키기도 했다. 한 번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 재질의 비닐봉지가 위생적으로 더 안전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국내에서도 나타났다. 배달과 택배 서비스가 잘 구축돼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 19 이후 배달과 택배서비스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플라스틱 소비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1월 말 코로나19의 확산을 우려한 환경부가 그동안 금지됐던 커피숍이나 식당 등 식품접객업소에서의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지자체장의 결정 하에 사용할 수 있도록 완화시키면서 플라스틱 컵은 물론 1회용 플라스틱 수저와 접시 등의 사용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최근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해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신재생원료가 가격경쟁력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플라스틱 제조업체는 재활용품 대신 원유를 가공해 상품을 생산하고 있어 재활용 쓰레기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또한 국내의 재활용 플라스틱은 대부분 해외수출을 통해 처리되고 있는 상황인데, 세계 경제 침체와 코로나19로 인한 수출길이 차단되면서 폐플라스틱은 쌓여만 갔다.

그 결과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활용쓰레기업계에는 하루 처리용량보다 많은 쓰레기들이 들이닥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내 각 구청이 운영하는 재활용품 선별장의 올 2월 하루 평균 재활용 쓰레기 반입량은 1200t을 넘었다. 3월엔 1173t, 4월엔 1176t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하루 평균 1000t가량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커피전문점 등에서 1회용컵 사용이 늘어나면서 재활용품 쓰레기 반입량이 증가한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난 2018년 발생한 쓰레기 대란이 다시 재현될 수도 있다는 불길한 전망도 대두됐다. 이에 지난 5월 환경부는 폐플라스틱 1만t을 공공비축하기로 하고, 업계에도 폐플라스틱 사용을 독려하고 나섰지만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다.

다행히 6월 들어 플라스틱 재생원료의 일부 수출 재개, 공공비축 추진 등으로 페트(PET)와 폴리에틸렌(PE)의 재활용 시장이 호전 추세를 보이면서 우려했던 플라스틱 쓰레기 대란은 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아직도 플라스틱 재생원료 중 폴리프로필렌(PP)과 폐의류 재활용시장은 아직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아 지켜봐야 할 뿐만 아니라,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폐플라스틱 문제는 코로나19와 함께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코이카 동티모르사무소가 동티모르 수도 딜리 환경청에 설치한 폐플라스틱 활용 세면대

획기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유례없는 전염성을 가진 위험한 바이러스는 그동안 쌓아온 금자탑을 무너뜨리고 있다. 1회용품, 플라스틱이 안전할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한동안 규제대상이던 플라스틱에 면죄부를 달아준 것이다.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코로나19라는 문제를 극복하고 나면 바로 마주해야 할 문제가 바로 플라스틱이 될 것이다.

실제 코로나19 시대에 플라스틱 소비량이 늘어나면서 벌써부터 폐플라스틱과 쓰레기 문제뿐만이 아니라 의료폐기물 처리 문제, 해양미세플라스틱 등 플라스틱이 원인이 되는 환경문제가 함께 대두되고 있다. 이에 일부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들은 플라스틱 소비와 사용을 축소하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일부 기업에서는 친환경패트병, 에코라벨 등으로 전환해 재활용율을 높이거나 플라스틱 감축에 목표를 두고 있다.

이제는 정부의 몫만이 남아있다. 정부는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쏟아져 나올 쓰레기에 대한 대비책과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대부분의 재활용 플라스틱을 수출해 처리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의 플라스틱 저감 정책에 따라 좌지우지될 경우가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단순히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하고 재활용율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쌓여있는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처리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개발협력 대표기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하 코이카)의 행보가 눈에 띈다. 지난 4월 29일 코이카 동티모르사무소는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유럽연합(EU), 동티모르 현지 기업 칼텍, 다국적 기업 하이네켄, 국제개발협력 NGO 머시콥(Mercy Corps)과 동티모르 수도 딜리 내에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간이 위생시설 30곳을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티모르 정부는 지난 3월 23일 코로나19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철저한 개인위생을 시민들에게 요청하고 있지만, 손 소독제는커녕 다중이용시설이나 공공장소의 위생시설도 부족한 현실이다. 이에 코이카 동티모르사무소를 비롯한 6개 기관은 3만 달러를 지원해 위생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특히 코이카가 설치하고 있는 위생시설은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위생시설로 수도꼭지 2개, 폐플라스틱 재활용 홍보 빌보드,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바닥면 등으로 구성된다. 간이 위생시설 한 곳당 사용될 폐플라스틱의 양은 600ml로, 1.5L 페트병 약 900~1400개가 소비된다.

코이카의 위생시설은 유동인구가 많은 공공장소의 경우 하루 200여명, 유동인구가 비교적 적은 정부부처의 경우 50여명의 이용객이 세면대를 이용할 전망이다. 김식현 코이카 동티모르사무소장은 “지금 필요한 것과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던 중 간이 세면대 설치를 생각하게 됐다”며 “기존에 진행 중이던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과 연계해 위생시설을 설치함으로써, 코로나19 대응과 환경보호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19나 환경문제에 취약한 개도국에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기반시설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코이카의 아이디어와 노력은 폐플라스틱 문제를 국제공조로 해결함과 동시에 많은 사람들과 환경을 이롭게 할 수 있는 사업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와 재활용방안이 지속적으로 연구돼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함께 폐플라스틱 대란을 맞이하지 않도록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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